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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식약청, 여름철 복병 “식중독과의 전쟁선포”

식중독 발생 우려없는 집중관리·범국민적 예방 분위기조성 등 행정력 총동원

심창구 식약청장
지난 5월, 경남 창원에서 학교 급식을 먹은 초등학생 70여 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일으키는 등 크고 작은 식중독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은 올 들어 1~4월말까지 식중독 발생 현황 전반에 대한 자료를 공표했다.

식약청이 이 같은 식중독 현황 자료를 공표한 것은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예상되는 각종 식중독 사건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식품위생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식약청은 종합적인 식중독 예방 및 대응책을 수립, 철저히 시행함으로써 식중독 발생을 최소화하고 확산을 조기에 차단한다는데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특히 식약청은 식중독예방대책으로 △식중독 발생 우려업소에 대한 집중 관리
등 효과적인 예방조치 시행 △범국민적 식중독 예방분위기 조성을 위한 홍보 강화 △식중독 발생 시 지방 및 중앙 관련 기관 동시 보고체계 구축 △즉각적인 초동대응, 역학조사 등 신속대처로 초기에 수습하는 것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식약청은 우선 효과적인 식중독 예방조치로 집단 식중독 발생 우려가 높은 집단급식소, 학교급식소, 도시락류 제조업소, 뷔페형태 및 대형음식점에 대하여 집중 관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방식약청은 도시락류 제조업소, 1회 급식인원 400인 이상의 집단급식소(대구·광주청은 300인 이상) △시·도 및 시·도 교육청은 학교급식소 중 운영위탁급식소 △시·도 교육청은 학교급식소 중 직영급식소 △시·군·구는 집단급식소(지방청 관리대상업소 제외), 뷔페형태 및 100평 이상 대형음식점을 대상으로 집중관리하고 있다.

이 집중관리업소에는 △집단급식소 8천개소 △학교급식소1만개 (직영 8천개소, 위탁 2천개소) △도시락류 제조업소 1천개소 △뷔페 및 대형음식점 5천개소 등 모두 약 2만 4천개소가 포함된다.



식약청은 집중관리대상업소를 선정하여 매월 기획단속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 같은 기획단속은 오는 9월까지 계속된다.

또한 식약청은 시·군·구는 관내의 집중관리대상 업소명, 소재지, 운영규모 등을 책임관리기관에 통보토록 하고 있다.

한편 식약청은 집중관리업소에 위생관리책임자를 지정하여 자율적으로 위생관리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군·구는 관내의 집중관리업소에 대하여 업소별로 영업자 등을 위생관리책임자로 지정토록 조치하고 업소별 지정결과를 취합·관리하고 있다.

또한 집중관리업소는 위생관리책임자의 사진·이름 등을 기재하여 출입구 또는 영업장내의 잘 보이는 곳에 부착하도록 하는 등 책임관리에 역점을 두고 있다.

또 집중관리업소별 위생관리책임자는 개인위생, 원료 및 조리·가공식품의 취급, 조리·가공설비 및 시설의 관리, 기타 준수사항 이행 등을 일일 점검표에 의해 매일 점검하고 있다.

특히 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 사고가 날로 증가하는 가운데 이중 일선 학교에서 일어난 집단설사 등은 대부분 학교급식업체와 종사자의 가검물을 통해 옮겨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결과는 급식업체 대부분이 위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식약청은 질병 감염자가 조리 등 종사하는 것을 금지시키고 조리 전 반드시 손을 청결히 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아울러 변질되고 부패된 원료는 폐기, 냉장·냉동시설 적정 가동 및 제조·조리기구 세척·소독 실시 등 문제점이 드러나는 부분에 대해선 즉시 시정토록 했다.

식약청은 식품위생안전과 식중독예방을 위한 국민적 경각심을 고취키 위해 식품안전의 날(5월 14일)을 설정,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식품안전캠페인을 전개함으로써 식품위생 안전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함께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식중독을 발생시킬 우려가 높은 식품에 대한 집중 수거·검사도 펼치고 있다.

지방식약청과 시·도 및 시·군·구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식중독 발생우려가 높은 식품(도시락, 김밥, 햄버거)에 대한 수거·검사를 병행 실시하고 있다.

특히 하절기인 5~9월에는 식중독 발생 잠재성이 큰 계란지단(말이), 햄, 소시지, 샐러드(마요네즈 함유), 어패류 등을 도시락(김밥) 원료 및 급식의 반찬으로 사용하지 말 것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식약청은 이와 함께 식중독 발생에 관한 주의 촉구를 위해 식중독 발생 예보지수 홍보를 강화하고 언론매체 등을 통해 식중독 예방 공익광고를 실시하고 있다.

이 같은 식품위생안전 홍보는 연중 실시되고 있다.

