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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이 뜬다(상)] 매년 성장하는 신선편의식품...'간편 샐러드.컵과일' 잘 나간다

국내 신선편의 과일.채소 시장 규모 8089억원...지난해 매출 증가율 42.9%
영업이익률 6.0%로 식품제조업 업체당 평균 영업이익률 4.89% 보다 높아
채소 '국내산', 과일 '수입산' 비중 높아...'양상추.파인애플' 가장 많이 생산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최근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의 증가, 편리성을 중시하는 식품소비 트렌드에 따라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가공식품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과일이나 채소 등 신선식품 역시 섭취가 용이한 컵과일, 샐러드 등 즉석섭취용 형태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실제 신선편의 과일.채소 시장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이에 푸드투데이는 국내 신선편의 과일.채소 시장을 상, 중, 하로 나눠 살펴본다. 상편에서는 국내 신선편의 과일.채소 시장 규모와 생산 현황을, 중편에서는 신선편의 과일.채소 소비행태를를 살펴본다. 마지막 하편에서는 신선편의 과일.채소 산업의 문제점과 향후 정책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야채가 몸에 좋다는건 누구나 다 알잖아요. 제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게 샐러드인 것 같아서 장을 볼때 씻어서 컷팅돼 나온 샐러드를 사요. 요즘에는 종류도 다양해 일주일 내내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어 좋아요."(직장인 A씨 27.여)

"컵과일을 아침 식사 대용으로 먹고 있어요. 아침에 출근준비 하기도 바쁜데 냉장고에서 꺼내 바로 먹을 수 있어 너무 편해요."(직장인 B씨 35.남)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편리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가정간편식(HMR) 섭취 증가와 함께 컵과일이나 샐러드 등 신선편의 과일.채소를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외식.급식시장에서도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 등 조리인력 고용에 부담을 느끼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조리가 간편한 과일.채소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신선편의식품은 신선한 농산물을 단순 가공해 그대로 먹을 수 있게 포장해 판매하는 식품으로 지난 2008년 식품공전에 식품유형으로 규격이 신설된 이후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신선편이 과일.채소 시장 변화와 대응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신선편의식품의 국내 판매액은 1817억원 규모로 2008년부터 연평균 22.9%씩 증가했으며 10년 새 총 7.9배가 증가했다. 특히 2016년과 2017년 사이에는 무려 48.3%가 증가해 최근들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선편이 과일.채소 시장 규모는?

우리나라 소비자의 신선편이 과일·채소 인지도와 구매는 지속적으로 증가 하고 있다. 이는 간편화, 건강.안전 지향, 다양화.고급화 등의 식품소비 트렌드를 반한 것으로 판단된다. 2019년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 샐러드용 채소나 컵과일 등의 세척 및 절단제품에 한 구매 경험은 4점 만점 기준으로 2013년 1.73점에서 2016년 2.10점으로 상승했고 2019년에는 2.51점으로 크게 증가했다.

국내 106개 신선편의 과일.채소 제조업체 매출액을 집계한 결과, 2018년 신선편이 과일.채소 시장 규모는 약 8089억 4833만원으로 대형 식자재업체 3403억원, 일반기업 2204억원, 농업회사법인 1972억원, 농협 402억원, 영농조합법인 10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신선편의 과일.채소의 매출액 증가율은 다른 업종에 비해서도 높았다.

2016년 업체당 평균 신선편이 매출액은 37억 4700만원이었으나 2018년에는 24.6% 증가했으며 2019년 증가율은 42.9%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해당 업체들의 전체 생산제품 매출액 증가율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식품제조업 각 업체당 평균 영업이익률이 4.89%인 가운데 신선편이 과일.채소 업체는 6.0%로 전체 평균을 상회했다.

특히 신선편이 과일만 취급하는 업체의 영업이익률이 6.92%로 나타나 채소만 취급하거나 모두 취급하는 경우보다 높았다. 또한 종사자 수가 적을수록 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농경연 관계자는 "매출 규모가 크고 종자가 수가 많은수록 오히려 영업이익률이 저조한 이유는 규모화된 제조업체들의 독특한 영업상황에 기인한다"며 "시장선점을 위해 막대한 자본력을 동원해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거나, 모회사에 계열화돼 이윤을 남기기보다는 생산기지로서의 역할만을 수행하거나, 일부업체는 주력상품의 꾸준한 거래관계 유지를 위해 신선편의 채소를 생산해 저가게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재료 비중 높고 여전히 수작업에 의존

신선편의 과일.채소 산업의 원재료 비중이 매우 높은 특징을 보인다. 항목별 경영비 비중을 살펴보면 원료 농산물 재료비가 56.4%로 과반 이상을 차지한다. 뒤이어 인건비(18.9%), 물류비(7.4%) 순이다.

