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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GMO 곡물 수입량 80% 가량 축산 사료로 이용돼"

박일진 완주한우협동조합 이사 "농업 순환 체계 악영향...기업 이윤 추구 도구"



[푸드투데이 = 금교영기자] GMO 완전표시제 등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GMO 농산물이 가장 많이 쓰이는 축산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GMO 곡물의 주요 소비처인 축산 사료는 기업의 이윤 추구 목적으로 하며 농업 순환 체계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것.




박일진 전북 완주한우협동조합 총무이사는 “GMO 곡물 수입량의 80% 가량이 축산 사료로 이용되고 있다”면서 “문제는 GMO를 이용한 사육방식이 환경, 국민 건강에 미치는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농업이 갖는 다양한 공공적·공익적 기능을 무력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이사는 “농업도 순환이 우선”이라며 “농산물 및 부산물은 소의 먹이가 되고 소가 배출한 축분은 퇴비가 돼 땅으로 환원되고 땅은 다시 사람과 가축이 먹을 식량을 공급해주는 순환이 돼야 농업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GMO 곡물이 들어오면서 그 순환의 질서를 파괴하고, 그 때문에 축분이 재앙이 돼 환경오염의 제1주범으로 오명을 쓰게 됐다고 토로했다. 

박 이사는 “한우 산업은 대한민국의 정서가 녹아있는 우리 민족 사업”이라면서 “축산 문제는 결국 농업문제 나아가 국민과 연결하지 않을 수 없다. 경종업과 축산업의 상생구도가 완성될 때 우리 농업이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쌀과 한우 문제를 연계해 본다면 GMO 극복이 꼭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밝혔다. 소가 먹는 조사료, 양질의 풀사료 등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축산과 경종이 함께 공생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질순환, 순환 농업체계 완성이 곧 GMO 사료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게 해줄 것이라는 의견이다. 

박 이사는 GMO는 기업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졌고, 이는 철저하게 기업의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기에 생기는 문제점도 있다고 꼬집었다.



GMO는 카길, 몬산토 등을 중심으로 개발됐다. 몬산토 기업은 초다국적 기업에 속한 기업군으로 이런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GMO를 유통하고 있다.

박 이사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국민적인 합의가 없는 과정에서 2000년 초반 GMO 곡물이 들어왔고 대기업들이 이것을 가공하고 사료 원료로 쓰고 있다”면서 “이는 결국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GMO 곡물 유통 과정은 농민을 수탈하고 농민을 착취하고, 농민을 농업의 현장에서 떠나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농민들은 기업의 거대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해당 기업들이 생산한 사료를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GMO 곡물 수입이 외화유출로 이어지는 것도 문제다. GMO 곡물 수입에 사용되는 비용은 연간 3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박 이사는 GMO 곡물 대신 우리 농산물을 활용해 사료를 생산한다고 막대한 외화유출도 막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박 이사는 GMO 극복을 위해서는 농민 스스로 생존을 위한 자구적인 노력을 해야 할 때라고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GMO에 의존해온 축산의 역사가 불과 10년 남짓이라고 할 때 GMO 극복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농민들은 농업 현장에서, 소비자는 소비의 힘으로, 정부는 GMO 관련 규정강화 및 법 제어 등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면 GMO 극복을 시간문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