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가격 불구 유명 백화점 주문 쇄도
치약.비누.사탕 등 관련 상품도 상품화
"미친 사람이 아니면 사실 못하지요. 합성첨가물을 전혀 쓰지 않고 프로폴리스를 추출하는 데에만 4년이 걸리니 말을 다 했지요."
프로폴리스 곶감을 개발한 경북 상주시청 공무원 신인석(50)씨는 자신을 가리켜 '프로폴리스에 미친 사람'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2009년 12월께 처음으로 프로폴리스 곶감을 개발해 전국의 곶감 농가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주지역 농민들은 곶감을 만들 때 곰팡이가 번식하는 것을 막고자 유황으로 훈증하지만 이 방법은 곶감에 유해물질인 이산화황이 잔류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그는 대안을 모색하다가 항균 기능이 있는 프로폴리스를 곶감 제조에 접목했다.
프로폴리스는 벌이 벌집 틈새를 메우고 세균이 침투하지 못하게 하는 데 사용하는 끈적끈적한 물질로 항균ㆍ항산화 등의 기능이 있다.
이런 프로폴리스를 감 겉면에 뿌려 만든 프로폴리스 곶감은 곰팡이가 피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곶감의 고운 색과 뛰어난 맛, 프로폴리스 특유의 솔향까지 더해져 소비자 사이에서는 말그대로 명품으로 꼽힌다.
프로폴리스 곶감은 개당 1만2000여원으로 1개에 1000~3000인 일반 곶감과는 가격 차가 크다.
가격이 비싸지만 유명 백화점의 주문이 이어지면서 판매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프로폴리스 곶감이 비싼 이유는 프로폴리스 자체가 비쌀 뿐만 아니라 추출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합성첨가물을 이용하면 벌집에서 쉽게 프로폴리스를 추출할 수 있지만 그는 손쉬운 길 대신 일일이 냉동창고에서 손으로 추출하는 어려운 길을 택했다.
여기에 걸리는 시간이 4년이고 수작업 횟수가 50여회다.
그는 "친환경 상품만이 앞으로 외국 농산물의 공세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해 수작업을 고집했다"고 말했다.
그가 프로폴리스에 빠져든 것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1세 때 양봉을 하면서 꿀벌을 연구하기 시작한 신씨는 공무원이 된 이후에도 퇴근하고서 연구를 거듭했고, 프로폴리스의 약리작용에도 관심을 두게 됐다.
그러다 프로폴리스 곶감까지 개발하기에 이른 그는 프로폴리스의 효능을 농산물에 접목하고자 속리산프로폴리스영농조합에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10명의 양봉인으로 구성된 이 조합은 전국의 프로폴리스 절반 가량을 수매할 정도다.
신씨와 영농조합은 최근 연구를 거듭한 끝에 곶감뿐만 아니라 프로폴리스를 활용한 치약과 사탕, 샴푸, 비누 등도 개발해 상품화했다.
냉동창고에서 작업하느라 추위를 이겨내고자 머리도 기른다는 그는 "앞으로도 곶감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폴리스 제품을 개발해 세계적인 명품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