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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지금] 식품업계로 번진 '구독경제' 열풍...득일까? 실일까?

야쿠르트서 과자.밀키트.술까지...식품도 신문처럼 정기구매
CJ.풀무원.롯데제과.파리바게뜨 등 식품업계 2라운드 시작
1/3 이상 소비자 3개월 이내 구독 서비스 취소...'낮은 품질'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빵도 차도 막걸리도 정기 구독하는 시대가 왔다. 구독경제가 뜨는 이유는 뭘까?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한 몫하고 있다. 


일상 속 깊이 자리 잡은 구독경제란 소비자가 정기적으로 일정 비용을 지급하고 원하는 상품 혹은 서비스를 소비하는 방식이다. TV 드라마 대신 넷플릭스로 원하는 콘텐츠를 제약 없이 즐기거나, 매주 배송되는 가정 간편식(HMR) 제품으로 저녁을 만들어 먹으며, 이달의 과자와 아이스크림으로 후식을 즐기는 것. 


구독경제는 코로나19라는 변곡점을 만나 빠르게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실제 구독경제 소셜 언급량은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월 이후 크게 증가했다. 한국소비자원이 네이버 블로그를 대상으로 구독경제 소셜 언급량 추이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2월 97건에서 올해 2월 401건, 4월 707건, 6월 905건으로 833%나 급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구독경제 시장규모는 5300억 달러(약6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 시장 또한 2016년 25조 9000억 원 규모에서 2020년 40조 1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국내 소비자 10명 중 5~6명은 식품 구독 서비스를 이용했다. 식품 구독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함'을 꼽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달 15∼24일 1374명으로 대상으로 '식품구독경제 이용실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7.2%가 해당 서비스를 이용 중으로 66.2%가 편리함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그다음으로 '비용 절약'(28.4%)이나 '선택에 대한 고민이 필요 없어서'(21.9%)라는 답변이 많았다.

 


# 녹즙.야쿠르트에서 과자.밀키트.술까지...식품 구독경제 2라운드


이에 식품 분야에서도 구독경제의 도입과 확산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식품업계는 물론 유통업계까지 구독 서비스를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식품 구독경제의 시초에 풀무원 녹즙배달과 같은 우유, 녹즙, 야쿠르트 정기 배달 서비스가 있었다면 최근에는 과자, 밀키트, 이유식, 막걸리 등 여러 상품과 특별한 서비스가 더해져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자사몰 CJ더마켓을 활용해 구독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밀키트, 신선식품, 건강식품 등 다양한 상품을 정기배송하고 고객 취향에 맞춘 메뉴를 제안하는 큐레이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풀무원은 자사몰 및 전국 녹즙 배달망을 적극 활용해 녹즙에서 신선식품, 건강식단(잇슬림), 이유식, 건강식품으로 정기배송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과자 정기배송 '월간 과자'를 선보였다. 월간 과자는 매번 제품을 번거롭게 직접 구매할 필요 없이 매월 다르게 구성된 롯데제과의 제품을 과자박스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료는 월 9900원. 사전 예약이 3시간 만에 종료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한 달 4만원이면 매일 빵과 커피를 제공받을 수 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도 커피나 커피&샌드위치 세트를 한 달 동안 매일 제공하는 월간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매출 빈도가 높은 커피와 샌드위치 세트에 한해 시범적으로 운영된다.

 


구독권은 카페 아다지오 시그니처 아메리카노를 즐길 수 있는 '커피 구독권'과 베이컨에그 토스트, 그릴드 치킨 포카챠 등 12종의 포카챠·샌드위치와 아메리카노를 즐길 수 있는 '파리의아침 구독권'으로 구성됐다. 가격대는 각각 1만원대, 4만원대다.


유통업계도 생필품을 중심으로 정기배송화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식품기업과 협력해 정기배송 패키지를 구성하기도 한다. 


이마트는 정기배송서비스 '정장남(정기적으로 알아서 장 봐주는 남자)'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생수, 음료, 과자 등 자주 사는 제품을 정기 배송한다. 육아, 오피스, 애완용품 또는 2주, 4주 등 제품.기간별 패키지도 제안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청과 바이어가 직접 고른 고급, 제철 과일을 매주 배송한다. 하미과메론, 델라웨어포도 등 특별한 상품과 설명 제공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 구독 서비스는 성공 열쇠?...1/3 이상 소비자 3개월 이내 구독 서비스 취소


구독 서비스가 모든 기업에 성공의 열쇠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낮은 품질'과 '구성품에 대한 불만족' 등은 구독 서비스 취소 이유로 꼽히고 있다. 


aT가 식품 구독 서비스 이용경험자 대상 이탈 실태를 조사한 결과, 1/3 이상의 소비자가 3개월 이내 구독서비스 취소, 특히 간편식 서비스의 경우 6개월 내 이탈률이 60~70%로 높게 나타났다. 구독서비스 취소 이유는 '낮은 품질', '구성품에 대한 불만족', '낮은 가성비', '구독 중 사용량에 변동 발생' 등을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런칭 초기 낮은 구독료 책정으로 인한 경영악화나 합리적이지 못한 구독자‧이용횟수 설정으로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게 될 위험 또한 존재한다"며 "서비스 도입 시 자사플랫폼을 이용할지 유통기업을 통할 것인지를 고려함은 물론, 어떤 품목으로 소비자에게 예외성이 주는 즐거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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