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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급식관리협회 박홍자 신임 회장을 만나다

“급식사업자는 자기 노하우로 성취감 맛보는 사명감 가져야”

회원사 전체 질적 업그레이드로 난국 타개
홍보기능 강화, 대외 인식 제고위해 노력


(사)한국급식관리협회의 사령탑이 바뀌었다. 창립 이후 4년 동안 줄곧 회장을 맡아온 임채홍 회장이 물러나고 박홍자(맛샘캐터링 대표) 회장 체제로 새로운 출범을 했다.

업계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해소해야 함과 동시에 학교급식의 직영전환 추세 등과 관련해 맞서 싸워야 하는 매우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된 신임 박홍자 회장이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는지, 편집국장이 직접 만나보았다.

김병조 편집국장 : 우선 회장 선임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떻습니까.

박홍자 회장 : 어깨와 마음이 다같이 무겁습니다.

: 마음까지 무거운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을 자식같이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고, 또 위생안전에 만전을 기할 수 있을까를 모든 업체들이 고민하고 있는데도 작년에 이어 올해 또다시 식중독 사고가 많이 발생함에 따라 고객만족을 못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한국급식관리협회가 위탁급식의 모범이 돼야겠다는 생각에 우선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무거운 것은 모든 업체들이 전문성을 갖추면 위탁급식이 참으로 좋은 운영방식인데 업체간에는 편차가 좀 심하다는 점에서 어떻게 하면 협회 소속 모든 회원사들이 잘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보니 그렇습니다.

: 박 회장님 체제로의 새로운 출범이 갖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회장님의 각오는 또 어떤지요.
:업계가 그야말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습니다. 단체급식 시장 자체는 확대돼 나가는 추세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급식의 질이나 안전성에 대한 고객의 요구 또한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전임 임채홍 회장을 중심으로 한 지난 4년간의 1기 집행부가 협회의 기초를 다지는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급변하는 환경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집행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또한 업계 내부적으로는 협회가 명실상부한 업계 대표 단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과제를 풀기 위해 새로운 회장 체제가 필요했다고 봅니다. 회원사들은 물론 업계 전체가 열망하는 이런 과제를 하나씩 풀어나감으로써 업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 밀알이 되고자 합니다.

: 취임도 하시기 전부터 협회와 업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시군요. 그런데 실례가 될지 모르지만 그동안의 협회 운영 형태를 지켜본 결과 회장이 바뀌었다고 뭐 달라질 게 있겠는가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회장님이 취임하신 이후에 협회는 이런 면에서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뭡니까.
: 우선 업체의 수준을 상향 평준화 시켜나갈 것입니다. 메뉴나 식단개발, 물품구입, 급식지도 등에 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자율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급식의 질을 향상시켜놓겠습니다. 또 하나는 현재 협회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업체들도 모두 참여하도록 해서 협회가 업계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협회가 되도록 만들어 놓겠습니다.
: 협회가 창립된 지 4년이 지났습니다만 그동안의 행적을 보면 다소 실망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속력도 약하고 내부갈등도 심한 편이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지금까지 협회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한마디로 말해서 뭉치려는 힘이 없었습니다. 이유는 사랑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화합이 안됐던 거죠.

: 그렇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있을 것 아닙니까.
: 정부의 학교급식에 대한 직영전환 때문이죠. 가뜩이나 어려운 사업 환경 속에서 정부가 위탁운영 중인 학교에 대해 무리하게 직영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업체들로 하여금 의기소침하게 만들었고, 또 그러한 움직임에 대해 협회가 제대로 대응을 해오지 못한 것이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 그렇다면 박 회장님께서는 협회에 소극적인 업체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는 무슨 묘책이라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 협회 소속 회원사와 비회원사간의 차별화를 시켜나가겠습니다. 협회 회원사가 되면 어디서든 공인받을 수 있는 업체라는 인식을 갖게 할 생각입니다. 회원사들에 대한 교육과 정보교류를 통해 회원사 전체의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협회 소속 회원사라는 자체가 업체 입장에서는 자부심을 갖게 하고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생각입니다.

