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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밥 사례 못봤나...농협, 수입쌀 제품 버젓이 판매

농협몰.하나로마트서 수입쌀 99% 떡류 제품 팔아
농업계 "이익에만 몰두, 수입쌀 가공품 매년 늘어"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수 년 째 계속되는 쌀값 폭락으로 농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농민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설립된 농협에서 수입쌀 제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어 논란이다. 


14일 푸드투데이 취재 결과, 농협몰와 일부 하나로마트에서 수입쌀을 사용한 떡류 제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농협경제지주가 운영하는 농협몰에서 '쌀떡국' 상품을 검색하면 '수입쌀 99%'를 사용한 제품을 버젓이 나온다. 지역 농축산물 판매확대를 위해 설립된 하나로마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역의 한 하나로마트 매장에도 수입쌀 쌀떡국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농협의 유통방식에 농민과 입점업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우리쌀 소비를 장려해야 할 농협이 수입쌀 제품 유통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쌀전업농중앙회는 "수입쌀 가공품이 늘어나고 있어 아쉽다"며 "2년 전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CJ, 오뚜기 등 식품업체 즉석밥에 대해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원료가 우리나라 쌀인줄 알았는데 수입쌀로 돼 있어 소비자 왜곡 등 이유로 업체가 국산쌀로 바꾸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하나로마트 입점업체 한 관계자는 "(하나로마트에)입점을 앞두고 있는 한 업체에서 제품 원재료에 수입쌀이 포함돼 납품 일정이 미루고 국산쌀로 변경하는 사례를 봤다"며 "입점업체는 지역의 농축산물을 최대한 이용하고 되도록 수입산은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농협 스스로가 수입산 제품을 판매하는걸 보고 황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나 쌀은 민감한 품목 아니냐"고 덧붙였다.


농업계는 국산쌀의 우수성 홍보과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쌀전업농중앙회는 "수입쌀보다 국산쌀의 가공 품질 우수성 등 소비자 인식이 좋아질 수 있도록 소비자 홍보 활동이 병행될 필요성이 있다"면서 "국산쌀을 쓰는 업체에 대해서는 정부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쌀은 대표적인 식량작물이지만 최근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의 '2023년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79년 135.6kg에 달했던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지난해 56.4kg으로 급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2018년~2022년 농가 부채 평균 금액은 3564만원으로 지난 조사 기간(2013~2017년) 2711만원 보다 31.4%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