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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언박싱63]콘래드호텔 디럭스룸&버티고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완연한 봄 기운이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힐튼호텔 체인에서 상의급 호텔인 콘래드에게는 아직도 매서운 겨울이겠죠? 신세계프라퍼티가 여의도 IFC몰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기존 IFC몰을 스타필드로 변경 후 '콘래드 서울'도 조선호텔 계열로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죠.

허영심에 허세를 더해 호텔에서 샴페인만 먹는 삶을 꿈꾸고 있는 저는 '콘래드 서울'이 존재할 때 방문하자는 경건한 마음으로 그곳을 방문했습니다. 지난 2012년 11월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서울)에 입점한 콘래드는 50여개 스위트룸을 포함해 434개 객실이 있습니다. 객실 외에도 호텔 내에 스파 시설 및 연회·미팅 공간을 갖추고 있어 여의도의 랜드마크로 10여년동안 여겨졌는데요, 제가 예약한 룸은 디럭스룸입니다.

디럭스지만 비교적 넓은 공간에 비싸지만 특별한 메뉴가 없는 미니바에 준비한 스파클링 와인을 넣어둡니다. 호텔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성격이기 때문에 7성급이 아닌 5성급도 좋아요.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도 맘에 들어요.

호텔 특유의 조명이 들어오는 클로젯에 코트를 넣으며, 잠시 성공한 자가 된 상상을 합니다. 

창밖은... 이제는 당연해진 미세먼지 가득한 서울의 봄, 그 너머의 시티뷰는 뭐 그냥 그래요. 일행과 식사장소로 제스트 뷔페와 버티고를 두고 고민을 하다가 '버티고'를 선택합니다.

빌딩숲의 루프탑바를 꿈꿨떤 저의 실수였습니다. 한껏 들 뜬 기분으로 들어가 스텔라 생맥주와 트러플 감자튀김, 토마호크 스테이크 그리고 와인 한 병을 주문합니다. 이른 봄이기 때문에 루프탑은 운영을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뭐 어쩌겠어요.

은은한 트러플향이 나면서 그라다파다노치즈가 토핑된 감자튀김은 함께 나오는 아이올리 마요네즈와 함께 먹으면 풍미가 더 살아납니다. 그런데 스텔라 맥주가 제가 아는 스텔라 맥주의 맛이 아닙니다.

맛없고 밍밍한 카스나 테라의 맛이 납니다. 서버분도 테이스팅 해봤지만 문제가 없다는 말에 더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테라도 버티고의 전용잔에 서비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Draft인 스텔라 마저도 버티고의 전용잔에 담겨질 이유가 있을까요?

왜 맥주를 시켰냐며 일행과 니탓 내덕을 논하고 있을 무렵, 철판에 익힌 토마토와 감자 버섯, 아스파라거스가 어우러진 토마호크 스테이크가 나옵니다.

바비큐소스와 함께 제공된 토마호크는... 비계부분이 반 이상입니다. 더이상 맛과 고기의 질을 논할 수준도 안됩니다.  결코 적은 금액도 아닌데 정말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체 주방에서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고기를 받았는지 담당자의 자질이 의심스럽기까지 합니다.

토마호크와 함께 선택한 와인은 나파밸리의 후플라 더 무트 나파밸리(Hoopla The Mutt Napa Valley). 멜롯이 80%이상, 나머지는 말벡과 카르베쇼비뇽 등을 블렌딩한 와인입니다. 개인적으로 블렌딩 와인을 좋아하지 않아요. 눈에 보이는 처세술로 본성을 숨기는 간신 같달까요?^^ 본질이 훌륭하다면 왜 굳이 희석시키겠어요?

후추류의 스파이시함과 베리향이 훅 올라오지만 금방 사라집니다. 고기와 페어링하기에 무난하긴 하지만 가격대비 별로입니다. 밤이된 객실의 뷰는 낮보다는 나아요. 콘래드호텔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트러플 감자튀김과 침구류였어요. 미국 나파밸리 와이너리를 3000억원에 인수하고 IFC몰도 눈독을 들이는 '용진이형'이 인수를 한다면 개선되는 점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