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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TV] 식음료.유통업계가 '찐 경험'에 사활 건 이유는

SPC, AI 기술.브랜드 스토리텔러 닥터 활용 차세대 매장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 오픈
오뚜기 'OTTOGI Y100', 대상 '김치 블라스트 서울' 등 이색 팝업스토어로 색다른 경험 제공
신세계백화점, 1600평 규모 디저트전문관 오픈..."색다른 퍼포먼스 전에 없던 디저트 경험"
"소장가치.의미있는 경험 MZ세대 사회 주요 계층으로 자리잡아...체험 콘텐츠 강화 전략 확대"

[푸드투데이 = 황인선.노태영 기자] 식음료.유통업계가 고객의 체험형 콘텐츠를 통한 브랜드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제품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경험을 공유하고 즐기도록 해 구매욕을 자극하고 이를 매출로 연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사회 주요 계층으로 자리잡은 MZ세대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의미있는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C 배스킨라빈스는 최근 본사 사옥인 강남구 SPC2023 1층에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한 차세대매장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를 열었다.


오픈AI가 개발한 챗GPT를 통해 신제품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생성형 AI로 제품 비주얼까지 그려내는 차세대 상품 개발 모델 ’배스킨라빈스 AI NPD(New Product Development) 시스템’을 최초로 시범 운영한다.


또한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브랜드 스토리텔러 '닥터'도 운영한다. 닥터는 소비자 취향에 맞는 아이스크림 맛을 추천하고 배스킨라빈스 브랜드 스토리를 일대일로 설명해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올 상반기 중 닥터와 함께하는 ‘아이스크림 도슨트’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오뚜기는 매년 이색 팝업스토어를 열며 색다른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이색 체험과 다양한 굿즈로 팝업을 구성해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겠다는 의도다.


지난 2022년 선보인 'LCDC SEOUL', 'OTTOGI Y100' 등 오뚜기 상징 컬러인 노란색을 활용한 트렌디한 팝업스토어를 오픈해 화제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온통 노란색인 공간에서 머그컵, 티셔츠 등 각종 굿즈와 체험을 통해 20~30대와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넓혔다.


지난 1월에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귤메달'과 협업해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롤리폴리 꼬또'에서 브랜드경험공간을 운영했다. 다양한 시트러스를 활용한 쿠킹클래스와 시트러스 취향분석 샘플러, 귤 굿즈 등을 선보이며 식문화에 대한 깊은 경험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대상은 지난해 국내 최초 김치 팝업 '김치 블라스트 서울 2023(KIMCHI BLAST SEOUL 2023)'을 열어 전통적이고 정형화된 김치가 아닌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반영한 색다른 형태의 김치를 경험할 수 있게 해 방문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유통업계도 체험형 콘텐츠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공간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식품관을 15년 만에 리뉴얼을 단행하며 디저트전문관 '스위트파크'를 열었다. 1600평 규모의 공간에 유명 디저트부터 전통 한과, 노포 빵집 등 43개의 브랜드가 들어섰다. 


특히 국내 최초 타이틀을 단 매장들과 국내 유명 베이커리의 전매특허 메뉴를 엄선한 '베이커리 편집숍'과 색다른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디저트 바 등 신개념 매장을 구성해 전에 없던 디저트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5층에 약 220평 규모로 고객 휴게 공간과 팝업스토어를 결합한 신개념 공간 '에픽 서울(EPIC SEOUL)'을 오픈했다.


현대백화점은 에픽 서울을 활용해 새로운 쇼핑 경험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팝업 공간에서는 K팝 스타나 하이엔드 브랜드 등 글로벌 아이콘과 협업한 단독 콘텐츠를 비롯해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몰입형 아트 전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의 최신 개봉작 소개 등 다양한 팝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매출보다는 이색적 가치와 경험, 힐링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현대백화점만의 자체 기준을 충족하는 콘텐츠만 선별한다는 방침이다.


이전에도 체험 마케팅은 있었다. 제품을 제공해 체험 후기 등을 개인 블로그나 SNS 계정을 운영해 홍보활동을 하는 '소비자 체험단'이나 제조공정 등을 보여주는 '공장 견학'이 대표적이다. 이들 체험 마케팅은 단순히 제품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마케팅 업계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앞으로 구매 전환을 일으키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소장가치와 의미있는 경험을 판단해 지갑을 여는 MZ세대가 사회 주요 계층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현재 MZ세대의 수는 1900만명으로, 국내 인구의 35%가 넘는다. 경제활동인구에서의 비중 또한 45%에 달한다. MZ세대가 소비를 결정하는 주요 기준은 바로 체험이다. 실제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전국 만 15세~34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50.4%가 ‘독특한 체험이나 경험을 위해서라면 시간과 돈을 투자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마케팅 업계 관계자는 "너무 많으 브랜드가 넘쳐 나다보니 브랜드를 선택함에 있어 품질을 넘어 디자인, 아이덴티티, 이념 등에 따라 움직이는 취향에 기반한 소비를 하고 있다"며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이 아닌 진짜 고객 경험을 할 수 있는 체험 콘텐츠 강화 전략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가를 보면 가격 경쟁보다는 고객 경험에 집중한 업체가 실적을 내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브랜드 경험을 느끼게 하기 위해 체험 등 고객 경험에 집중하는 업체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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