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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업체, 모르고 먹는 국내 소비자가 봉?

효능 논란 '초유분유' 국내서만 인기...유럽.日.中 등 판매금지
남양유업 등 국내 분유업체 초유 소량 넣고 가격은 2배 높아
"과학적.객관적 데이터 부족...장기적 영향.부작용 연구 필요"
이언주 의원 "구체적인 검증 절차.기본 마련해 법제화 할 것"





"젖소 초유 가공 제품들의 임상적인 적응증에 대한 명백한 규정은 없다", "초유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서 더 많은 여구가 요구된다", "초유 넣은 후 가격을 높이는 것이 아닌지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 "장기적인 영향이나 부작용에 대한 자료가 없다는 점은 조제분유의 초유 첨가에 대해 조심스럽다", "젖소의 초유가 얼마만큼 아기의 면역작용에 도움이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15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린 '초유성분 분유에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토론회에서 쏟아진 목소리다. 이날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한 목소리로 현행 조제유류의 초유성분 사용에 따른 관리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초유는 모든 포유류에서 출산 후 일주일 이내에 분비되는 노르스름한 유즙으로 각종 영양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일반 우유보다 건강증진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기대로 성인이 섭취하는 건강기능식품 뿐만 아니라 영아의 분유제품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일부 국가에서는 장기간 섭취 시 건강 증진에 대한 과학적.객관적 데이터가 부족해 비정상적인 발달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영아의 분유에서는 초유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같은 분유에서의 초유 사용에 대한 국제적 동향과 함께 국내 분유에서의 초유성분 사용에 대한 관리방안 등에 대해 종합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발제자로 나선 황종희 일산백병원 교수는 "초유의 수집과 가공 과정에 있어 질 좋은 초유 원료의 수집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lg G의 함량을 포함한 초유의 성분은 젖소의 종류나 사료, 계절적인 요인 등에 의해 차이가 있으며 송아지 분만 후 어미 소는 질병 감염의 위험성으로 인해 항생제를 투여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또 "뉴질랜드, 유럽에서도 젖소 초유 농축물의 형태로 가공된 제품들이 사용되고 있으나 임상적인 적응증에 대한 명백한 규정은 없다"면서 "동물시험을 통한 젖소 초유의 기전, 임상적인 효능을 나타내는 용량, 인간에서의 효과를 실험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 등 충분한 임상적 자료나 근거 중심 의학에 준한 사용 기준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허혜연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식품국장은 외국의 분유 관리 실태를 예를 들며 국내 남양유업, 매일유업, 일동후디스, 파스퇴르 등 분유업체의 초유성분 사용 현황에 대해 짚었다.


허 국장에 따르면 프랑스는 초유가 함유된 분유는 판매되지 않고 있으며 특정 성분이 강화된 분유의 경우 일반마트에서는 유통되지 않고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호주/뉴질랜드 역시 6개월 미만의 영.유아용 분유에는 초유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초유급식을 일체 금하고 있다.


일본도 초유분유를 의약품으로 지정해 일반마트에서는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초유가 들어간 제품에 한해서는 약국에서 관리하고 있다. 중국은 소의 초유를 장기간 섭취할 경우 영유아의 건강에 대한 중국과 해외의 과학적인 자료가 부족하다는 것을 근거로 2012년 9월, 초유를 신생아용 분유 원료로 사용할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국내 분유 업체들은 초유를 넣은 분유를 앞다퉈 출시, 일반 분유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실제 녹색소비자연대가 지난 4월 1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대형마트,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분유를 조사한 한 결과를 보면 시중에 판매되는 분유의 경우 초유성분이 0.02%~2.442%정도 함유돼 있으나 가격 차이는 2배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또한 함량이 표기되지 않아 초유성분이 얼마나 함유돼 있는지에 대한 소비자정보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남양유업 분유의 경우 같은 1단계라도 초유성분의 사용 여부에 따라 가격은 큰 차이를 보였다. 초유가 들어가지 않은 아기사랑 秀S는 평균 1만6165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고 초유가 들어간 임페리얼XO, 아이엠마더 등의 평균가격은 각각 2만3375원, 3만16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허 국장은 "분유의 가격차이를 줄이고 꼭 필요한 성분을 넣은 제품라인으로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능적으로 큰 의미가 없으며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초유를 넣은 후 가격을 높이는 것이 아닌지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 국장은 또 "기업의 홍보에만 의존한 채 기능성을 발현하는 용량과 성분이 제대로 들어가 있는지 검증하지 않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초유성분이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며 초유성분 섭취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홍보를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능성 성분을 원재료로 사용된 양이 아닌 최종제품에서 검출된 양으로서의 함량표기가 돼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조제분유나 성장기용 조제분유는 기능성식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기능성제품인 것처럼 과도한 기능성을 광고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광고.표시사항을 전면 검토하고 소비자 알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국장은 정부당국에 외국에서는 일반화 돼 있지 않은 초유성분 사용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즉시 착수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와 분유제품 용기에 읽을 수 없는 만큼 작은 글씨와 영문표시, 약어표시, 프리미엄 표시를 전면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기능성 조제분유의 개념을 정립해 검증된 기능성 제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국제적인 시장동향을 검토해 알레르기 저감, 소화를 돕는 등의 기능성분유 허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단순한 위생, 안전 수준을 넘어 제품 전반에 대한 검증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경 가톨릭대학교 교수 역시 "아기는 태내에서 면역글로블린 G는 이미 충분히 전달받은 상태에서 필요한 면역글로블린 A는 적고 면역글로블린 G가 많은 젖소의 초유가 얼마만큼 면역작용에 도움이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라며 "젖소의 초유성분을 가공한다면 무엇을 얼마나 빼고 넣는 것이 좋은지 그 기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초유성분을 강화한 분유들의 경우 기준영양성분과는 달리 초유함량에 대한 기준이나 규제가 없는 실정이기에 제품에 따라 함량이 0.02%~2.4%에 이를 만큼 다양하고 실제 초유성분 함유량에 대한 표시가 표준화된 방법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며 "임상적 진단에 의해 그 필요성이 명확한 대상에게 조제분유보다는 의약품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손성완 식품의약품안전처 축산물기준과장은 "국내에서 젖소 초유는 '분만 후 5일 이내 가축의 납유 금지' 규정에 의해 축산물로 생산, 제조.가공되지 않으며 기능성 식품 또는 의약품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만 착유가 가능하다"며 "현재 국내에서 조제유류를 비롯한 식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초유제품은 뉴질랜드, 미국 등에서 수입돼 첨가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손 과장은 "조제분유는 영아의 유일한 식품이기 때문에 초유성분 등을 비롯한 새로운 원료를 조제분유에 첨가할 경우 국가차원의 평가절차 등 엄격한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이 지적에 따라 식약처는 조제유류의 영양, 안전성, 유용성 및 품질관리 전반에 걸쳐 효율적인 관리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새정치민주연합 이언주 의원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공정경쟁과사회안전망포럼이 공동 주최하고 정명섭 중앙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이언주 의원은 "초유성분이 영유아들의 면역과 두뇌 발달에 효과적이라는 이유로 많은 엄마들이 많이 찾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초유성분이 얼만큼 좋은 것인지, 어떤 효과가 있는 것인지 구체적 검증 절차가 없다"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구체적인 검증 절차와 기본을 마련해 법제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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