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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치킨 경제학 '통닭에서 치느님으로' 치킨공화국 대한민국

국내 1인당 닭고기 소비량 13.8kg, 국민 1인당 14만 마리 먹어
브랜드 300여개, 매장 수 5만 9000여개 맥도날드 매장 수 보다 많아
최초 치킨은 명동영양센터 '전기구이통닭', 최초 프랜차이즈는 '림스'
치킨계 혁명 '양념치킨' 원조는?...KFC, 교촌치킨 등 대형 치킨브랜드 등장
외식프랜차이즈 성공 신화 '제너시스 BBQ'...경쟁 치열 치킨전쟁 시작


1970~80년대 '통닭', '켄터기'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치킨이 어느새 대한민국 대표 간식으로 자리잡았다. 치킨 공화국(치킨+대한민국)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국민들의 치킨 사랑은 뜨겁다. 1997년 이후 줄곧 족발, 짜장면, 김밥 등에게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는 것만 봐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2017년 기준 국내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13.8kg으로 이는 국민 1인당 14만 마리의 닭을 먹은 셈이다. 


치킨이 1등을 하기 시작한 1997년은 IMF 외환위기와 맞아떨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나와 퇴직금으로 가장 쉽게 창업할 수 있는 것이 '치킨집'이었다. 다른 외식업에 비해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퇴직 후 가장 많이 하는 창업은 치킨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14년 통계를 보면 전국 치킨 전문점 수는 3만1529개. 이는 국내 편의점 수와 맞먹는다. 치킨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국내 치킨 브랜드도 다양하다. 


현재 국내 치킨 브랜드만 300여개. 전국의 치킨 전문점 매장 수는 5만 9000여 개에 이른다. 이는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2017년 기준 3만7000여 개) 보다 많다. 


후라이드에서 치즈치킨까지, 축구보러 왔다가 치맥까지 대한민국의 치킨의 역사를 뒤집어 본다.<편집자주>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 국내 최초 치킨 '명동영양센터' 전기구이통닭...최초 프랜차이즈는?


'치느님'이라 불리는 우리 국민들의 치킨 사랑. 거대한 치킨 공화국을 만든 프랜차이즈화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우리나라 치킨 역사의 시작은 서울 명동에 '명동영양센터'가 오픈하면서부터 시작된다. 명동영양센터는 당시 전기구이통닭를 선보였고 빙글 빙글 돌아가는 전기통닭은 월급날 아버지가 사오는 통닭으로 국민 기억 속에 그렇게 자리 잡았다. 


이 통닭은 1970년대 중반까지 유행하다 쇠퇴의 길을 걸었다. 백숙에서 전기구이로 기름 맛을 맛 본 소비자들은 튀김 닭의 맛에 빠졌다. 1971년 해표에서 식용유를 출시, 닭을 기름에 튀겨먹기 시작했는데 일명 '시장통닭'이 등장했다. 식용유에 닭을 통째로 넣고 튀기는 일명 '가마솥 통닭'의 인기는 거셌다. 



이후 국내 최초 후라이드 치킨집이 1977년 신세계백화점에 등장했다. 바로 '림스치킨'이다. 림스치킨은 구워 먹는 치킨에서 튀겨 먹는 치킨으로, 한 마리에서 조각 닭으로 판매하며 치킨 프랜차이즈의 역사적 큰 획을 그었다.


림스치킨은 마늘, 생강, 인삼가루를 넣은 '3G 파우더'로 큰 인기를 끌었다. 림스치킨은 이 파우더로 1983년 '뉴옥 국제발명전'에서 수상까지 하는 영광을 안았다. 당시 림스치킨의 통닭 가격은 2500~3000원 정도로 하루 일당과 맞먹는 비싼 음식이었다. (당시 고용노동 통계에 따르면 제조업 노동자 임금 월평균 8만7000원)


림스치킨은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때 초까지 고속도로 휴게소에 출점, 미국에 2개 점포를 열 정도로 그야말로 황금기를 보냈다. 당시 림스치킨은 후라이드치킨의 대명사로 통했다. 


치킨 시장은 거대화되기 시작했고 계속해서 승승장구 할 것 같았던 림스치킨도 양념치킨의 위력에는 맥을 못췄다. 림스치킨의 명성은 예전만 못하지만 현재도 가맹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국에 53개 가맹점을 두고 운영 중이다.



◇ 치킨계 혁명 매콤달콤 '양념치킨' 원조는 누구?


1980년대 말 등장한 양념치킨은 치킨계의 혁명이었다. 양념치킨의 매콤 달콤한 맛은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아떨어지며 대중 속으로 급격하게 파고 들었다. 


양념치킨의 원조를 두고는 여러가지 말이 많다. 1981년 대구에서 치킨집을 시작한 '페리카나'. 페리카나는 1982년 '페리카나상사'를 등록,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페리카나의 양희권 회장은 언론을 통해 자신이 양념치킨의 원조임을 강조하지만 양념치킨을 판매하는 치킨집 중 회사 등록이 가장 빨랐을 뿐, 사실 비슷한 시기에 처갓집양념치킨도 양념치킨으로 시장에서 경쟁 중이었다. 


