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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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최상위 포식자된 '치고 빠지기의 대가' 배달의 민족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서울예대에서 실내디자인을 전공하고 웹디자이너로 일을 했던 한 남자가 있다. 가구점을 차렸다가 실패를 하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던 어느날, 음식점 전단지를 바라보다가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다. "핸드폰에 음식점 리스트를 담아서 정보를 제공하면 어떨까?" 기발하지만 다소 황당할수도 있는 발상을 김봉진 대표는 구체화하고 실행에 옮겼다. 사실 이런 외식업 플랫폼 사업은 수산시장과 수산물을 전문으로 소비자를 이어주는 '인어교주해적단'이라는 웹사이트가 존재했었다. 하지만 김봉진 대표는 키치한 콘셉트와 언어유희, 그리고 1인가구의 증가라는 운대가 맞아 외식업과 배달업의 판도를 바꾸며 업계 1위로 우뚝 섰다. 여기까지는 아름다운 성공담이다. 배달음식의 특성상 맛 보다는 편의성과 속도가 더 중요시 된다. 배달의민족은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서 성공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의 구원자인 동시에 파괴자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배달앱을 쓰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수수료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변경하면서 엄청난 잡음이 들리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말한 "단순 플랫폼 독점으로 통행세 받는 기업"이 바로 배민인 것이다. 배민의 수수료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에는 당초 주문건당 해당 금액의 6%정도 부과하던 중개수수료를 폐지했다고 밝히면서 생색을 냈다. 하지만 배민은 중개수수료를 폐지하는 대신 광고방식을 강화해 또 다른 형태의 수수료를 챙겨왔다. 중개수수료를 폐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6년 1월에는 ‘울트라콜’이라 불리는 광고의 월 이용료를 5만원(VAT별도)에서 8만원(VAT별도)으로 60% 인상시켰다. ‘울트라콜’ 광고는 소비자가 설정한 주소지에서 가장 가까운 순으로 음식점을 노출시켜 주는 방식이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필수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노출 지역 범위를 잘게 쪼개 놓은 탓에 실제로 여러 동에 노출되기 위해서는 한 점포당 최소 1개에서 많게는 10개까지 광고를 이용하고 있는 음식점도 더러 있다. 배민은 ‘울트라콜’ 광고비 인상으로 한 점포당 월 3만원~30만원의 추가수익을 챙긴 셈이다. 또, 2016년에는 경쟁입찰을 통해 업체명이 최상단에 노출되게 하는 ‘슈퍼리스트’ 방식을 도입했다. ‘슈퍼리스트’는 소비자의 위치와 상관없이 무조건 최상단에 업체를 노출시켜기 때문에, 음식점 업주들은 무리한 광고비를 지불하고서라도 ‘슈퍼리스트’를 구매하기 위해 경쟁할 수밖에 없다. 최저 입찰가는 지역에 따라 10만원~200만원으로 다양하지만, 실제 낙찰가는 적게는 20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원에 달하는 곳도 있다. 파리바게트,베스킨라빈스,빕스 등 대기업 프랜차이즈까지 입점 시키며 막강해진 배민은 요기요와의 합병이 이뤄진다면 시장 점유율 90%를 독식하게된다. 배민이 그간 수수료 및 광고비 부과 방식에 변화를 주며, 이익 감소 및 업주와의 상생을 강조해 왔지만, 실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점주들과의 온도차는 너무나도 차이를 보인다. 코로나19로 여기저기 곡소리가 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와 늘어나는 재택근무로 인해 배달음식을 시키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상황속에서 배민은 그야말로 호황이다. 배민과 요기요의 합병이 이뤄진다면 두 기업의 '수수료 장사'가 어떤방식으로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을 농락할지 두고 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