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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vs 제조업체' 불편한 관계?

최근 이마트의 가격인하 행보에 따른 대형마트와 제조업체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업계의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이마트가 라면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농심의 신라면 제품가격을 내린데 이어 과자류와 코카콜라, 사이다가격도 인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마트는 메이저 종합식품회사에서 만들고 현재 가장 잘 팔리고 있는 1위 브랜드 제품만을 선별해 가격인하를 단행하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는 지난 24년 동안 가격 인하가 단 한 번도 없었던 농심의 신라면 20개 들이 1박스를, 기존 1만 1680원에서 1만 630원으로 1000원을 깍아서 팔고 있다.

또한 이마트 롯데 카스타드 오리지날(20개)과 오리온 오뜨 10입(2종), 크라운 버터와플(316g), 해태 영양갱 오리지날(55g,10개) 등 4종의 과자 인기 제품도, 적게는 9%에서 많게는 30% 이상 할인된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음료시장의 양대산맥인 코카콜라와 칠성사이다의 가격도 다운시켰다. 코카콜라 1.8L 가격은 1730원에서 1240원으로, 1.5L 칠성사이다는 1090원으로 각각 가격을 내렸다.

그동안 브랜드 1위 제품의 제조업체들은 충분한 시장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실시하고 있는 할인행사를 강하게 거부해 온 것이 사실이다.

자칫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할 경우 제조사의 가격정책이 무너지는 사태를 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고객 수요가 많은 브랜드 1위 제품을 할인행사에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써온 게 사실이다.

중견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마트의 이번 가격인하 조치는 유통사와 제조사의 기본적인 균형을 파괴한 것”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제조사와의 껄끄러운 관계보다는 대형마트간의 경쟁에서 촉발된 문제”라며 의미를 축소시켰다.

이와 관련 이마트는 소비자의 니즈가 가격인하 조치를 취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신라면 등의 가격인하 조치는 제조업체가 판매 원가를 낮춘 것이 아니라 이마트가 유통마진을 줄인 것"이라고 전제하고 “즉 제조업체의 피해가 없고, 무엇보다 라면이 소비자 가격인하 선호도 1순위 품목이라는 점이 많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7월부터 제조사의 권장소비지가가 폐지되고 유통업체가 판매가를 책정할 수 있는 오픈프라이스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대형마트와 제조업체간의 불편과 관계는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