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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위생 믿을만한 게 없다

백화점 즉석코너 엉망, 화장실 소독제로 횟감 세척
대표적인 건강식품 홍삼도 가짜가 난무


‘백화점 즉석판매 제품 위생관리 엉망’, ‘화장실 소독제로 횟감 세척’, ‘가짜 홍삼 및 불량인삼 제품 판친다’. 지난 한주 동안 본지의 인터넷신문 Fe뉴스(www.fenews.co.kr)가 보도한 식품위생 관련 기사 제목들이다.

이뿐이 아니다. ‘가짜 국산 고춧가루 제조업자 체포’, ‘수입 고사리에 유해성분 첨가 유통, 업자 구속’ 등 하루가 멀다 하고 식품위생법 위반 사례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다중이 이용하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조차 위생관리 상태가 엉망이라는 점은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서울식약청은 지난 11월 18일부터 25일까지 7일간 서울과 강원도 및 경기북부지역 소재 백화점을 상대로 즉석판매제조가공업소에 대한 위생점검을 실시한 결과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29개 업소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갤러리아, 뉴코아, 한신코아 등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을 제외한 유명백화점 대부분이 걸려들었다.

국내 대표적인 대형백화점인 롯데백화점의 위반사례가 가장 많았다.
본지는 서울식약청이 백화점 내 즉석판매 코너에 대한 위생실태를 점검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서울 시내 유명백화점을 상대로 위생관리 현황을 사전 취재한 바 있다.

이 때 롯데백화점 측에서는 “자가품질검사를 통해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면서 “스넥코너의 위생검사는 의무사항이 아니지만 고객을 위해 철저히 관리하는 편”이라고 까지 했다.

그러나 단속결과 롯데백화점은 소공동 본점을 비롯해 영등포점, 청량리점 등 3군데에서 10여 건의 위반사례가 적발됐다.

특히 영등포점의 경우 2개 업소가 본사에서 자랑삼아 말했던 ‘자가품질검사’를 일체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도덕성까지 의심을 받게 만들었다.

또 부산식약청은 뷔페나 일식재료로 주로 사용하는 초밥용 횟감과 날치알 등을 제조 가공하는 업소에 대한 단속을 실시한 결과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공업용 ‘이산화염소’를 물에 희석해 ‘횟감용 한치’와 ‘익힌 문어’를 살균 소독하는데 사용해온 업체 3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가 살균 소독용으로 사용한 ‘이산화염소’는 공중변소나 축사, 도축장 등의 악취를 제거하는데 사용하거나 산업용수, 순환냉각수, 수영장, 양어장 등의 소독제로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같은 이산화염소로 살균소독한 횟감이 서울이나 부산 등 전국의 대형 백화점과 할인마트, 뷔페 및 일식당 등에서 버젓이 판매돼온 것이다.

단속에 적발된 3개 업체에서 확인된 판매량만도 1만1천253킬로그램이나 된다.

우리 국민들에게는 대표적인 건강식품으로 인식돼온 홍삼제품도 못 믿기에는 마찬가지.

식약청은 저질 인삼제품이 유통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홍삼 및 인삼제품 제조업소에 대한 기획단속을 실시한 결과 가짜 홍삼을 제조해 판매한 업소 등 9개소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들은 인삼의 주요 성분인 사포닌 등 주요 인삼엑기스를 빼낸 후 가짜 홍삼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빼돌린 인삼엑기스만 별도로 판매해 이득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물엿을 넣어 불량 인삼엑기스를 만들어 팔거나 유통기한을 무려 100일이나 임의로 연장 변조한 사례도 적발됐다.

이처럼 ‘믿었던 곳’이나 ‘믿었던 제품’에서 믿지 못할 위반사례가 속속 드러나자 소비자들은 “더 이상 믿을 만한 식품이 어디 있겠냐”는 반응을 보이며 정부당국의 강력한 단속을 주문하는 한편 관련 업체의 자성과 의식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김병조 기자/bjkim@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