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은 1972. 3. 5. 피고로부터 영업소 명칭을 ‘○○○’, 소재지를 남양주시, 영업의 종류를 일반음식점으로 하여 영업허가를 받았는데, 당시 허가신청서의 기재 항목에 영업장의 면적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일반음식점에 관하여 영업허가제는 1981. 7. 3. 영업신고제로, 1984. 4. 13. 다시 영업허가제로, 1999. 11. 13. 다시 영업신고제로 각 변경되었다). 원고는 2015. 12.경 갑으로부터 이 사건 영업을 양수한 다음 2015. 12. 10. 피고에게 영업자지위승계신고 및 영업소 명칭을 ‘△△△’으로 변경하는 영업신고를 하였고, 2016. 5. 12. 피고에게 위 영업소 명칭을 ‘□□□□’로 변경하는 영업신고를 하였는데, 갑 및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영업장의 면적에 관하여 신고한 적이 없었다. 피고는 위 각 신고를 수리하면서, 영업장 면적이 공란으로 된 각 영업신고증을 교부하였다. 피고는 2017. 5. 2.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영업장의 면적이 임의로 확장되었음에도 원고가 피고에게 이를 신고하지 않아 식품위생법 제37조 제4항을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위반사항을 시정하라는 내용의 시정명령을 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9. 4. 5.
지난 기고에서 무항생제 유정란을 생산·납품하는 양계업자 갑이 평사(평사) 형태의 축사를 설치하고 산란계를 사육하면서 을 주식회사가 제조하는 엔로플록사신(Enrofloxacin, 플루오로퀴놀론계 항균제)을 주된 성분으로 하는 동물의약품 엔로트릴을 닭에게 투약하였는데, 계란에서 엔로플록사신 성분이 검출되어 납품하지 못하자, 을 회사를 상대로 제조물 책임법상 표시상의 결함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대법원 2022. 7. 14. 선고 2017다213289 판결)에서 대법원은 갑의 손을 들어줬다고 소개한 바 있다. 이번 기고에서는 대법원에서 제조물책임을 인정한 이유를 살펴보고자 하다. 첫째, 을 회사가 제조·판매한 엔로트릴은 가축의 질병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동물약품으로, 주된 소비자는 갑과 같은 양계업자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가축 사육업자들이지만 최종적인 소비자는 일반 시민들이다. 따라서 이를 이용하여 생산하는 축산식품의 잔류 동물약품에 의한 오염 여부는 그에 따른 상당한 책임 문제가 수반되는 사육업자에게 중대한 의미를 갖는 사항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은 동물약품의 전문 제조·판매업자인 을 회사로서도 충분히 인식하거나 예상할 수 있는 것으로, 휴약기간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데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물가 상승으로 서민의 고통은 깊어 가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 서민들에게 외식은 사치이고 주부들의 장바구니는 텅 비었지만 무겁기만 하다. 정부는 고삐 풀린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민생물가점검회의’를 열어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10월이면 물가 상승률이 정점에 이르고 이후 상승세가 꺽일 것이라는 낙관론적인 예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는 물가상승 대책은 국민들에게 감동은커녕 기대감도 주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예측대로 물가가 안정되기를 바라지만 정부의 예상에 좀처럼 신뢰가 가지 않는다.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을지도 의문이지만 정점을 지나도 상승률만 낮아질 뿐 물가의 상승세는 상당 기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는다 해도 서민의 피폐한 삶은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물가를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도 의심스럽다. 윤 대통령은 “시장친화적인 방법으로 물가 잡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과연 시장친화적인 방법으로 물가를
