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는 9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최근 미국산 쇠고기에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이 발견된 데 따른 정부 대응책을 집중 추궁했다.
이날 회의에서 의원들은 소속 정당을 불문하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즉각 수입중단 조치를 촉구했으나 농림부는 미국 당국의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지켜보고 있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의원들은 그러나 최근 사의를 표명, 사실상 마지막 국회 보고에 나선 박홍수 농림부 장관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참여정부 최장수 장관으로 수고했다"며 찬사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은 "미국측이 지금까지 무려 47차례나 수입위생조건을 위반했는 데 이는 사실상 우리나라를 무시하는 행태로, 이런 식이라면 상호간 협약이 아무 가치가 없는 셈"이라면서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즉각적인 '수입중단'을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도 "이번에 미국산 쇠고기에서 SRM인 등뼈가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검역중단 조치에 그쳐 수입은 계속 되고 있다"면서 "박 장관은 지난해 3월 상임위 답변에서 등뼈가 발견될 경우 즉각 수입중단조치를 내리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다그쳤다.
국민중심당 김낙성 의원은 지난해 1월 미국산 쇠고기에서 SRM이 발견되자 즉각 수입금지조치를 단행한 일본 사례를 언급한 뒤 "우리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광우병 위험이 심화됐다고 판단하면서도 수입중단이 아닌 검역중단조치만 내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이번에 발견된 등뼈는 한미간 수입위생조건상 SRM인 것은 분명하다"고 확인하면서도 "정부로서는 가장 긴급한 조치가 검역중단을 통해 국내시장에 미국산 쇠고기의 유입을 막는 것이고 이후 전면 수입중단조치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개인적으로 미국의 수출라인에 대해 100% 믿음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수입위생조건 개정은 한발짝도 진행하지 않을 것"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후임 농림부 장관으로 내정된 임상규 국무조정실장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혀 인사청문회에서 진통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한나라당 간사인 홍문표 의원은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등으로 농촌현실이 어려운 상황에서 농림부 장관을 교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 "후임으로 현실감각이 있고 경륜과 비전을 가진 분들이 왔으면 했지만 내정자의 이력을 보면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푸드투데이 백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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