조직형태별로 농협과 농업회사법인은 물류비 비중이 11.2%와 8.4%로 높고 영농조합법인은 마케팅 비용 비중이 4.5%로 상대적으로 높다. 

생산공정은 수작업에 의존하는 형태다. 생산공정의 자동화율은 업체당 평균 37.3%에 그쳤다. 자동화율은 매출액 30억원 이상, 종사자 수 100인 이상인 경우에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매출액 100억원 이상 업체의 자동화율은 53.9%로 가장 높고 영농조합법인의 자동화율이 24.3%로 가장 낮았다.

신선편이 과일만 생산하는 업체의 자동화율은 41.7%로 채소만 생사하는 업체(33.5%)에 비해 높았으며 과일과 채소 모두 생산하는 업체의 자동화율은 42.1%로 더욱 높았다.

가장 많이 사용한 원재료는...양상추 > 양파 > 마늘 순

2018년 한 해 동안 신선편이 제조업체에서 사용한 총 원재료 사용량은 11만 3535톤이다. 가장 사용량이 많은 품목은 양상추로 2만 6275톤이 사용됐고 양파(2만255톤), 마늘(1만1809톤), 양배추(1만1226톤), 파인애플(1만870톤) 순이다.

전체 업체의 절반 정도(45.8%)가 양파를 원재료로 사용했으며 당근(43.1%), 양배추(38.9%), 감자(34.7%), 사과(34.7%), 방울토마토(33.3%), 마늘(31.9%), 대파(31.9%), 멜론(30.6%) 등도 30%가 넘는 업체에서 사용했다.

원재료 조달은 도매시장이 27.5%로 가장 많고 중개인 및 산지수집상(22.5%), 농업법인(16.4%), 농가로부터 직접 구매(16.2%) 순으로 나타났다. 도매시장으로부터 원재료를 조달한다는 응답은 매출 10억원 미만, 종사자 수 15인 미만 등 영세업체에서 각각 45.0%와 55.5%로 높았다. 매출액 100억원 이상 업체는 중개인 및 산지 수집상(31.6%), 농업법인(30.1%)의 비중이 높았다.

농가로부터 직접 구매한다는 비중은 영농조합법인의 경우에는 53.8%로 절반 이상에 달했으나 일반 민간사업체에서는 5.3%로 매우 낮았다.


채소는 '국내산', 과일은 '수입산' 비중 높아...'절단 양상추.파인애플' 가장 많이 생산

2018년 사용한 물량 기준 총 과일.채소 원재료 중 77.9%는 국내산, 22.1%는 수입산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산 사용 비중은 신선편이 과일이 65.6%로 채소(14.2%)에 비해 높았다. 파인애플, 오렌지, 자몽, 망고, 파파야 등은 전량 수입산을 사용했으며 채소 중에서 수입비중이 높은 품목은 마늘(33.9%), 양상추(25.3%) 등이었다. 

수입산을 사용하는 이유로는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품목이라서(60.4%)'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국내산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어려워서' 사용한다는 응답도 31.3%를 점했다.

2018년 한 해 동안 생산해낸 신선편이 과일·채소는 총 7만 8739톤이었다. 채소가 7만 73톤, 과일 8665톤으로 신선편이 채소가 90%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품목별로는 절단한 양상추가 1만 4351톤으로 가장 많이 생산됐으며 절단 양파(6654톤), 깐 양파(6031톤), 깐 마늘(4490톤)의 순이다.

과일은 조각 파인애플이 5198톤으로 가장 많이 생산됐으며 혼합과일(1708톤), 조각 사과(455톤), 조각 멜론(372톤), 조각 배(159톤), 조각 수박(150톤) 순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조달처와 판로를 확보한 농산물 원물 유통업체가 신선편이 제조업에 진입한 경우가 많다"며 "기존 농산물 유통업체나 식품제조업체들에게는 신선편이 과일.채소 산업의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