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의 한 식육가공회사가 쇠고기 민스(다진 고기)에 돼지고기를 첨가해 여러해동안 판매해 온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본 열도가 들끓고 있다.
2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홋카이도 도마코마이시에 있는 '미트 호프'란 식육가공회사가 쇠고기에 돼지고기 등을 섞어서 민스를 만들었으면서도 이를 쇠고기만을 사용한 것처럼 표기해 출하한 혐의가 드러나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최근 미트 호프 본사 등에 대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압수 수색을 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찰은 이 회사 본사와 공장에 대한 수색에서 190상자분의 식육과 경리장부 등을 압수했다.
그동안의 수사 결과 미트 호프측은 돼지고기 등 여러가지 고기를 섞어서 민스를 만들었음에도 허위 증명서를 첨부해 거래처에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증명서는 이 회사가 자체 제작한 것으로 "원료로는 쇠고기만을 사용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돼지고기 등을 혼합해 쇠고기 민스를 만든 것은 7-8년 전부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회사 다나카 미노루(田中稔) 사장이 민스 재료를 속여서 출하하도록 지시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전국의 대형 슈퍼와 식품 매장, 편의점 등은 비상이 걸렸다. 이온, 다이에 등 대형 매장들은 지난 주말부터 일제히 문제의 민스를 원료로 사용해 만든 크로켓, 만두 등의 제품을 매장에서 철거했다. 로손, 패밀리마트 등도 문제의 제품 판매를 중지하는 등 불똥 차단에 나섰다.
그러나 다나카 사장은 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좀처럼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증폭시켰다. 그는 경찰의 수사로 돼지고기 등을 섞은 사실이 밝혀지자 마지못해 사과를 했다.
더욱이 그는 잇단 기자회견에서는 "돼지고기를 섞으면 오히려 더 맛이 있다"라든가 "소비자들이 싼 것만 찾는 것은 괜찮은 것이냐. 슈퍼에서 반액에 세일을 하는 것은 회사를 업신여기는 것 아니냐"라는 발언을 해서 언론으로부터 "반성은 커녕 책임을 소비자에 전가하고 있다"는 등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여기에 경찰 수사 과정에서 2005~2005년 중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유행했을 당시 중국산 오리 고기도 민스에 첨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여론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자 다나카 사장은 25일 새벽 "회사와 공장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폐업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