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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마을 배움나눔 지원사업②] 춘천의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하는 '춘천사암리농악보존회'

"농악과 공예라는 공통 관심사 통해 주민들과 음식도 먹고 소통에 행복"

 

[푸드투데이 = 황인선.노태영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15년부터 농촌 지역주민들의 교육, 문화,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농촌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농촌 교육․문화․복지(배움나눔)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동 사업은 전국 면 단위 이내 마을을 선정해 각 마을에서 필요한 교육, 문화, 복지 서비스를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토록 하기 위해 사전 프로그램 수요조사를 통해 기획, 설계, 운영까지 진행하는 농촌 맞춤형 복지체감 프로그램이다. 이에 푸드투데이는 농촌 교육․문화․복지(농촌마을 배움나눔) 지원사업에 선정된 우수사례 기관 10개소를 연재한다. 이번에는 꽹과리 소리만큼 벅찬 가슴을 안고 춘천 고유의 전통문화를 보전하고 계승하고 있는 '춘천사암리농악보존회'를 만나본다. <편집자주>


대룡산과 금병산이 병풍처럼 감싸고 그 안에 부채꼴 모양으로 들어앉은 아늑한 지역. 춘천시 중동부에 위에 자리하고 있는 동내면 사암리. 사암리는 복숭아로 유명한 동네로 알려져 있지만 또 하나의 명물 있다. 바로 '사암리농악'이다.


예로부터 춘천사암리는 농악으로 유명했다. 일제 강점기였던 1920년 이전부터 주민들의 놀이문화였던 사암리농악은 1928년경 연변으로 이주한 사암리 주민들에 의해 연변 농악의 뿌리가 됐다. 춘천문화원은 2012년 사암리 농악을 전승사업으로 선정, 복원 작업을 펼친 끝에 2013년 제25회 전국민속예술축전 강원도 대회에 춘천시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사암리농악을 발전, 계승시키고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6년 10월 '춘천사암리농악보존회'를 창단했다. 


최미선 사업담당자 인터뷰 "예전에는 농악을 배우는 사람이 아주 많았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나이가 들면서 하나 둘 몸이 아파 돌아가시고 그러다 보니 사암리농악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점점 없어졌다"며 "'더 이상 지체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2016년 사암리농악보존회를 창단했고 사암리농악을 알리고자 하는 지역주민들이 모여 공동체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사암리농악보존회 창단 배경을 밝혔다. 


마을주민 16명으로 구성된 춘천사암리농악보존회는 '농악교실'과 '공예교실'을 운영 중이다. 매년 4월 열리는 복사꽃 축제에서 농악 공연도 하고, 복숭아 시식도 하면서 전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지역 명물인 복숭아와 농악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바쁜 농사일에 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농악 배우기란 쉽지 않았다. 


최미선 사업담당자는 "농악을 보존하려는 의지는 있지만 강사에게 배우려니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농악 배우기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며 "마을 어르신들이 마을을 위해 재능기부도 많이 해주시지만 그것만으로는 농악을 계승시키고 발전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었다"고 말했다.


어려움을 겪고 있던 춘천사암리농악보존회에 농어촌희망재단의 '농촌 교육.문화.복지(농촌마을 배움나눔) 지원사업'은 '사암리농악'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선물 같은 존재였다.


농촌 교육.문화.복지(농촌마을 배움나눔) 지원사업을 통해 공동체가 합심할 수 있는 계기가 돼 마을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오선주 공동체 대표는 "농악과 공예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통해 주민들과 음식도 먹고 일상생활 이야기를 나누며 공동체와 어울려 함께 지낼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라며 "농어촌희망재단과 사암리농악보존회 공동체가 아니였다면 사암리농악보존회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예 수업은 공동체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됐다"며 "한 공동체 분은 77세 어르신인데 눈도 침침하고 이해력이 젊은 사람에 비해 떨어져서 사회생활에 있어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던 중에 공예 수업을 통해 많은 작품을 만들어 내며 자존감이 상승했다고 한다. 배움나눔 지원사업이 단순 공동체 활동이 아니라 농촌마을 주민들의 신체적, 정서적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준 고마운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춘천사암리농악보존회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암리농악의 판제 복원 및 상모, 농악에 필요한 잡색탈 공예를 완성해 사암리 농악만의 특색있는 농요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오선주 공동체 대표는 "젊은 사람들은 농악하면 시끄러운 음악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농악의 깊이와 뜻을 알게 되면 다를거라 생각한다"며 "지금은 지역 내 축제에서 공연하고, 재능기부 하는 수준이지만 언젠가는 춘천의 사암리 농악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에서 사암리 농악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그날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