: 협회의 기능 중에서 그동안 미흡했던 부분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특히 회장님이 개선시키고자 하는 기능이 있으실 텐데요.
: 홍보 기능이 아주 미약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위탁급식은 학교급식 등 단체급식 발전에 기여한 공이 엄청납니다. 그런데도 일부 업체의 불미스런 일로 마치 업계 전체가 문제가 많은 것처럼 비쳐지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진실 그대로, 사실대로만이라도 알려진다면 더 이상 바랄 바 없다는 정도의 심정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협회 사무처의 대외홍보 기능을 대폭 강화해서 선의의 업체들이 마녀사냥식의 여론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 협회에 대한 이야기는 그 정도로 하고 이제 단체급식 산업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보죠. 우선 회장님도 사업자의 한 사람으로서 단체급식에 대한 특별한 철학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급식사업에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급식사업자는 돈을 번다는 생각보다 자기 노하우로 성취감을 맛보고 사회를 위해, 고객의 건강을 위해 봉사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아주 훌륭한 철학을 갖고 계시는군요. 많은 사업자들이 회장님과 같은 생각만 갖고 있다면 좋겠습니다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회장님이 보실 때 현재 단체급식 업계가 안고 있는 당면과제는 무엇인지,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복안은 무엇입니까.
: 급식업계가 안고 있는 문제 중에 심각한 현실은 과당경쟁으로 인한 단가문제라고 봅니다. 사실 먹는 음식을 갖고 입찰을 한다는 자체가 문제가 있습니다. 협회 회원사들이 급식사업에 대한 제대로 된 철학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을 해 나갈 생각입니다. 그리고 과당경쟁 체제가 아니라 선의의 경쟁을 통한 제값받기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가령 질적 차별화를 통해 현실적인 단가를 적용해 서비스하는 회원사에게는 협회 차원에서 지원하는 방법 등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 공감합니다. 저도 오늘 회장님이 운영하는 위탁급식소에서 식사를 해봤습니다만 급식의 질에 비해 가격이 너무 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식중독 사고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많은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문제는 원인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유사한 사고가 되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슨 대책이 없을까요.
: 식중독 사고가 날 때마다 원인이 밝혀지지도 않은 가운데서도 업체들이 죄인 취급을 당하고 있는데 사실 식중독 사고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습니다.

가령 학교급식 현장에서의 경우만 보더라도 급식 자체에 의한 것도 있지만 학생들 스스로의 위생문제나 정수기에 의한 사고, 또 매점이나 반입 음식 등 급식 외적인 요인에 의한 사고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다각적인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회원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까.
: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될 때 신뢰받고 사랑받는 협회가 되리라고 봅니다. 폐쇄적이 아니라 개방적인 자세를 가져야 전체가 살 수 있다고 봅니다. 가진 자가 나눠주는 마음으로 자율교육을 통해 부족한 업체의 수준을 높일 때 업계 전체가 공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업적으로 어려울 때이지만 꿈
과 비전을 갖고 용기를 잃지 말기를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묵묵히 일하면 언젠가는 인정을 받을 때가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끝으로 회원사 여러분의 협회에 대한 적극적인 동참과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박홍자 회장의 사업체 맛샘캐터링이 위탁 운영하는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구내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어 보았다. 첫 눈에 밥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을 목격했다. 아니나 다를까 질 좋은 김포미를 쓰고 있었다. 참 맛있고 깨끗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가격은 구내 직원 2,500원, 외부인은 3,000원 밖에 받지 않았다.

더욱 놀란 사실은 구내 검찰 직원은 140명에 불과한데 이용자는 하루 보통 500명 전후라는 것이었다. 외부인들의 이용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경쟁사가 운영중인 옆 건물의 직원들까지 이 식당에 와서 밥을 먹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것이었다.

박 회장은 처음 이 구내식당을 운영할 때의 급식단가가 2,000원으로 매월 적자를 보는 상황이었는데 검찰청에서 2년도 안된 시점에 단가를 스스로 두 번이나 올려 줘서 지금은 2,500원이 됐다고 전했다. 그리고 입에 입을 타고 소문이 퍼져 곳곳에서 위탁 의뢰가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급식사업자는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 자기 노하우로 성취감을 맛보는 사명감을 가져야한다”고 말한 박 회장의 급식에 대한 철학이 새삼 가슴에 와 닿았다.

박 회장은 급식시간에는 항상 학교든 산업체든 급식현장에 가있다. 고객들에게 엄마의 손길과 같은 정성을 직접 전해주기 위해서다. 정성을 다해 최선을 다한 사업자로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까지 받은 바 있다. 그런 박 회장이 이제 (사)한국급식관리협회 사령탑이 됐다.

남자도 아닌 여자로서, 또 많은 업장을 가진 대기업도 아닌 중소업체의 대표에 불과하지만 박 회장이 가진 급식철학과 급식현장에서 확인한 고객만족을 위한 정성과 노력을 볼 때 협회 회장으로서의 성공도 믿어 의심이 가질 않는다.

김병조 편집국장/bjkim@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