지난 5월 특정 회사의 배합사료와 기초사료를 먹은 양계농가의 닭들이 난소협착증에 걸려 산란율(産卵率)이 현저하게 떨어진 경우에 양계농가는 사료회사에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기고한 바 있다. 최근에는 무항생제 유정란을 생산·납품하는 양계업자 원고가 평사(평사) 형태의 축사를 설치하고 산란계를 사육하면서 피고 주식회사가 제조하는 엔로플록사신(Enrofloxacin, 플루오로퀴놀론계 항균제)을 주된 성분으로 하는 동물의약품 엔로트릴을 닭에게 투약하였는데, 계란에서 엔로플록사신 성분이 검출되어 납품하지 못하자, 피고 회사를 상대로 제조물 책임법상 표시상의 결함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대법원 2022. 7. 14. 선고 2017다213289 판결)이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살펴보자. 원고는 무항생제 유정란을 생산·납품하는 양계업자이고, 피고는 동물의약품을 제조·판매하는 회사이다. 피고가 제조하는 엔로트릴은 엔로플록사신(Enrofloxacin, 플루오로퀴놀론계 항균제)을 주된 성분으로 하는 동물의약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은 엔로플록사신의 잔류허용기준을 닭의 근육과 지방에서 0.1mg/kg 이하, 간에
피고는 2015. 3.경부터 200병상 이상을 갖춘 종합병원을 개설·운영하였는데, 병원 재정 상황이 나빠졌다. 피고의 병원에 의료기기를 공급하던 A 회사는 2016년에도 피고에게 30억 원 이상의 운영자금을 대여하고, 피고와 병원 운영 등에 관하여 합의하였는데, 피고는 A 회사가 지정하는 자에게 병원 부지와 건물, 일체의 시설, 운영권 등을 양도하고, 이러한 양도는 A 회사가 지정하거나 설립하는 의료법인에 피고의 출연 등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이다. 피고는, 2016. 11.경 A 회사가 지정한 원고(의료인)에게 병원 시설 일체 등을 양도대금 11억 원(부가가치세 포함)에 양도하기로 예약하고, 원고가 예약완결 의사표시를 하면 피고는 병원 개설자를 피고에서 원고로 변경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정한 자산양수도예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7. 6.경 피고에게 자산양수도예약에 따른 예약완결 의사표시를 했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병원의 개설자를 원고로 변경하는 의료기관개설자명의변경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을까? 이 사실관계는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19다299423 판결의 일부다. 이 사례에서 1심 및 2심
수십 년에 걸쳐 흡연을 한 사람이 담배를 제조·판매했었던 국가 및 현재 담배를 제조·판매하고 있는 KT&G를 상대로 담배에 대한 제조물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이들이 제조·판매한 담배를 흡연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폐암과 후두암에 걸리게 되어 극심한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불안, 초조, 심리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거나 시달려 왔던 경우에 제조·판매한 담배는 결함 있는 제조물에 해당하고 담배에는 발암물질 등 다양한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의존증을 유발하는 니코틴을 포함하고 있는 결함 있는 제조물이라고 주장하며 제조·판매자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법원은 제조물책임을 부정했다(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1다22092 판결). 대법원이 담배에 대한 제조물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이유는 아래와 같다. 일반적으로 제조물을 만들어 판매하는 사람은 제조물의 구조, 품질, 성능 등에서 현재의 기술 수준과 경제성 등에 비추어 기대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을 갖춘 제품을 제조하여야 하고, 이러한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으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는데, 그와 같은 결함
갈치를 잡아서 냉동하였다가 해동하였으면서도 이를 생물이라고 표시하여 팔았다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 해동한 갈치 요리와 생물 갈치 요리를 먹어본 사람이라면 그 맛의 차이를 확실히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차이가 유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면 좀 우습게 들릴까? 이러한 사안에 대해 법원에서는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의 판단이유는 다음과 같다(대법원 2017. 4. 7. 선고 2016도19084 판결). 식품위생법 제13조 제1항 제2호에 의하면, 누구든지 식품 등의 명칭·제조방법, 품질·영양 표시, 유전자변형식품 등 및 식품이력추적관리 표시에 관하여는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표시·광고를 하여서는 안 된다. 수산물의 표시·광고에서 ‘생물’은 포획 후 냉동하지 않은 채 살아 있거나 그에 준할 정도로 신선한 상태로 유통되는 수산물을 표현하는 용어로 ‘냉동’과 구별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산물이 생물인지 냉동인지 아니면 냉동 후 해동한 것인지에 따라 보관기간이나 보관방법 등이 달라진다. 나아가 수산물을 구입하는 데 신선도는 가장 중요한 품질 평가요소 중 하나로서, 통상 냉동 수산물보다는 생물인 수산물이 신선도가 더욱 높다고 여
