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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명인의 김치이야기(6)

김치는 간이 맞아야 한다

김치는 간이 맞아야 숙성이 잘 되고 잘 익어 김치가 맛이 있다.


배추를 절이고 간을 맞추는데 소금을 사용한다. 소금은 공기나 물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물질이다.


즉 생체 중 체액의 삼투압 유지, 신경이나 근육의 활동 조절 등을 통하여 생명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소금은 짠 맛을 내는 조미료 일 뿐만 아니라 다른 맛을 강화하거나 억제하고 식품의 조직을 부드럽게 하며 식품재료의 성분을 용해하여 조직감을 내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간을 맞추어 음식을 먹는 것은 우리 몸에 필요한 염분을 섭취하는데 필요한 생리작용에 따라 자연스럽게 염분을 섭취하도록 하는 자연의 섭리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최근에 염분의 과다섭취가 성인병을 유발한다고 하여 적게 섭취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소금은 생명유지나 식품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성분이다.

 
소금은 체내의 영양소로서의 역할 뿐만이 아니고 조미료 및 보존료로서 채소가 생산되지 않는 겨울철에 채소를 소금에 절여 숙성시키는 김치의 보존 수단으로서 중요하게 이용되고 있다.

 
소금은 각종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하여 저장성을 부여하므로 배추나 그 밖의 채소에 소금을 뿌려 저장하면 썩지 않고 오래 저장할 수 있어서 겨울동안 소금에 절여 놓고 먹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소금에 절인 채소를 다시 행구어 소금기를 뺀 다음에 다시 양념하고 간을 맞추어 숙성시키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김치의 맛은 재료를 잘 선택하는 것이 첫째로 중요하고 그 다음은 잘 절이는 것이 중요하다. 소금에 절이는 것은 배추의 경우 숨을 죽이고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하여 저장성을 높이는 일이다. 지나치게 절여지면 소금이 많이 침투되어 너무 짜고 질겨지며 반대로 덜 절여지면 물이 많고 쉽게 시어진다.
 

배추를 절이면 부피가 줄어들고 조직이 부드럽게 되어 취급하기가 간편해진다. 또 탈수작용에 의해서 외부에 부착된 이물질이나 미생물이 쉽게 떨어져 나간다. 많은 미생물들은 식염에 내성이 약해서 세척과정에서 쉽게 제거되고 풋내도 어느 정도 감소된다.

 
절임류에 식염을 적게 사용하면 건강식인 절임이라는 이미지를 주고 소비의 확대가 기대되지만 식염을 적게하면 부패균의 억제가 어렵고 조직이 쉽게 연화된다.


김치와 같이 자연발효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멸균하지 않을 때 적어도 2%내외의 식염을 사용해야 하며 이 경우 식염은 김치유산균에 대한 경쟁 균들의 발육을 저 해함으로서  부패를 방지하며 김치젖산균의 발육을 보장해주어 정상적인 발효숙성 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냉장고가 없어 보관을 중요시하던 옛날에는 소금을 많이 사용하였으나 지금은 김치를 비롯한 절임류의 저염화 경향이 뚜렷하여 지난 10여년 간에 3%이상에서 2%내외로 낮아졌다. 

 
배추를 절이게 되면 일부 미생물이 제거되고 2~3%의 식염농도조건이 계속되면 내염성인 젖산균만 남고 그 밖의 잡균들은 점점 감소하게 된다. 또 이때 젖산균들 이 자라게 되면 유기산들이 생성되고 이들 산에 의해서도 잡균들은 죽고 그 대신 유산균들이 왕성하게 번식하기 시작하여 정상적인 발효가 진행된다.

 
식염의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서 김치의 식염농도를 어느정도로 낮추어야 하는지 는 그 한계를 정하는데 여러 가지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 있다.


우선 김치의 1인당 하루 섭취량이 얼마나되는지 살펴봐야 하는데  지금은 80g 이하로 감소 추세에 있다. 그만큼 그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김치의 재료는 섬유질 원료인 채소류인데 이들 섬유질은 다른 재료들과 달라서 나트륨을 체외로 배설하는 작용을 하므로 김치중의 염분이 그대로 섭취되는 것으로 산정해서는 안된다.

 
아무튼 옛날에는 저장수단으로 소금을 많이 사용하였지만 현재는 간을 맞추는 것이 더 큰 의의가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저염화 되어가고 있어 지금은 염도가 1.5~2%로 낮아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싱거운 맛 대신에 산도를 다소 높여야하고 보존성을 증진 시킬 수 있는 고추나 마늘등의 향신료를 사용하고 제조공정상의 세척공정을 강화하고 유통중의 온도관리를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모든 음식은 염 농도 즉 간이 맞아야 한다. 이 간이 맞는다는 것은 우리 몸에 그만큼의 염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장시설이 부족한 옛날에는 보존 수단으로 소금을 사용하는 염장법이 이용되었지만 지금은 건강이나 풍미를 위해서도 소금의 섭취를 줄여가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지만 간이 맞지 않는 음식은 음식으로서의 가치를 잃는 것이다.


특히 김치는 비롯한 간장, 된장, 젓갈 등  한국의 기본 음식의 필수재료인 소금의 역할에 대하여 보다 면밀한 연구가 이루어져서 음식에 따른 소금의 사용량 기준에 융통성을 가지고 관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