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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은실의 맛집 멋집] 카페 어린왕자

누구나 '로맨티스트'가 된다 - 카페 어린왕자


여름 밤이면 매미소리 들리고 논에선 개구리 목청 높아 울어재낀다. 풀벌레 노래 소리까지 합쳐져 부드러운 통기타 반주에 더욱 어울린다.

가을 낮엔 황금빛 들녘이 여유로운 마음을 더욱 한가하게 만들고 하얗게 눈 덮인 겨울엔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그곳에 가면 저절로 로멘티스가 되고 시인이 된다. 아무리 무딘 사람의 입에서도 사랑의 언어가 나오고 때론 주인장의 라이브 음악에 맞춰 노랫가락이 흘러나오게 된다.

그곳이 바로 라이브 카페 ‘어린왕자’다.
어린왕자의 순수한 마음을 담고 싶어 붙인 카페 ‘어린왕자’는 그런 곳이다. 여느 카페처럼 화려한 네온사인도 없이 그저 들녘 한 켠에 다소곳이 자리 잡고 있는 ‘초원위의 집’이다. 그래서 사시사철 새로운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자연경관도 경관이지만 카페 안으로 들어가면 마치 내가 지어놓은 별장 거실에 온 것처럼 편안한 느낌이 든다. 화려하진 않지만 아기자기하고 편안한 실내장식 탓에 영업 오픈 시간에 와서 문 닫을 때까지 커피 한잔 마시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가 가는 손님도 있을 정도다. 그만큼 분위기도 편하지만 주인장의 손님 대하는 태도 또한 편안하다는 뜻이다.

누구나 이곳에 오면 금방 주인과 친구가 되게 마련이다. 40대중반의 나름대로는 산전수전 다 겪은 듯한, 그래서 보는 이로 하여금 마냥 편안하게 만드는 환한 미소가 인상적이다. 밤새 같이 앉아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그녀에겐 어떤 주제의 이야기도 통한다.

거기다가 고등학교 때부터 갈고 닦은 노래솜씨는 손님을 압도해버린다. 그러니 누구나 친구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개업한지 4년이나 됐는데도 개업 초창기 손님이 지금도 단골로 남아있다.

그 주인장이 바로 우은실씨다. 주인장 우은실씨는 만능 엔터테이너라고 부르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카페에서 직접 노래를 하기도 하지만 인터넷 음악방송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글을 쓰기도 한다. 본지의 바로 이 맛집 멋집 코너의 전문기자로서의 활동도 하고 있다.

연인과 함께 가서 마냥 부담 없이 죽치고 앉아 있어도 될 정도로 편안한 카페이지만 옆구리가 허전한 사람들은 혼자 가서 주인장을 친구 삼아 음악을 즐기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도 이 카페만이 가진 장점이다.

가을이 가기 전에 진한 가을 색 커피 한잔의 향을 ‘어린왕자’에서 만끽해보심이 어떨까. 나도 이번 주 마감이 끝나면 다시 그녀를 만나러 갈 것이다. 그녀가 타주는 커피향이 그립고 가을밤 풀벌레 소리가 그립고 그녀의 환한 미소가 그리워서...

카페 어린왕자는 자유로에서 성동IC로 빠져서 5.7킬로미터 직진을 하다가 좌회전을 하면 맥금동 버스 종점보이는데 마을로 들어가는 골목길을 따라 50미터 쯤 가면 있다.

전화 031-944-7657

김병조 기자/bjkim@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