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27 (목)

종합

[이슈점검] "전기.전자와 같을 수 없다"...대-중소 식품사 하도급기준 개선 목소리

공정위, 지난해 12월 19일 '대.중소기업 간 공정거래 협약 이행평가 등에 관한 기준' 개정
CJ제일제당.농심.동원F&B.대상.오뚜기.롯데제과.매일유업 등 식품업체 19개사 평가 대상
식품산업협회, 공정위에 건의서 제출..."전체 제조업 출하액 중 식품업 차지 비중 5.9% 불과"
"영세성 감안, 위생.안전성 최우선인 산업 특성 고려해 금융지원 배점 위생지원 보다 낮아야"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식품업계가 지난해 12월 19일 개정된 하도급 분야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 기준' 개선 필요성을 제기, 타 산업군에 비해 영세한 식품산업의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특히 식품산업은 무엇보다 위생과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 만큼 이에 맞춘 배점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는 공정거래 협약을 통한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의 효과가 대기업의 1차 협력사를 넘어 2차 이하 협력사까지 충분히 미치도록 지난해 12월 19일 '대.중소기업 간 공정거래 협약 이행평가 등에 관한 기준'(이하 공정거래협약)을 개정, 개정된 평가 기준은 올해 1월 1일 이후 체결하는 협약부터 적용되고 있다.


공정거래 협약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에게 자금.기술 등을 지원해주거나 법에 규정된 것보다 높은 수준의 거래 조건을 적용하는 것을 사전에 약정하고 이행하면 이를 공정위가 평가하는 제도다. 평가 결과 우수한 기업은 공정위 직권조사 면제, 하도급 거래 모범 업체 지정 등 인센티브를 제공받을 수 있다.


식품업에서는 올해 19개사가 평가를 받는다. 대상기업은 ▲남양유업, ▲농심, ▲동원F&B, ▲대상, ▲롯데제과, ▲롯데푸드, ▲매일유업, ▲빙그레, ▲삼양사, ▲오리온, ▲오비맥주, ▲오뚜기, ▲풀무원, ▲하림, ▲하이트진로, ▲한국야쿠르트, ▲해태제과식품, ▲CJ제일제당, ▲SPC삼립 등이다.


그러나 식품업계는 식품기업의 경우 2, 3차 협력사는 거의 없는 상황으로 1차 협력사 관련 상생협력 실적 취득이 어려워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평가대상 기업 서열화 문제 등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평가기준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크게 식품업 특성에 맞는 평가기준 마련을 위한 배점기준 조정과 국산 농수축산물 구매 확대 실적 가점을 중견기업 평가기준에도 동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영세한 식품산업...10인 미만 업체수 비중 91%
제조업 전체 출하액 중 식품 제조업 출하액 비중 5.9% 불과
OECD 국가 27개국 중 한국 식품산업 영업이익률 최하위권


국내 식품산업은 다른 제조업에 비해 영세성이 훨씬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실제로 한국식품산업협회(회장 이효율)에 따르면 식품기업은 10인 미만 업체수 비중이 91%로 영세 업체가 대부분이며 2017년 매출액 1조원 이상 대기업은 20개로 산업구조가 양극화 돼 있다.


매출액으로 살펴봐도 2017년 제조업 전체 출하액 중 식품(식료품+음료)제조업 출하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5.9%에 불과하다. 자동차, 전기·전자, 조선, 화학, 건설 제조업 대비 영세성이 큰 산업인 것이다.


국내외 여건도 녹록치 않다. 인구증가율 둔화, 시장개방 확대 및 유통환경 변화 등으로 내수시장에서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가공식품 수입도 확대 되고 있다. 실제 가공식품 수입액은 2000년 18억불에서 2018년 69억불로 늘어났다.


OECD 국가들과 비교해도 영세하고 경쟁력이 뒤쳐진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8년 OECD국가 27개국 중 한국 식품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위, 10위에 해당하나 기업 1개사 당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위, 20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기업의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25위로 최하위권에 그쳤다.


◇ '대.중소기업 간 공정거래 협약 이행평가 기준' 식품업 특수성 고려
위생.안전성 최우선...금융(자금) 지원(6) 배점 위생지원(5) 보다 낮춰야


이에 식품산업협회는 식품업 동반성장지수 평가대상기업 19개사와 간담회를 개최하고 해당 평가기준에 대한 식품업계 애로사항을 수렴해 지난 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번에 건의한 내용은 ▲금융(자금) 지원, ▲위생지원, ▲원물생산자 직접지원, ▲협력사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 정도, ▲국산 농축수산물 구매 확대 실적 등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식품업 협약평가 항목별 점수 배분 기준에서 금융(자금) 지원 6점을 4점으로 축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금융지원 규모 평가 시 각 기업의 매출액 대비 금융지원 규모를 평가하고자 마련된 것으로 기타 제조업 분야대비 식품산업의 경우 영세한 산업이므로 배정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식품업의 경우 안전성이 최우선돼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위생지원(5) 점수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위생지원과 관련해서는 해당 평가항목내 ‘청결도 개선을 위한 방서‧방충 작업, 생산 설비 청소 작업 등의 지원실적을 평가한다’의 평가기준은 해당 개선비용을 대기업에서 지원해주는 부분만 실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하고 대·중견기업이 협력사를 통해 제공하는 기술적인 위생점검 결과에 대한 개선사항을 작성하고 개선결과를 자료로 작성하고 있으면 실적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대기업-원료가공업체-원물생산자 3자간 계약거래 하는 경우, 원료 가공업체가 매입한 원료도 원물생산자를 통해 매입한 농수축산물이므로 사전계약 거래 확대 실적으로 인정해 줄 것을 건의했다. 현재는 원물생산자, 농업법인과의 거래실적만을 인정하고 있다.


협력사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 정도와 관련해 2차 이하 협력사가 거의 없는 식품산업의 특성을 감안해 배점 축소(2점→1점)와 함께 인건비‧복리후생비 지원 내역 제출 관련 협력사들의 임금정보가 기재된 원천징수이행상황신고서를 요청해 수령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상 경영정보 침해 우려가 있어 위법성을 검토해 개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기업이 협력사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복리후생 지원 제도가 있는지 등을 평가(정성)해 줄 것도 제안했다.


아울러 국산 농축수산물 구매 확대 실적 가점(1점)을 중견기업 평가기준에도 확대 적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국산 농축수산물 구매 확대 실적 가점은 농림축산식품부의 국산 농수축산물 구매확대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자 식품업계에서 자발적으로 건의한 평가항목으로 식품업 평기기준에만 적용되고 있다. 식품업 전체 평가대상기업 19개사 중 중견기업은 15개사다.


식품산업협회 관계자는 "식품업은 같은 하도급 분야에 있다고 해도 산업별 매출이 차이가 많이 난다"며 "식품업은 제조업 전체 출하액의 5.9% 밖에 차지 안하는 아주 영세한 가점 비교 대상이 안되는데 배점을 같은 하도급 분야 안에 있다고 해서 동일한 배점을 부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식품은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 항목"이라며 "위생지원을 가장 최우선으로 하고 금융자금 지원 점수로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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