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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식품Talk] 청주는 한국술일까, 일본술일까?


[푸드투데이 = 이하나기자] 여당 대표가 일식집에서 마신 술을 두고 때아닌 논란이 일었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당일인 지난 2일 일식당에서 마신 술 때문인데 '사케냐, 청주냐'를 두고 일어난 논쟁이다. 이 대표가 마신 술은 일본 술 '사케'가 아닌 국산 '청주'로 밝혀졌다.


청주가 일본 전통술? NO


청주가 사케랑 비슷한 일본 전통술인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청주는 우리나라 전통주로써 맑은 술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탁주에 비해 맑게 걸러낸 술을 청주라고 칭해왔다.


우리나라의 청주가 일본술로 오해 받게 된 원인은 일제강점기 때 일제통치에 따라 주세법이 시행되면서부터 일본술에 청주를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그 당시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의 탁주나 약주는 조선주라 따로 구분짓고 자기네들의 맑은 술은 청주라고 칭했었다. 일본인들이 일본식 청주를 이 땅에 보급하면서부터 수천 년을 이어오던 우리나라 전통주의 근간이었던 우리 고유의 청주가 그 정체성을 잃고 사라지게 됐다.



안타까운 것은 민족 항일기나 광복 후 일본의 주세법에서 벗어났지만 지금에 이르기까지도 청주를 일본식으로 빚은 맑은 술로만 생각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청주와 일본의 청주는 맑다는 점에서는 공통되지만 만드는 방법과 재료에는 서로 큰 차이를 보인다.


우리나라 청주는 쌀의 낟알을 그대로 부숴서 만들고, 밀가루와 섞어 반죽하여 떡처럼 만들어 사용하며, 절로 번식해 효모를 생성하기 때문에 누룩을 만들 때 밀을 쪄서는 안 된다. 이에 반해 일본의 청주는 쌀을 쪄서 불린 후 엿기름을 섞어서 만든 누룩을 쓴다. 이와 같이 제조법이 아예 다르기 때문에 생성되는 곰팡이도 다르고 효모가 생겨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원래 우리나라 청주는 우리 조상들이 주식으로 먹어왔던 쌀밥이 주된 술의 원료였고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조상의 제사나 차례때는 반드시 찹쌀이나 멥쌀을 이용한 청주를 빚고자 노력해왔다. 지금은 우리가 우리나라 전통주인 청주를 세계시장에 내놓을 수 있게 깊은 관심을 보여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