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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뭍'에 '삼다수'로 갑질 제주개발공사, 입찰인기 시들

판권 분리. 까다로운 계획서 요구에 등 돌린 업체 많아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제주 삼다수의 판매권의 인기가 시들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위탁판매를 맡아왔던 광동제약과의 계약기간이 오는 12월 14일 만료되고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오는 31일까지 제주삼다수를 위탁 판매할 업체를 모집하고 있다.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 판매 가격보다는 향후 판매 방식과 마케팅 계획을 중심으로 다음달 6일쯤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입찰에 나온 판권은 향후 5년간 판매권이다. 앞서 광동제약은 2012년 제주개발공사로부터 4년 만기의 삼다수 독점판매권을 따낸 후 목표치 달성 등 부대조건에 의해 계약을 1년 더 연장한 바 있다.


현재 판권을 가진 광동제약은 삼다수 매출만 1830여억원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광동제약 매출은 6363억원인데 이번에 판권을 놓치면 매출의 3분의 1이 사라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번 입찰에는 현재 판권을 보유한 광동제약을 제외하고 5년전 코카콜라음료, 남양유업, 샘표식품, 아워홈 등의 재도전이 점쳐졌지만 의외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15년 중국 백산수 공장에 2000억원을 투자한 농심과 '아이시스'의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롯데칠성음료는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농심은 삼다수와의 재계약에 실패하고 아쉬워 했지만 '백산수'를 8%라는 점유율로 키웠고 롯데칠성의 '아이시스'도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에 삼다수를 잡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다수의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로 제주도개발공사의 까다로운 조건을 꼽았다. 공사는 기존 생수 브랜드를 지닌 업체는 선호하지 않고 있으며,  입찰 조건으로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생수 브랜드를 어떻게 처리할지 계획을 제출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판매전략이나 유통능력 사항 뿐만 아니라 제주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 등도 계획서로 제출해야 한다.


또, 소매 판권과 호텔·식당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자판기 등에서 판매되는 비소매·업소용 판권을 분리할 방침으로 알려져 입찰 메리트 역시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판권이 쪼개진 마당에 제주도개발공사는 브랜드 강화방안까지 계획서에 내라고 요구했다"면서 "삼다수의 매출이 높은 이유는 전국적으로 판매가 이뤄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제주도개발공사는 본인들의 이익만 챙기려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