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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소비자 물가안정 외면

환율하락 수혜 독식...밀가루 가격인상 눈치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곡물을 수입하는 CJ제일제당(대표 김철하)이 최근 원당가격 하락과 원달러 환율하락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인상에만 혈안이 돼 정작 소비자 물가안정은 외면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대한제분, 동아원, 사조해표 등 식품기업들은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국제 곡물가와 환율변동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된다.

6일 기획재정부와 농림수산식품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월중 국제곡물가격은 미국의 가뭄 영향으로 옥수수와 콩의 결실이 빨라지면서 수확시기가 앞당겨진 영향으로 9~10월 생산량이 일시적으로 평년보다 증가, 전월대비 소폭 하락했다.

게다가 지난 9월 14일부터 미국 중앙은행이 3차 양적완화(QE3)로 매달 400억 달러씩을 시장에 풀면서 국제곡물가격은 오히려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원당의 경우 지난해 3월 설탕값을 인상했을 때 보다 현재 시세는 12% 이상 떨어진 상태다.

여전히 러시아의 수출제한 가능성과 낮은 재고율, 기후여건 악화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신곡 출하량이 늘고 내년에는 재배면적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대두되고 있다.

한편,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30원 하락한 1085.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1년 9월 9일 1077.30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환율이 하락하면서 제당·제분·유지 등의 원료인 곡물 수입을 많이 하는 식품기업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곡물 수입이 가장 많은 CJ제일제당의 경우 환율이 10원 내릴 때마다 원료 수입가 인하로 인해 연간 100억원 이상의 환차익을 볼 수 있다. 올들어 환율은 고점 대비 100원 가량 하락했고 앞으로도 절상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환율하락에 의한 원가부담이 크게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CJ제일제당은 판매가격 인하 등 소비자와 수혜를 나누는 데에는 인색한 입장이다.

원당시세가 12% 이상 떨어졌지만 지난 9월 설탕값 인하폭은 불과 5%로, 물류비와 연료비 상승 때문에 원당시세 인하폭을 다 반영하긴 어렵다고 둘러댔다.

CJ제일제당은 환율이 떨어졌어도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밀과 대두, 옥수수 등의 애그플레이션으로 상승한 국제곡물가격의 반영이 다음달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엄살이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의 이익은 반대로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지난 8월 '다시다'와 '햇반' 등 매출이 큰 브랜드 제품 가격을 8~9% 수준 인상해 최소 연간 기준 250억원의 영업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바이오 사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3791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올해 말 밀가루 가격 인상 여지도 여전히 남겨둔 상태다.

제품 가격인상, 원당 가격하락, 원달러 환율하락 등 3중주 모멘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릴 때는 많이 올리고 내릴 때는 찔끔 내리는 그들만의 수혜 독식 때문에 제품을 애용하는 소비자들만 우롱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