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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업계 최초 중국매출 1조 돌파

담철곤 회장, 현지화 전략 적중…20년만의 성과


오리온그룹(회장 담철곤)은 2012년 중국법인(Orion Food Co., Ltd.)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다고 9일 밝혔다.

1993년 북경사무소 개설 후 20년 만에 이룬 성과다. 지금까지 중국 매출 1조원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주요 그룹사만 달성한 것으로, CJ제일제당, 농심, 풀무원, 롯데제과 등 현지에 생산설비를 갖춘 국내 식품업체 중에서는 최초의 기록이다.

2011년 7,032억원에 이어 2012년 1조13억원의 매출실적을 거두는 등 최근 5년간 연평균 48%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2012년에는 처음으로 국내 매출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중국 제과업계 성장률이 20% 안팎인 점을 감안할 때, 오리온그룹의 성장세는 매우 이례적이다. 주요 제품으로는 초코파이 외에 자일리톨껌, 예감, 오!감자, 고래밥, 스윙칩, 카스타드, 초코송이, 팬더파이 등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1조 13억원을 초코파이로만 환산하면 수량 50억 개, 중량 18만 톤에 해당하는 양으로, 중국 국민 13억 명이 1년에 약 4개씩 초코파이를 먹은 셈이다. 

오리온그룹의 이 같은 성과는 담철곤 회장이 중국 시장과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담 회장은 ‘친구가 잘 되는 것을 좋아한다’는 뜻의 한시(漢詩) ‘송무백열(松茂柏悅)’을 인용하면서 마케팅, 영업, 인사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했다. 

특히 까다로운 중국 시장에서 판매대금 회수가 어렵거나 반품이 증가하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외상(어음) 거래를 통한 단기적인 매출 확대에 연연하지 않고 거래처와의 끈질긴 협상 끝에 현금 결제를 정착시켰다. 이는 현지에서도 매우 드문 사례로, 오리온 제품이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판매 회전율이 매우 높았기에 가능했다.

초코파이 브랜드를 ‘하오리여우(好麗友, 좋은 친구) 파이’로 변경하고, 제품 컨셉트도 ‘정(情)’에서 ‘인(仁)’으로 바꿔 중국인들조차 오리온을 중국 회사로 알 정도다.

경쟁사들이 매출 증대를 위해 한꺼번에 여러 제품을 내놓은 반면, 오리온은 서두르지 않고 기존 제품이 자리잡은 다음 후속 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중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또한 중국 내 도매상의 일종인 ‘경소상(經銷商)’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면서 탄탄한 영업망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현지 주재원들 역시 단기 체류가 아닌 평균 10년 이상 근무하면서 최고 수준의 중국 전문가로 거듭났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오리온그룹은 지난 2010년 펩시를 제치고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제과업체 중 당당히 2위에 올랐다. 현재 약 12조원의 중국 제과시장 내에서 리글리, 크래프트 등 세계 최고의 식품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오리온그룹 중국법인 김흥재 사장은 “북경, 상해 등 대도시 위주의 판매망을 2,000개가 넘는 중•소 도시로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오리온그룹은 북경, 상해, 광주에 총 4곳의 공장을 가동하면서 생산된 제품 전량을 중국 내에서만 판매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심양 지역에도 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오리온만의 파워 브랜드(Power Brand)를 구축, 중국 매출 2조원 달성을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