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오랫동안 한국인의 밥상을 책임져온 쌀. 쌀을 주식으로 했던 우리 민족에게는 밥심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할 정도로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잘못된 오해로 쌀밥이 홀대 받고 있다. 이에 푸드투데이는 전문가들을 통해 쌀밥의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고, 가정 내 달라진 쌀 소비 패턴에 대해 2편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주>
쌀 소비량이 해마다 준다?...쌀 가공품으로 옮겨가
국내 쌀 소비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즉석밥의 인기는 증가하고 있다.
즉석밥의 인기는 현대인의 간편함, 건강, 시간 절약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며 증가하고 있는 반면 전통적인 쌀 소비는 감소하고 있다. 이는 주로 집에서 밥을 직접 짓는 횟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쌀이 소비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가공된 형태로 소비가 바뀐 것이다.
가정에서 밥을 직접 짓지 않는 다는 것은 국내 전기밥솥 매출에서도 획연히 드러난다. 쿠쿠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7007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감소했다.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IH압력밥솥의 내수 매출은 지난해 3367억원으로 전년보다 0.8% 감소했다. 열판압력밥솥 매출 역시 1090억원에서 1032억원으로 줄었다. 쿠첸도 마찬가지다. 밥솥 등 주방가전 사업부 매출은 2022년 1641억원에서 지난해 1536억원으로 감소했다.
즉석밥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성과 간편함이다. 전자레인지로 1~2분이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어 바쁜 현대인에게 매력적인 선택이다. 또한 장기 보관이 가능하며 상온에서도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다. 최근에는 백미뿐만 아니라 현미, 잡곡밥, 귀리밥, 곤약밥 등 다양한 종류로 출시되고 있다.
밥 짓는 냄새가 사라진 우리집, 그 대체품은
국내 즉석밥 시장은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닐슨IQ코리아에 따르면 2023년국내 즉석밥 시장 규모는 5297억원으로, 코로나19 전인 2018년(4279억원) 대비 23.8%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 코로나 팬데믹 동안 가정식 수요 증가 등의 요인으로 시장이 빠르게 확장됐다"며 "앞으로도 5% 이상의 연평균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저렴하고 기본적인 백미 즉석밥이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프리미엄 즉석밥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갓 지은 밥과 유사한 맛과 품질을 강조한 제품들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장 강자는 누구...즉석밥=햇반
CJ제일제당의 '햇반'의 오프라인 시장 점유율은 68%(닐슨코리아 기준)로 국내 즉석밥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연간 햇반 매출은 2020년 5595억원, 2021년 6880억원, 2022년 8152억원, 2023년 8503억원으로 증가해 연매출 1조원을 앞두고 있다
햇반은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현미밥, 찰밥, 곤약밥 등 건강을 강조한 제품뿐 아니라 프리미엄 라인도 출시해 시장의 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는 철저한 트렌드와 소비 분석을 토대로 렌틸콩퀴노아 곤약밥, 병아리콩퀴노아 곤약밥과 서리태흑미밥을 추가로 선보였다. 다양한 곡물들을 CJ제일제당만의 기술로 처리 및 배합해 맛과 식감이 살아있도록 했다.
햇반은 앞으로도 집밥 전환 가속화를 위한 라인업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식생활 트렌드에 적합하고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신제품을 지속 선보이기 위해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며 "밥에 대한 햇반의 남다른 애정과 기술력을 결집해 보다 다양한 집밥 선택지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4년 즉석밥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오뚜기는 30%대 점유율을 유지하며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뚜기는 가격 경쟁력을 강점으로 삼고 있다. 특히 국물요리 제품군과 함께 즉석밥을 판매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다양한 곡물과 기능성 즉석밥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한류콘텐츠의 영향으로 한국식 즉석밥이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