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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추억을 팔아라"

‘자이언트’, ‘제빵왕 김탁구’ 등 70~80년대를 배경으로 한 TV드라마들이 인기를 끌면서 그 시대 먹거리, 의상, 생활용품 등 드라마 배경을 소재로 한 제품들 인기가 대단하다.

이러한 ‘레트로(retro, 복고)’열풍으로 식품업계에서는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향수마케팅’이 한창이다.

최근 제빵업계에서는 앙금빵, 단팥빵 등 옛 추억을 떠올리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부쩍 늘었다.

크라운 베이커리는 크림단팥빵, 소보로빵, 슈크림빵 등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 생산량을 종전보다 2배 가량 늘리고 별도 매대를 준비해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진열 구조도 변경했다.

파리바게뜨는 제빵 소재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소개된 빵을 그대로 제품화한 '주종봉단팥빵', '배부른보리밥빵' 등을 지난달 28일부터 시판 중이다. 또한 삼립식품도 드라마의 주 배경이 된 70~80년대 인기를 끌었던 단팥빵, 크림빵 등 김탁구빵 시리즈를 새롭게 지난달 출시했다.

제빵업계의 이러한 복고 열풍이 먹거리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연양갱, 크라운산도, 쌀고추장 등과 같이 전래의 맛을 재현한 제품의 판매량이 급속히 늘고 있다.

1945년 출시 이후 65년간 추억의 영양간식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온 해태제과 ‘연양갱’은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대비 20% 가까이 상승했다.

해태제과는 이 여세를 몰아 출시 당시 제품에 가깝게 디자인한 ‘연양갱 Classic’을 일부 할인매장을 통해 ‘추억의 올드 브랜드’라는 컨셉으로 선보였다.

1961년에 출시되어 49년 이상 큰 사랑을 받아 온 장수 비스킷 ‘크라운 산도’의 클래식 버전으로 매년 한정된 물량만 생산하는 ‘크라운산도 Classic’의 경우도 올해 20% 추가 매출을 올렸다.

원래 쌀로 만드는 전통 고추장을 재현한 복고풍 제품인 대상의 ‘청정원 순창 우리쌀로 만든 고추장’도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대비 20% 이상 상승했다.

한편 동아오츠카는 70년대 유행했던 CM송과 함께 당시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 ‘오란씨’의 TV광고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하늘에서 별을 따다 하늘에서 달을 따다 두 손에 담아 드려요~' 친숙한 CM송 광고를 내보낸 후 ‘오란씨’ 매출은 30%나 신장했다.

출시 24주년을 맞은 한국야쿠르트의 스테디셀러 용기면 '도시락'도 러시아에서의 활약이 국내 언론에 소개된 이후 20%가량 매출이 신장하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지 주목된다.

한국야쿠르트는 출시 초기에 배우 태현실씨를 패키지 모델로 기용하여 30대 이상 세대들에게는 추억의 라면으로 기억되는 이 제품의 ‘고객 모델 선발’ 공모를 이달 중에 실시하는 등 활발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크라운베이커리 마케팅부 홍미진 팀장은 “인기리에 방영 중인 70~80년대를 그린 드라마들의 영향으로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 의욕이 넘치고 있다”며 “당분간 식품업계에서는 ‘옛 명성’을 되살리기 위한 복고 브랜드 열풍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