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난화로 중국.인도 부상에 따른 인구급증, 소득확대 등으로 세계 식품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가운데 국내 식량자급률 제고와 농어촌 산업의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본지는 수협중앙회 김홍철 경제사업 전 대표이사로부터 농어촌 산업의 활성화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김홍철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쌀 생산량 과잉 관련과 경작지 보존 문제, 이에 따른 쌀 가공식품 활성화 필요성에 대한 견해는.
-쌀 가공 식품 산업 활성화 부문에서 아직도 정부나 지자체에서 대처하는 자세가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유례없는 풍작 속에서도 쌀값 하락으로 우리 농민들이 시름에 잠겨있는 이 때, 쌀 소비 진작을 위한 쌀 가공식품 활성화 정책은 매우 절실하다.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27%로 OECD개발기구 30개 회원국 가운데 25위다. 쌀을 제외한 주요 곡물 자급률은 5% 미만으로 곡물의 해외의존도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에 의하면 지구온난화로 2020년 곡물수확량이 지금보다 6분의 1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필리핀처럼 쌀농사를 포기해 쌀 수입국이 된 상태에서 지구 온난화나 기상재해로 자포니카 쌀 생산량이 조금이라도 줄어든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마 대재앙에 가까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는 경작지의 휴경을 요구하고 있다. 논은 한번 놀리면 그 기능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수천 년 이어온 농사의 터전을 잃어버리게 되는 셈이다.
쌀 경작지를 축소하거나 쌀 생산 농민이 용기를 잃고 경작을 포기하게 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쌀 생산농가의 소득은 참담한 실정이다.
현재 농가의 소득은 도시근로자 가구소득의 50%에 불과한 실정이다. 반드시 쌀 소비를 진작시키는 방안을 찾아서 쌀값을 정상화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쌀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소비를 확산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
가공용 쌀의 소비량이 일본의 경우 총생산량 14%인데 반해 우리는 6%에 불과하다. 정부는 가공용 쌀 소비량을 2008년 생산량의 6%인 27만톤에서 2012년까지 생산량의 10%에 해당되는 47만톤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또 밀가루에 익숙해진 소비자의 인식과 식습관을 전환하는 방안을 찾아 세제 측면에서 쌀 가공식품의 부가가치세 영세율 적용문제와 의제매입세 공제율 상향조정 문제도 심도 있게 검토돼야 한다.
쌀 가공식품을 활성화해 수요를 증가시킨다 하더라도 중국에서 완제품을 생산해 들여오거나 국내에서 수입쌀 가공이 증가할 경우, 국산 쌀의 소비를 증가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쌀값 정상화와 우리 농민의 소득증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쌀 가공식품 관계자 여러분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 천일염 생산지에 농약 사용이라는 일간지 보도에 대한 생각은.
-이번 보도로 인해 서남해안 어업인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산물과 관련한 보도는 신중하고, 재삼재사 확인이 필요한데 최근 일부 언론의 보도로 인해 생산자 피해는 물론 소비자와 국민 불신으로 이어지게 될까 유감스럽다.
특히 해안선이 잘 발달된 우리나라 서남해안의 개펄은 유네스코에서도 인정하는 세계 3대 개펄의 왕국으로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개펄의 크기로는 세 번째지만 생태적, 경제적 가치로는 단연 최고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가격 측면에서는 프랑스 ‘게랑드’ 소금이 1Kg에 7만 2000원을 하고 우리나라 소금은 기껏해야 1Kg에 700원밖에 하지 않는다.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 못지 않게 많은 미네랄을 자랑하는데도 말이다.
결국은 마케팅의 차이다. 우리나라 천일염에 대한 스토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점이 문제다.
전에는 소금을 광물로 분류했지만 2008년 3월 식품으로 인정을 받았으니, 먼저 그에 맞는 생산방식과 시설을 갖추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정부나 지자체도 국산 천일염의 가치를 인식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계기로 농식품부가 우리 천일염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육성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천일염 명품화계획을 수립해 조속히 실천해줬으면 한다.
▲농어촌 지역의 경제 발전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지역 경제는 단순히 경제논리만으로 풀어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농어촌은 각 지역마다 가지고 있는 그 지역의 독특한 자원이 있다. 이 자원을 활용해서 자연과 인문 환경, 지역 문화와 역사, 예술, 먹을거리 등과 같은 타지역에서 가지고 있지 않는 자원을 활용해 각 지역마다 독창적 가치를 창조해 내야 한다.
다른 지역에서 하는 일을 똑같이 따라 해서는 결코 안 된다. 지역의 이미지를 가장 잘 살려 가는 것이야말로 곧, 지역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수축산물 경쟁력 제고에 대한 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그 동안 농어촌은 농수축산물의 생산 농장으로써 1차 산업에만 국한되어 있었다.
이제는 소비자가 안전한 먹을거리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생산자가 농수축산물을 도시의 소비자가 직접 소비할 수 있는 가공 시설을 늘리고 이를 판매 유통시킬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또 농수축산물의 생산과정이 완전 공개되는 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와 농어업인의 신뢰구축이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