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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브리핑] '710ml에 3700원' A2우유 뭐길래..."비싸서 부담"

'배앓이 없는 우유'로 입소문 타면서 국내서도 수요 급증
'뉴오리진 A2밀크'.'세브란스 전용목장 A2단백우유' 품절도
서울우유 'A2+우유' 출시...2030년까지 A2우유로 100% 전환
'나100% 우유' 1000ml 2980원 비해 용량 적고 가격 비싸
"우유 논쟁 성분 자체 보다는 우유 만들어지는 과정 때문"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 생후 13개월 딸을 키우고 있는 주부 김모(40세)씨는 "주변에서 생우유 보다는 멸균우유를, 요즘에는 A2우유를 많이들 추천하더라"며 "A2우유를 먹이고 배앓이가 없다고 해서 A2우유로 먹어야 할지, 일반 멸균우유로 먹여야 할지, A2우유로 먹이려니 우유값이 만만치 않을 것 같고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 생후 17개월 아들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 이모(38)씨는 "어린이집에 우유를 보내야 하는데 A2우유를 보내야 할지, 이참에 A2우유를 잘 먹으면 갈아타볼까 한다"며 "요즘 A2우유 먹이는 엄마들이 많던데, 그래도 생우유가 더 좋은건 아닌지 망설여진다"고 했다.


최근 맘카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A2우유가 '배앓이 없는 우유'로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에서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보통 생후 12개월부터 우유를 먹이는데, 소화기능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아기의 장에 A2우유가 배앓이 없이 소화가 잘 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2018년부터 호주 A2밀크컴퍼니의 A2우유를 수입·판매하는 유한건강생활의 '뉴오리진 A2밀크'의 지난해 매출은 2022년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 연세유업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세브란스 전용목장 A2단백우유' 역시 판매 초기 주문량 급증으로 품절사태가 나타났으며, 출시 6개월 누적판매량 300만개를 넘겼다.


최근에는 서울우유협동조합도 A2우유 시장에 뛰어들었다. 서울우유는 프리미엄급 A2+ 우유를 출시하고 2030년까지 모든 우유를 100% A2우유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2030년까지 원유 100%를 A2 원유로 교체하는 것이 1차 목표이며 올해 말까지 일평균 약 1900t의 원유 중 3%인 505t(톤)을 A2 우유로 생산할 계획이다. 


그간 국내에서는 A2우유를 생산하지 못했다. A2인자 판별 특허와 A2우유 생산에 필요한 각종 기술 등의 이유로 수입산 A2우유만 구매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 5월 A2인자 판별 특허 기술이 일부 만료되면서 국내산 A2우유 출시가 가능해졌다.


◇ A2우유는 뭘까...A2 단백질, 모유와 유사한 구조


A2 우유는 우유의 단백질 성분이 'A2 베타카제인'만을 함유하고 있는 우유를 말한다. 우유에는 '카제인(Casein)'이라는 단백질 성분이 있으며 알파카제인, 베타카제인, 카파카제인 등 다양한 카제잉로 구성돼 있다. 그 중 베타카제인이 약 17%로 차지하고 있다. 베타카제인은 A1 베타카제인과 A2 베타카제인으로 나뉘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시는 우유는 보통 A1과 A2 단백질을 모두 함유하고 있다.


A2 우유에는 A1 단백질이 들어 있지 않고 A2 단백질만 들어있다. A2 단백질은 모유와 유사한 구조를 지녀 소화 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감한 영유아의 장에서도 부드럽게 소화돼 A1과 A2 단백질 모두 함유된 일반 우유보다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 A2+우유 710ml에 3700원..."장바구니 담기 부담스러"


A2우유의 가격은 일반 우유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다. 현재 국내 유시장은 매년 우유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불만이 커진 상태다. 업체에게는 높은 가격은 풀어야 할 숙제인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물가 상승률은 9.9%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4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3.6%와 비교하면 2.5배가 넘는다.


서울우유가 출시한 'A2+우유' 710ml 제품의 대형마트 판매가격은 3580원, 일부 중소형 마트에서는 3700원에 팔리고 있다. 기존 '나100% 우유' 1000ml에 2980원인 것과 비교하면 용량은 적고 가격은 비싸다. 서울우유 측은 프리미엄 우유로 소량 생산하다보니 가격이 비싸지만 앞으로 대량 생산하게 되면 단가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서울의 한 중소형마트 유제품 매대에서 만난 주부 박모(45세)씨는 "(A2+우유)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았다. 요즘 한창 광고를 많이 해서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가격을 보니 선뜻 장바구니에 담기가 망설여진다"며 "아이들이 우유를 좋아해서 자주 구매하는데 일반우유도 영양학적으로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우유에 대한 여러가지 논란이 많은데, 논쟁이 벌어지는 이유는 우유 성분 자체 보다는 우유가 만들어지는 과정 때문이다"라며 "좁은 축사에서 소에게 더 많은 젖을 짜내기 위해서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유를 선택할 때 이런 부분을 염두해서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