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15 (수)

종합

식약처, 식품공전 무시...수입 닭꼬치 검사조작 소송 '패소'

법원 "편람법, 식품공전법보다 정밀하단 증거 없어 불합격 처분 위법"

 

식약처 "받아들일 수 없다...항소할 것"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김승희)가 지난해 수입 닭꼬치 시험성적 조작 논란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고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최근 행정소송에서 판결이 뒤집어지면서 해당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이번 행정소송 결과가 현재 진행 중인 형사소송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장 반정우)는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지난해 8월 13일 A업체가 수입한 '닭고기 살꼬치'에서 동물용 의약품인 ‘합성항균제 15군(니트로퓨란제재)’이 검출됐다는 이유로 불합격 처분한 것을 위법하다고 지난 20일 결정했다. 법원은 "서울식약청장이 A업체에게 한 불합격 처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A업체는 지난해 8월 7일 중국에서 수입한 '자숙 닭고기 살꼬치' 9600kg을 서울식약청에 수입 신고를 했다. 이후 서울식약청은 같은달 13일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동물용 의약품인 ‘합성항균제 15군(니트로퓨란제재)’이 검출됐다며 불합격 처분을 통보했다.


A업체는 "그런 제품이 있을리 없다"며 검찰에 서울식약청의 검사 조작 의혹을 제기, 형사소송을 진행했고 서울 남부지검은 지난해 10월 충북 오송 식약처와 서울 양천구 서울식약청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형사소송 결과는 서울식약청의 승리였다. 서울 남부지검은 올해 1월 수사결과, 식약처 시험검사직원이 시험성적서를 조작하거나 금품을 받은 증거나 정황은 찾지 못했다며 중국산 닭꼬치 수입물품에 대한 시험검사에 문제가 있다는 제보사건을 무혐의로 종결 처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A업체 불복으로 이어진 행정소송에서는 서울식약청이 패소했다.


재판부는 "서울식약청장은 수입 신고된 축산물에 대해 축산물법에서 정한 검사를 하는 경우 축산물 가공 기준 및 성분규격 고시와 식품공전에서 정한 방법에 따라 검사를 시행해야 하고 그 축산물에 대해 적․부 판정, 즉 불합격 처분을 하는 경우에도 식품공전법에 따른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야한다"며 "식품공전법보다 더 정밀하다고 인정되는 방법이 아닌 한 다른 방법으로 실시한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축산물에 대한 불합격 처분을 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축산물에서 합성항균제 15군(니트로퓨란제재)이 검출됐다는 이유로 불합격 처분이 적법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식품공전법에 따라 검사를 실시한 결과 니트로퓨란제재가 검출됐다고 증명하며 식품공전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검사를 실시한 결과 니트로퓨란제재가 검출됐다면 그 다른 방법이 식품공전법보다 더 정밀하다는 점이 증명돼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서울식약청장은 해당 축산물에 대해 식품공전법으로만 총 13회 검사를 실시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지난해 9월 국회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해당 축산물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만든 책자인 ‘축수산물 유해물질 분석법 편람’에 따른 방법으로 3회, 식품공전법으로 3회, 총 6회 검사를 실시했다는 점, 올 3월 스스로 작성한 진술서에 ‘편람법’에 따른 검사를 실시했다고 작성한 점을 보면 서울지방청장의 주장은 스스로 작성한 문서들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식품공전법에 따라 실시한 3회의 검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거나 그 결과에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비정상적인 경과 과정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으로 검사 결과가 도출됐다는 점을 증명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는 이상, 정상적으로 식품공전법에 따른 검사를 실시해 니트로퓨란제재를 검출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편람법이 식품공전법과 동일한 검사 방법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식품공전법과 편람법은 검사 대상으로 삼는 시료의 양이 5g과 1g으로 눈에 띄게 다를 뿐만 아니라 표준용액이나 시험용액을 만드는 방법, 기기를 이용해 분석하는 방법 등 서로 다른 부분이 꽤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편람법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만든 책자인 ‘축수산물 유해물질 분석법 편람’에 나오는 방법으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고시 등을 통해 정한 방법인 식품공전법과는 그 제정의 주체와 형식을 달리하는 점,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2013년 10월 발간한 ‘축수산물 유해물질 분석법 편람’ 중 ‘Ⅰ. 총칙’을 보면 그 편람에 등재된 시험 방법은 축산물 가공 기준 및 성분규격 고시에서 정한 방법과 다른 시험 방법임이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편람법이 식품공전법보다 더 정밀한 검사 방법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더 정밀한 방법에 따라 검사를 실시해 니트로퓨란제재가 검출됐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법원의 판결에 대해 식약처는 "이번 행정소송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법원의 결정에 따라 서울식약청의 불합격 처분은 효력을 잃었다. 재판부는 "불합격 처분의 효력을 이 사건의 항소심 판결 선고 시까지 직권으로 정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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