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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명인의 김치이야기(9)

김치, 풀어야 할 숙제들

채소를 재배할 수 없는 겨울철을 대비하여 오래도록 저장하면서 이용할 목적으로 소금에 절이는 단순한 가공으로 개발된 김치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사용하는 재료가 다양해지고 제조설비나 가공방법이 현대화되어 오늘날의 김치로  발전되어 왔다.


김치가 현대인들에게 계속해서 사랑받고 세계화되기 위해서는 보다 과학적이고 위생적으로 안전하여 소비자들의 기호에 부합되는 김치를 만드는데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배추나 고추 등 원료의 빈번한 수급파동, 값싼 김치의 대량 수입으로 인한 국산 김치의 가격경쟁력 저하, 소금을 적게 먹자는 저염 캠페인의 일환으로 김치를 적게 먹자는 운동, 식생활 양상의 변화에 따른 김치의 역할 비중의 감소 등 풀어야 할 숙제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난관을 뚫고 국민의 사랑을 계속 이어갈 것인지 이런 저런 궁리를 해 보기로 하자.

 
첫째. 쌀밥, 된장국, 김치가 우리 식탁의 기본 메뉴가 되어 오고 있지만 빵, 면류, 그리고 각종 육류의 소비가 증가하는 식생활에서  김치의 비중이 감소되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인데 김치가 어떻게 달라져야 계속해서 인기를 유지 할 것인지를 식품학적인 면은 물론이지만 사회경제 문화적인 측면에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김치는 사용하는 주재료가 많아 그 종류가 300가지가 넘는데 그 종류의 체계적인 분류나 개념을 정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배추김치, 깍두기, 동치미는 모두 김치류에 포함시키고 있지만 모양이 다르고 맛이 다른데 따라서 명칭도 다르다.


배추김치만 하더라도 통배추김치, 포기김치, 보쌈김치, 맛김치, 김장김치, 백김치, 묵은지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만들어 팔고 있다. 이들의 사용하는 재료나 배합비율, 형태와 맛 등에 대하여 어느 정도 한계를 정립하여 소비자들이 알 수 있게 하여야 하겠다.


또 겉절이, 열무김치와 열무물김치, 나물김치, 생채김치, 짠지류 등은 김치류와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이렇게 명칭상의 분류 문제 뿐 만 아니라 여기에 들어가는 재료도 너무나 다양한데 기본 재료는 어느 정도 표준화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김치의 종류를 올바로 분류하고 그 개념을 정립하는 것은 김치를 현대화하고 세계화하는데 필수적인 것이다. 

 
셋째. 김치의 특징인 맵고 짠 맛을 어느 정도 줄여야 할까? 지금까지 저염화는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소금농도를 2%이하로 하는 것은 발효특성상 어려운 일이다.


매운 맛은 세계화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어서 백김치 형태의 맵지 않은 김치를 개발할 필요가 있고 마늘냄새를 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넷째. 잘 익은 김치가 시어지지 않고 오래 보관 할 수 있어야 상품 유통기한이 길어져 수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아직은  김치의 산패방지를 위한 적절한 방법이 개발되지 못하여 냉장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회사에서는 김치발효균에 기능성을 부여하거나 맛을 좋게 한다고 하나 아직까지 산패방지를 위한 균은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산패도 김치의 발효균에 의해서 일어나므로 산패를 일으키는 균을 선택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상품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김치찌개처럼 다른 요리의 소재로 이용할 수 있는 응용요리 개발에 힘을 써야 할 것이다.


이것이 다른 나라의 음식과 화합하는데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돼지고기를 많이 사용하는 중국요리에 김치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된다.

 
여섯째. 김치는 포기김치를 가장 많이 먹고 있는데 썰어 먹기가 불편하다.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형태로 간편하게 만들어야하고 포장단위나 형태도 그에 맞추어야 한다.

 
이상 중요한 몇 가지 풀어야 할 문제들에 대하여 아주 단편적이고 포괄적으로 문제제기와 해결방안을  제시하였지만  이들 하나하나에도 많은 문제들이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


김치가 온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세계화가 더욱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온 국민, 김치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정부당국이 합심해서 부단한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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