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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언박싱77]대치동 주민의 첫사랑, 은마상가 만나분식 D-2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지금처럼 편의점과 마트가 흔하지 않던 시절, 대치동의 은마상가는 대치.도곡.개포라인에서 대표적인 쇼핑메카였습니다. 이 동네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라면 몇 번 쯤 들렀을 법한 만나분식이 7일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먹먹한 마음이 들었어요.

 

사실 이 곳의 떡볶이와 순대, 튀김 등 분식 메뉴는 다른 분식점과 다를 바가 없거나 특별한 점은 없습니다. 오히려 떡볶이 양념은 매콤 달콤한 맛이 덜하기도 하고 튀김도 제품을 받아 튀기는 흔한 맛에 떡꼬치는 영업장을 운영하는 주인의 편의를 위해 떡꼬치도 꼬지가 아닌 그냥 튀긴 떡을 투박하게 내놓는 모양새입니다.

수 많은 인연을 만나고 보냈던 청춘을 보내고 나면 헤어짐이 그만큼 뼈아픈 이치때문일까요. 만나분식이 문을 닫는 이야기가 나온 한 두달 전부터 이곳은 몇 바퀴씩 줄을 서는 인파로 가득합니다. 떠나가는 마음도 편치 않겠지만 떠나보내는 마음도 무척이나 아쉬울테니까요.

 

애도하는 마음으로 줄서기를 반복하다 포기하기를 몇 번, 그냥 추억의 맛으로 간직한 채 떠나보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와 같이 수십년 동안 지나치다 가끔 들렀다면, 이 곳이 사실 계속 존재했다고 해도 큰 의미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곳을 메운 사람들이 눈물을 훔치고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어린시절부터 드나들고 지나쳤던 업장이 없어지는 것. 그 점이 본인이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는 자각을 하게 하는 효과 때문에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이 큰 부분을 차지 하는 것이겠죠?

 

요 며칠 공중파를 비롯한 언론사들이 만나분식에 대한 기사를 줄기차게 내뱉고 있습니다. 정말 뉴스될 거리가 없거나 세상이 변한 것 둘 중에 하나이거나 둘 다 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업에 대한 소식도 아닌데 모든 기사가 천편일률적으로 내용도 사진까지도 받아쓰고 있더군요.

만나분식이 장사를 종료한 자리에는 숙명여고 앞 트럭에서 튀김과 떡볶이를 판매하던 '튀김 아저씨'가 입점을 한다고 하는데요, '만나분식'이 없어진 자리, '튀김 아저씨'를 드나들 청춘들은 어떤 추억을 만들어 나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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