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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단체 "서울우유, A2우유 마케팅 중단하라"

"A2우유 단백질 단일 성분만으로 프리미엄 우유인 것처럼 소비자 호도"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소비자단체가 서울우유협동조합의 A2 우유 마케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12일 성명을 통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A2라고 하면 뭔가 고급스러운 이미지일지는 몰라도 실상은 다르다"며 "A2 마케팅으로 소비자 호도를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업계는 제품 다양화와 품질경쟁력을 위해 프리미엄 및 고급화 전략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A2 우유다. A2 우유는 모유와 흡사한 단백질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일반 우유 대비 소화 흡수율이 좋은 것이 장점이다. A2 우유는 소화가 쉽고 유당불내증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우유 시장 점유율 1위인 서울우유는 5년간 연구개발 끝에 A2 우유를 출시했다. 서울우유는 2030년 모든 유제품에 A2 원유를 사용하겠다는 목표다. 서울 우유를 비롯한 다수의 유업체들은 신성장 산업으로 프리미엄 우유, 일명 A2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우유가 출시한 A2우유 제품은 ▲서울우유 A2+ ▲서울우유 ABC우유 ▲서울우유 A2milk ▲서울우유 A2플러스 등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흰우유를 시작으로 A2 원유를 사용한 락토프리, 유기농, 강화우유 등을 내놓으면서 얼마나 가격 인상을 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A2 단백질 단일 요소 구성 외에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소화를 편하게 해주는' 우유와 차별점을 찾기 쉽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A2우유가 단백질 단일 성분만으로 마치 프리미엄 우유인 것처럼 마케팅하는 것은 소비자를 호도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우유는 이러한 마케팅 비용 대신 현재 지나치게 높은 A2 우유 가격을 10% 이상 낮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일반 우유와 A2 우유의 차이는 원유 속 단백질이 A1이냐 A2냐의 차이만 있을 뿐. 배앓이 없는 우유라는 수식어에 맞게 A2 단백질이 소화에 더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락토프리 우유보다는 못하다는 것이다. 즉 유당불내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A2 우유를 먹고 탈이 나지 않는다고 100% 확신할 수 없다. 


수입산 우유와 비교해 사육 환경 부분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소비자들은 최근 목초육, 목초방목 계란 등 방목 환경에서 자란 식품을 선호한다. 넓은 초원에서 방목해 젖소를 기르는 것이 기본인 수입 A2 우유를 국내 환경에서 뛰어넘는 건 쉽지 않다. 국내 A2 우유 가격 경쟁력도 문제다. 서울우유 A2+ 우유 판매가는 100ml당 504원으로, 서울우유의 일반 우유(370원)보다 134원 더 비싸다. 수입산 A2 우유와 비교해도 판매가가 144원 정도 높다.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1조 7529억 원이던 국내 흰우유 시장은 매년 위축돼 2023년 1조 6591억 원으로 감소했다. 2025년에는 1조 6000억 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우유 소비 감소에도 외국산 우유 수입은 급증하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외국산 우유 수입량은 2020년 1만 1476t에서 작년 3만 7404t으로 3년 사이 3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2만 6700t을 기록해 처음으로 연간 기준 5만t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산 우유 수입이 늘어나는 것은 싼 가격 때문이다. 대규모 젖소 목장을 운영하는 폴란드·호주 등에서 수입하는 우유는 L당 가격이 1500~1600원으로 국내산의 절반 수준이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26년이면 미국과 유럽산 유제품 관세가 0%가 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저렴한 외국산 우유가 무관세로 들어오면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국산 우유의 경쟁력이 빠르게 저하될 수 있다"며 "신제품(A2) 출시에 따른 지나친 가격 인상으로 2026년 밀려오는 해외 유제품에 대항해 A2·푸드마일리지·무지방 우유 등 마케팅 꼼수로는 더 이상 생존을 보장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우유 등 우유 제조사들은 자체 혁신 없이 지금처럼 신제품 마케팅을 통한 가격 인상이나 해외 멸균우유 흠집 내기에 급급하지 말고 자체 비용 절감 노력을 해야 한다"며 "이러한 노력 없이 소모적인 마케팅 비용에 따른 유제품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면 남은 길은 공멸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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