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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책이 당신의 삶을 요리한다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의 의미

당신이 좋은 사람과 함께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별거 아닌 음식을 먹었다고 해도 그 음식이 맛있게 느껴질 때가 있다. 간혹 맛있게 먹은 식당을 다시 찾았을 때 맛이 없다면 당신은 음식 맛이 변했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음식 맛이 변한 걸까? 아니면 당신과 함께 온 사람 혹은 당신의 기분이 바뀐 건 아닐까?


'KINFOLK' 2011년 미국 포클랜드 교외의 한 젊은이가 상업 광고를 배제하고 현재 우리의 일상을 투영하는 지향하는 캐주얼 잡지이나 단순한 잡지라기 보단 온라인 기반의 커뮤니티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킨포크(KINFOLK)란 친족이나 가족을 뜻하나 '느린 삶에 기쁨', '간소한 삶'을 재발견 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또한 미국은 물론 유럽, 호주, 일본 등 전 세계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빠름에서 느림으로, 홀로에서 함께로, 복잡함에서 단순함으로’ 바꾸며 트렌드 리더가 되었다. 'KINFOLK TABLE'은 그런 킨포크의 단행본이다.


요즘 국내도 느리고 간소한 삶을 추구하는 30대, 40대가 늘고 있다. 홀로 제주도를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공감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스트하우스라는 문화가 생기면서 처음 보는 사람도 함께 밥을 먹을 수 있고 같이 잠을 자기도 한다. 처음에 말 했듯이 어쩌면 음식이 좋아야 맛있게 먹었다고 느끼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이 책의 3분의 1은 요리법, 3분의 1은 사람 이야기, 나머지 3분의 1은 여행기로 이루어져 있다. 화가, 농부, 작가, 커피 전문가, 뮤지션, 요리사나 혼자이거나 친구, 가족단위 등 여러 사람들을 찾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만든 요리를 먹는다.


화보 같은 그들의 사진이 담겨 있어 사진을 보며 그들의 이야기가 읽으면 꼭 자신이 그들의 테이블에 초대 받아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듣는 착각이 든다.


요리도 복잡한 요리부터 간단한 칵테일까지 자신들이 아는 레시피가 담겨 있다. 뭐 소맥은 '8:2냐, 7:3이냐' 라던가, '나만의 라면 맛있게 끓이는 비법' 같은 요리다.


그렇다고 그냥 그런 요리가 담긴 책은 아니다. 이 책의 저자이자 킨포크 창립 편집자인 네이선 윌리엄스는 "너무 애쓰지 않는 저녁, 그래도 끝나면 만족감이 드는 저녁, 캐주얼 하지만 목적과 의미가 있는 접대 방법"이란 말을 머리글에서 남겼다.


정성은 들어가고 격식은 빼는 것이다. 취향의 차이에서 들어나는 삶에 방식이 다를 뿐 그 안의 의미는 같다는 말이다.


그리고 역자 박상미의 감각 있는 표현은 책의 느끼는데 도움이 된다. 한 부분 예를 들면 구운 토마토가 나오는 부분에 남부 출신의 윌리엄 엄마의 사투리 표현을 "구운 토마토 좀 더 주이소" 경상도 사투리로 표현해 이해를 돕고 있다.


글을 읽기 싫다면 사진만 보아도 된다. 당신이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는다'는 의미를 찾고 마음에 휴식을 주는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