식약청은 특히 식중독 발생 시 신속대응을 위해 △식중독 환자나 의심이 있는 자를 진단한 의사(한의사)는 관할 보건소장(지소장)에게 신속히 보고토록 하고 △식중독 환자 발생보고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식품위생법령에 의해 처분(과태료)토록 하고 △식중독 환자 발생 보고를 받은 보건소(지소)장은 즉시 시·군·구에 보고함과 동시에 시·도, 지방청, 식약청 및 보건복지부에도 함께 보고토록 하는 등 보고체계를 확립해 놓고 있다.

효율적인 식중독예방·관리체계를 위해 식약청은 식약청 차장을 본부장으로 하고 식품안전국장을 총괄책임자로 하는 중앙식중독대책본부를 식약청 내에 설치, 하절기(5월~9월말) 비상근무를 하고 있으며 지방식약청도 식중독대책반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식중독에 대한 즉각적인 초동 대응을 위해 보건소의 식중독 상황처리반(반장 : 보건소장)은 식중독 발생보고를 받은 즉시 현장에 출동, 식중독이 발생된 집단급식소, 도시락류 제조업소 등에 대한 급식중지, 주방기구·급식 시설 등 살균·소독, 관련 원재료 폐기 및 종업원 건강상태 확인 등 응급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식중독 발생 장소, 발생 인원, 원인 음식물, 음용수, 조리기구, 환자 가검물 등 검체 채취 및 검사를 해야한다.

이 경우 자체적으로 처리하기 곤란하거나 지원이 필요한 경우 시·도역학조사반에 지원을 요청하고 시·도역학조사반 역시 자체 처리가 곤란할 경우 중앙역학조사반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음식물 섭취지역과 식중독 환자 발생지역이 다른 경우 식중독 발생 보고를 받은 시·군·구는 음식물 섭취지역 관할 시·군·구에 즉시 통보하여 음식물 섭취업소에 대한 응급조치가 가능하도록 대처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식중독 사고에 대한 역학조사를 다루고 있는 시·도역학조사반이나 중앙역학조사반의 역학조사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즉 식중독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일선 기관의 늑장보고는 물론 역학조사를 위한 가검물 채취 등 일련의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가 하면 필요한 각종장비가 노후됐거나 제대로 확보되지 못한 곳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식중독에 대한 신속처리·원인규명,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관련 인원은 물론 장비의 보강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보건당국은 식중독 원인균 검사 확대 및 기능 분담을 위해 식중독 원인균 검사를 기존의 살모넬라, 황색포도상구균, 병원성 대장균, 장염비브리오 등 4종에 리스테리아,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갬피로박터, 바실러스 세리우스 등 4종을 포함시켜 모두 8종으로 확대 실시하고 있다.

올 들어 4월말 현재 35건 2천825명 식중독

식약청은 올해 1~4월말까지 집단급식소와 음식점 등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고현황을 공개했다.

식약청 집계에 의하면 올들어 4월말까지 총 35건의 식중독사고로 2천825명의 환자가 발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건수로는 46%, 환자수로는 161% 증가했다.

지난달에도 식중독 사고가 잇따라 5월 환자수까지 포함시키면 벌써 지난해 전체 환자수(2천980명)를 넘어섰을 것으로 식약청은 보고 있다.

또한 식중독의 원인균으로는 선진국에서 자주 발생하는 바이러스가 11건(환자 1천94명), 월별로는 3월에 26건(환자 2천 525명)으로 가장 높았다.

식중독 발생이 높은 지역과 장소로는 서울이 14건(환자 1천 552명), 학교 집단급식소가 20건 (환자1천 895명)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원인균에 의한 식중독 발생현황을 살펴보면, 우선 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 발생은 2001년 3건(환자수 935명), 2002년 1건(환자수 137명), 올들어 4월말 현재까지 11건(환자수 1094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또 장염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인 살모넬라로 인한 식중독 발생은 2001년 13건(환자수 561명), 2002년 25건(환자수 589명), 2003년 4월말 2건(환자수 67명)으로 증가했다 감소했고, 날어패류를 통해 감염되는 장염 비브리오균에 의한 식중독 발생은 2001년 14건(환자수 254명), 2002년 10건(환자수 188명), 올들어서는 발생하지 않았다.

끓여도 독소가 파괴되지 않아 주의을 요하는 황색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 발생은 2001년 9건(환자수 363명), 2002년 8건(환자수 370명), 2003년 4월말 4건(환자수 109명)이며, 수시간 상온에 방치된 고기, 야채, 쌀, 스프 등에서 포자의 발아로 세균이 증식되는 바실러스 세레우스에 의한 식중독 발생은 2002년 1건(환자수 20명), 2003년 4월말 1건(환자수 3명)으로 나타났다.

식약청은 식중독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 음식물·손·주방기구 등은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고 음식물은 가열 조리하여 바로 먹을 것을 권하고 있다.

또한 열에 약하고 저온에서 잘 번식하지 못하는 식중독 균의 특성상 음식물은 냉장·냉동 또는 뜨겁게 보관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청은 앞으로도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음식점이나 급식소 명단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