A주식회사는 건강기능식품 수입업신고를 마치고 인도에서 차전자피(질경이 씨앗의 껍질로서 식품에 해당)를 수입한 다음 건강기능식품전문제조업 허가를 받은 B주식회사에 분쇄를 위탁하였다. B주식회사는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에게 차전자피 분말을 원료성 제품으로 하여 건강기능식품 품목제조신고를 한 후 A가 수입한 차전자피를 분쇄하는 방법으로 차전자피 분말을 만들어 이를 20kg 단위로 포장하였다. A는 B가 제조한 차전자피 분말을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 제약회사, 도매업체에 판매하였고, B는 A의 납품 지시에 따라 차전자피 분말을 배송하였다. 이 차전자피 분말은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가 정하고 있는 차전자피 식이섬유를 원료로 하는 원료성 제품 및 최종제품으로서의 규격과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 소비자는 제조된 차전자피 분말 자체를 일정량 이상 섭취함으로써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과 배변활동 원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차전자피 분말의 포장지에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문구와 건강기능식품임을 나타내는 도안(마크)을 표시하였고, 아울러 차전자피 분말이 원료성 제품이고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로 사용된다는 취지를 기재하였다(대법원 2020. 1. 9. 선고 2016도16555 판결). 만
요즘 하늘을 찌를 듯 치솟는 물가 때문에 식당 대신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직장인이나 학생들은 어떻게 해서든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편의점의 간편한 신선식품으로 한 끼를 때운다. 편의점에는 김밥, 주먹밥, 도시락, 버거, 샌드위치 또는 기타 간편식(샐러드, 요리반찬, 조리면)과 같은 신선식품 외에는 특별히 한 끼를 대체할 식품이 많지 않다.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즐겨 찾는 이러한 신선식품으로 자신의 배만 불린 기업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GS리테일에 하도급법 위반을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43억 6,800만 원을 부과했다. GS리테일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회사로 운영 중인 편의점 점포만 해도 2020년 기준으로 총 13,818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제조업체로부터 신선식품을 납품받아 자신의 상표를 부착해 판매하면서 제조업체로부터 각종 명목으로 금전을 받아냈는데 그 금액만 해도 2016년 11월부터 2019년 9월까지 220억 2,800만 원이다. 제조업체로부터 금전을 받아낸 수법을 보면 사실상 갈취(喝取)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는 설명할
의사 갑은 처남 을이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자신이 처방받아 보관하고 있던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 7정을 처방전에 따르지 아니하고 을에게 제공했다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마약류관리법’) 위반을 이유로 의사 갑에게 자격정지처분을 하는 것은 정당할까? 실제 사건에서 의사 갑은 범죄사실이 인정돼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고, 이러한 위반행위를 이유로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의사면허 자격정지 1개월의 처분(이하 ‘자격정지처분’)을 받았다. 의사 갑은 자격정지의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아마도 의문의 여지없이 범죄가 인정되고 보건복지부장관의 처분이 옳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의사 갑은 행정소송에서 무엇을 이유로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했을까? 행정법원의 판례(서울행정법원 2022. 4. 14. 선고 2021구합63495 판결)에 나타난 주장을 보자. 첫째,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의사 갑의 행위는 ‘진료행위’ 또는 ‘비도덕적인’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그 정도가 ‘심한’ 경우에도 해당하지 아니하여 그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먼저 의사 갑은 처남 을의 증상을 적극적으로 살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