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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카드 수수료율 전면 시행, 통신사 등 반발

99.98%는 확정…금융당국 불합리한 요구엔 강력 대응

242만개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을 합리화한 새로운 수수료율 체계가 전면 시행됐다.

매출액 기준 업계 1위인 롯데쇼핑을 비롯해 가맹점 99.98%가 최종 수수료율을 확정했다. 그러나 통신사 등 대형·일반가맹점 400개는 새 수수료율이 너무 높다며 이의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당국은 이번 주 서면검사를 시작으로 연말이나 내년 초 특별·집중점검을 나가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카드사와 계약한 가맹점 242만개 가운데 극소수를 제외한 거의 모든 가맹점이 새로운 수수료율 체계에 따라 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수수료율을 두고 카드사와 마찰이 예상됐던 대형가맹점 가운데 협상을 타결한 곳은 롯데쇼핑, 신세계, 이랜드리테일, 옥션, 현대ㆍ기아차, 현대홈쇼핑, CJ오쇼핑, 신라면세점, 전체 보험사와 골프장경영협회산하 골프장 270개 등이다.

대형 병원도 속속 협상을 마무리했다. 삼성의료원과 부산대병원은 협상을 타결했으며 서울대병원은 삼성카드와, 경희대병원은 현대카드와 각각 협상을 매듭지었다. 병원과 나머지 카드사의 협상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마트는 홈플러스가 곧 타결될 예정이고 가장 주목을 받은 코스트코는 최종 수수료율을 결론지어 사실상 협상이 끝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미국계 코스트코는 성탄절을 끼고 있어서 아직 본사와 조율을 하지 못한 상태다. 연내 또는 늦어도 내년 초에는 결론을 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대형가맹점 수수료율은 개편 전 1.5~1.7%에서 1.7~1.9% 수준으로 인상된 것으로 추정된다. 카드결제 시스템 유지를 위한 최소비용 등도 대형가맹점이 부담한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통보한 수수료율에 반발해 이의신청을 한 대형ㆍ일반가맹점 400곳이다.

대표적인 곳이 SKTㆍKTㆍLGU+ 등 이동통신사다. 항공사 `빅2'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카드사와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대부분 협상을 끝낸 저가항공사들과 대조적이다.

일부가맹점 중에서는 대형식당이나 병원 등 매출액이 수백억원에 달해 수수료율이 오르게 된 곳이 반발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이의신청을 받은 카드사는 10일 이내에 조처해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이의신청한 가맹점과 협상을 계속 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신 체계에 맞는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통신비는 국민 생활에 밀접한 만큼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며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통신사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 관계자는 "통신사는 민간 독점사업자인데다 통신비에는 게임비 등도 들어가 있다"며 "신 체계는 수수료를 더도 덜도 내지 말라는 것인데 통신사만 예외를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통신사도 기존 가입자는 카드결제를 허용하되 새로운 가입자는 될 수 있으면 계좌이체로 통신비를 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금융당국은 거의 모든 가맹점이 최종 수수료율을 확정함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부터 특별ㆍ집중점검에 나선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주 중 최종 수수료율 협상내용을 서면점검한 다음 연말이나 내년 초 현장점검을 나갈 계획이다.

최종 수수료율이 적합한지 대형가맹점이 카드사에 수수료율 경감을 이유로 다른 요구를 했는지, 협상 과정에서 부당행위는 없었는지, 영세가맹점 중 억울하게 빠진 곳은 없는지 등이 점검 대상이다.

카드 결제승인 대행사인 밴(VAN)사 수수료를 합리화할 방안도 찾는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밴사 수수료 때문에 소액결제가 많은 영세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이 큰 것으로 보고 이를 절감할 방안을 찾도록 특별지시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밴사 수수료 합리화를 비롯해 카드시장을 둘러싼 불합리한 요소를 없애 궁극적으로는 가맹점의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