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강원 최대 곡창지역인 철원평야 농민들이 벼베기 적기를 놓치고 있어 안타까워하고 있다.
2일 철원군과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철원지역 벼베기 진척율은 35%으로 지난 해 90%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철원에서는 8월 한달 동안 23일 간 비가 내렸으며 9월 들어서도 13일이나 비가 내렸다.
또 8월 초부터 9월 말까지 일조 시간은 197.8시간으로 평년 354.9시간에 비해 부족한 형편이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한창 벼 수확기를 맞았지만 잦은 비 때문에 벼가 미처 마르지 않거나 콤바인이 논에 빠져 제대로 수확하지 못하고 있으며 쌀 품질까지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비가 자주 내리면서 철원평야의 10% 가량의 벼가 쓰러지는 도복피해가 발생해 수확작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철원평야 벼베기가 늦어지가 수확작업에 나섰던 남쪽지역 농민들이 고향의 벼를 베기 위해 떠나면서 농기계가 부족해지는 문제도 날씨와 함께 벼 수확을 더디게 만드는 장애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벼 수확이 지연되면서 농민들로부터 벼를 사들이는 일부 농협에서는 10일 이후에는 철원 농민들이 주로 심고 있는 오대벼를 값이 떨어지는 일반미 가격으로 수매할 계획이어서 농민들이 한 숨을 쉬고 있다.
농민 유정복(45.갈말읍 신철원리) 씨는 "작년에는 이 때쯤에는 거의 벼를 다 수확했었는데 올해는 비가 내리면서 콤바인 수확작업이 자주 중단된다"면서 "농민들의 고의가 아닌데 날씨 때문에 벼 수확이 늦어지면 밥맛과 품질이 떨어질 것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철원군 관계자는 "벼를 적기에 수확하지 못하면 싸라기 비율이 높아지고 미질이 떨어진다"면서 "비가 내려 수확작업이 어려움이 많지만 가능하면 서둘러 수확해 고온이 아닌 저온에서 말려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