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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이용 인간질병 해법에 새로운 전기

국제공동연구 통해 돼지 유전체 지도 완성, 네이처 발표

축산, 가축 육종 분야도 획기적 발전 기대

국제적으로 기준이 되는 돼지 유전체 지도가 완성돼 돼지의 육종 개량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많은 질병관련 유전자 정보를 통해 질환모델동물로서 돼지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농촌진흥청(청장 박현출)은 돼지 유전체 해독을 위한 국제 컨소시엄에 한국 측 대표로 참여해 국제 공동연구에 참여한 연구진들과 함께 돼지의 유전체를 완전 해독하고 ‘돼지 유전체 해독을 통한 돼지의 집단통계학과 진화 해석 가능’이란 제목으로 네이처에 표지논문으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2006년부터 시작된 이 연구에는 한국을 비롯한 미국, 영국, 프랑스, 덴마크, 네덜란드, 일본, 중국 등 8개 나라에서 국내 연구자 14명을 포함, 총 132명의 관련 분야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연구진들은 듀록 암컷돼지 한 마리를 대상으로 19개의 염색체에서 총 28억 염기쌍을 해독해 유전체 지도를 완성했다.

돼지 유전체 해독을 통한 돼지의 집단 통계학과 진화에 대해 해석한 결과, 돼지의 원조상은 동남아시아에서 유래됐으며 약 백만 년 전에 유럽과 아시아로 나뉘어 독립적으로 진화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인간 유전체는 약 2.9Gb로 알려져 있으며, 돼지도 크기가 비슷하다.

돼지 유전체에 대해 인간을 비롯한 총 6개 포유동물에서 공통적인 유전자 9,000개를 대상으로 비교 분석해 본 결과, 사람과 매우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직과 장기의 모양을 결정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유전자들이 돼지와 사람, 그리고 개가 서로 비슷해 돼지가 바이오장기용 모델동물로서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포유류에 비해 돼지의 면역과 후각 체계 관련 유전자들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특히, 제1형 인터페론 유전자들의 경우 사람보다 2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돼지에서 총 1,301개의 후각 수용체 유전자들을 발견했으며 이는 사람, 쥐, 심지어는 개보다도 많은 것으로 돼지가 후각기능이 매우 발달한 동물임을 유전정보차원에서 증명했다. 

그러나 돼지의 미각 관련 유전자는 염색체 재배열 등으로 인해 그 기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돼지는 진화 과정에서 염색체 재배열을 통해 짠맛과 관련된 유전자가 위치 변동을 해 짠맛을 잘 느끼지 못하며, 단맛과 관련된 유전자에는 반복서열이 여러 개 삽입돼 그 기능이 떨어진다.

쓴맛의 경우에도 인간의 25개보다 작은 17개 유전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이경태 연구사는 “국제적으로 기준이 되는 돼지 유전체 지도가 완성돼 앞으로 가축 육종 분야의 획기적인 발전과 더불어 인간 질병의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앞으로 듀록 품종의 돼지 기준 유전체 지도를 바탕으로 한국 재래돼지의 정밀 유전체 지도를 완성하는 한편, 유전체 변이를 이용한 품종 개량 연구를 할 계획이다.  

한국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경태 박사)을 주축으로 경상대학교(고 전진태 교수), 건국대학교(박찬규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박홍석 박사)이 공동으로 참여해 유전체 해독을 수행했다.

이후 건국대학교 박찬규 교수팀과 서울대학교 김희발 교수팀은 국립축산과학원과 함께 돼지 유전체 정보 분석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한국 연구진은 농촌진흥청의 바이오그린21연구 사업비와 국립축산과학원 연구비를 재원으로 이와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