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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TV] 떠나는 이의경 식약처장 "글로벌 넘버 원 세계 속 식약처로 도약해달라"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이의경 식품의약품처장이 1년 7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의약전문가로 돌아간다. 


이 전 식약처장은 2일 퇴임식에서 "대과(大過)없이 처장으로서의 직무를 잘 마무리할 수 있는 영광도 누리게 됐다"면서 "남은 아쉬움은 이제 외부의 전문가로서 우리 처를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대신하겠다"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 전 식약처장은 1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강립 보건복지부 1차관을 신임 식약처장으로 임명하면서 이날 퇴임했다. 그는 서울대 약대 출신으로 성균관대 약대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2019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 5대 처장에 임명됐다. 


이 전 식약처장은 "처장으로 보냈던 시간, 마음이 편했던 시간은 손에 꼽기가 어렵다”며 “부임하자마자 저를 괴롭혔던 인보사 케이주,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던 인공 유방 사건, 끊임없는 숙제를 던져 줬던 의약품 불순물 사건에다 겪어 보지 못한 스트레스를 알게 해 준 마스크 대란까지, 월요일의 이른 아침부터 일요일의 늦은 밤까지 잠시라도 고민의 시간을 게을리 하는 순간부터는
다음에 일어나는 일들은 쫓아가지 못할 정도로 복잡한 현안들이 이어져만 갔다"고 돌아봤다.


이어 “여러분들과 함께였기에 대과없이 직무를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며 “하지만 조금 더 정성을 더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다. 남은 아쉬움은 이제 외부의 전문가로서 식약처를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식약처의 더 큰 도약을 응원했다.

 


이 전 식약처장은 "지금 우리는 더 큰 꿈을 꿀 때"라며 "멀리 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식약처, 과학으로 대답하는 전문성 있는 식약처, 소비자나 환자를 중심에 두는 소통하는 식약처, 글로벌 넘버 원으로 도약하는 세계 속의 식약처를 꿈꾸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우리는 지난 마스크 대란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리 처의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며 "이제는 도약할 때이다.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꿈꾸는 식약처, 도약하는 식약처를 응원하며 저도 제 남은 모든 열정을 여러분들과 함께 할 것을 약속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6대 처장으로 임명된 김강립 신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취임식은 이날 오후 5시 식약처 대회의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의경 전 식약처장 퇴임사 전문>


사랑하는 식약처 가족 여러분!
오늘이 마지막 출근날입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 출근하던 때가 생각이 나네요.
처장 부임을 통보받자마자
긴급한 현안으로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경인청으로 첫 출근을 하였습니다.

무언가에 대해
처의 방침을 정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순간 당혹감이 몰려왔습니다.
주말에 출근이라니..
출근하자마자 우리 처 방침을 결정해 달라니..
이제 막 부임을 통보받고
아직 뭐가 뭔지 내용도 잘 모르는 상황인데..
지시, 방침, 보고 등등 생경한 용어들도 가득하고..

식약처장, 참 만만치 않은 시간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예상은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처장으로 보냈던 시간,
마음이 편했던 시간은 손에 꼽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부임하자마자 저를 괴롭혔던 인보사 케이주,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던 인공 유방 사건,
끊임없는 숙제를 던져 주었던 의약품 불순물 사건에다
겪어 보지 못한 스트레스를 알게 해 준 마스크 대란까지.

월요일의 이른 아침부터 일요일의 늦은 밤까지
잠시라도 고민의 시간을 게을리 하는 순간부터는
다음에 일어나는 일들은 쫓아가지 못할 정도로
복잡한 현안들이 이어져만 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제 고민의 시간 동안
우리 처 직원 모든 분들에게는
더 깊은 고뇌와 번민이 있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여러분 한분 한분의 고민과 땀방울이 모여
큰 열정을 만들어 갔고,
그 열정들이 더해져 현안의 파고를 넘어설 수 있는
우리 처의 저력을 이루어갔습니다.

언제나 긍정적인 마인드로 저를 지지해 주신 차장님,
본부와 평가원을 매끄럽게 이어 주신 원장님,
위기 때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주신 기획조정관님을 
비롯한 우리 처 모든 분들의
고민과 열정이 있었기에
어떤 난관도 용기 있게 헤쳐 나갈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였기에 
대과(大過)없이 처장으로서의 직무를
잘 마무리할 수 있는 영광도 누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처장이라는 직(職) 또한 사람이 하는 것이다 보니
그 때 조금 더 정성을 더했더라면 하는 
인간적인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분 한분의 고민에 귀 기울이고자 노력했건만
그 이야기를 다 듣지 못하고,
그 고민을 다 해결해 주지 못하고 떠나는 것은 아닌지
아쉬운 마음 가득합니다.

남은 아쉬움은 이제 외부의 전문가로서
우리 처를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처장으로서 겪었던 소중한 자산들은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인재들을 위해 아낌없이 나누고
우리 처의 발전을 위한 귀한 밀알로 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에게 어떤 말씀을 드릴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고민 끝에 ‘꿈’과 ‘정성’이라는
멋진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예전 밀리언달러베이비 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권투선수를 꿈꾸는 한 여성의 삶을
체육관장의 시선으로 관조하는 인상 깊은 영화였습니다.

당시 관장역으로 나온 
노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독백 속에
‘자기 자신만 볼 수 있는 꿈 때문에 모든 걸 거는거야’
라는 대사가 저를 가슴 설레게 했던 적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식약처 가족 여러분!

지금 우리는 더 큰 꿈을 꿀 때입니다.

멀리 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식약처,
과학으로 대답하는 전문성 있는 식약처,
소비자나 환자를 중심에 두는 소통하는 식약처,
글로벌 넘버 원으로 도약하는 세계 속의 식약처를
꿈꾸어야 할 때입니다.

이미 우리는 지난 마스크 대란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리 처의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습니다.

어려움이 있을수록 더욱 더 존재감이 높아져 가는
우리 처의 위상 또한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이제는 도약할 때입니다.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됩니다.
여러분들만 볼 수 있는 더 큰 꿈을 그리기 바라겠습니다.

아울러,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여러분들이 가진 모든 것을 걸고 정성을 다하여 노력하시길 당부드립니다. 
저는 “정성이 실력”이라고 믿으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 처 직원들이 가진
누구보다 뛰어난 역량과 열정이 더해진다면
그 어떤 외부의 도전도 우리의 열정 앞에선
사사로운 근심에 불과할 것이라 믿습니다.

꿈은 꿈으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꿈꾸는 식약처, 도약하는 식약처를 응원하며
저도 제 남은 모든 열정을
여러분들과 함께 할 것을 약속하겠습니다.

처장으로 보내던 지난 1년 7개월의 시간 동안
단 한 순간도 잊지 않고 항상 가슴 속에 간직했던 말로
여러분들과의 작별을 대신하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식약처 가족 여러분!
나는 여러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