1980년대 맥시칸치킨에 기계를 납품하던 공장장과 영업부장이 153유통을 설립해 만든 브랜드가 처갓집양념통닭이다. IMF 여파로 153유통이 도산하자 이를 체리부로가 인수했다. 실제로 법인이 설립한 것은 1988년이지만 체리부로에 인수된 2002년을 창업 시점으로 공식화하고 있다.


이후 멕시칸치킨 (1986), 처갓집 양념통닭 (1988), 이서방 양념통닭 (1989), 스모프 양념통닭 (1989), 멕시카나 (1989), 사또치킨 (1990) 등이 줄줄이 등장하며 양념치킨의 전성시대가 찾아온다. 이후 1991년 KFC, 교촌치킨 등 대형 치킨브랜드들이 나타나기 시작, 치킨 열풍을 이어갔다. 



교촌치킨은 경북 구미에서 10평 남짓 작은 가게에서 시작했다. 1995년 대구 태전동으로 사무실을 마련하면서 본격적인 프랜차이즈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1997년 말까지 30여 개 점포에 불과했지만 IMF를 거치면서 울산, 부산, 창원 등 영남권을 휩쓸고 1998년 충청권과 강원권까지 확장했다. 1999년 50호 점을 기점으로 매장은 급격히 늘어났고 현재는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 혜성처럼 나타한 제너시스 비비큐 그리고 네네.호식이 두마리치킨 등 줄줄이 등장


1995년 제너시스 비비큐가 등장하면서 치킨전쟁이 펼쳐진다. 


1995년 9월 경기도 연천에 1호점을 연 제너시스 비비큐는 매장 내 금연, 주류 포장 판매 원칙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가맹사업 시작 6개월 만에 100개, 4년 만에 1000개 가맹점을 오픈하는 성과를 거뒀다. 비비큐의 영향으로 치킨집들은 동네 호프집 이미지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비비큐는 '맥도날드 햄버거대학'을 벤치마킹 한 치킨대학을 2000년 만들었다. 이는 당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혁신적인 일이 였다. 창업을 위한 메뉴 조리부터 서비스, 마케팅 까지 A부터 Z까지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겠다는 것인데 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초기 자본금의 60%를 교육에 투자한 겁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무모한 경영방식이라고 비아냥 거릴 정도로 획기적인 사건이었습니다."(주상집 제너시스 BBQ 세계식문화과학기술원장)



치킨대학은 2000년도 경기도 광주에서 개관했고 2003년 9월 현재의 경기도 이천으로 이전했다. 석박사 출신들이 만드는 건강한 치킨을 콘센트로 내세우고 있는데 실제 30여명의 석박사급 전문 연구진들이 0.01%의 맛을 찾기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다. 


이같은 비비큐의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은 치킨 업계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비비큐를 뒤이어 네네치킨(1999), 호식이 두마리치킨(1999), 부어치킨(2005) 등 치킨 프랜차이즈업체가 줄줄이 등장한다. 


치킨집들은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특수를 맞이하는데 1만여 개 이르던 치킨집은 2002년을 기점으로 2만 5000여 개로 증가했다. 한국 대표선수들의 선전은 예상을 뛰어 넘었고 치킨집 사장님들은 즐거운 비명이 끊이지 않은 치킨업계의 호시절이었다. 당시 한 손에는 치킨, 다른 한 손에는 맥주를 든 풍경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2000년대 웰빙 바람을 반영한 굽는 치킨 즉, '오븐치킨'의 인기는 대단했다. 대두유로 튀기는 후라이드치킨의 트랜스지방 유해성 논쟁이 벌어지면서 아예 기름을 쓰지 않고 오븐에 굽는 치킨은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2005년 설립된 굽네치킨은 '오븐에 구운 건강한 치킨'이라는 이미지와 걸그룹 '소녀시대'를 모델로 쓰면서 단번에 무명 브랜드에서 탈출한다.


예전만큼의 인기는 아니지만 아직도 굽네치킨은 치킨 프랜차이즈 빅5 업체 중 하나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시즈닝을 이용한 가루 양념치킨이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는다. 허니버터칩의 영향으로 꿀을 넣은 치킨들이 반짝 인기를 얻기도 했다. 


◇ 치맥을 넘어 테마가 있는 카페형 매장 신 외식공간으로 자리매김


단순히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것을 넘어 이제는 테마가 있는 인터리어와 소품으로 꾸며진 카페형 매장이 새로운 외식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bhc치킨의 카페형 매장인 ‘비어존’은 2030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어존이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데 지난 2014년 비어존 구성비가 35%였던 것이 2017년에는 42%로 늘어났다.



BBQ도 2011년부터 카페형 매장을 선보였다. 2012년 3월부터는 카페형 가맹점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2016년엔 ‘BBQ 올리브 카페’를 론칭했다. 


교촌치킨은 현재 카페형 매장 비중이 전체 매장의 10% 미만이지만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확대할 방침이다.


소스도 다양해 졌다. 오리지널소스, 허니머스타드소스, 피클칠리소스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한 소스를 골라 먹을 수 있으며 매운맛의 강도는 취양에 맞춰 더할수 있다.


하지만 경쟁이 심화되면서 서로 비슷한 메뉴를 내놓는 등 점차 특색이 사라지고 있는게 현실이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차별화 없이 외식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면서 "안 되면 치킨집이라도 차려야지'하는 예전 공식은 이미 깨졌다. 이미 포화 상태인 치킨 시장에서 살아 남으려면 세밀한 성공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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