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교수 칼럼> 쌀의 에너지

  • 등록 2017.09.19 15: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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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은 벼의 껍질을 깎아내는 정도에 따라 백미, 현미로 나뉘고, 찰진 정도에 따라 멥쌀과 찹쌀로 나뉜다. 그리고 검정색을 띤 흑미, 덜 여문 벼를 쪄서 말린 뒤 찧어 낸 찐쌀(올게쌀) 등도 있다. 


쌀의 에너지를 알아보려면 벼, 즉 도(稻)의 성질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벼는 논에서 재배되는 수도(水稻)와 밭에서 재배되는 육도(陸稻)로 나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수도이므로 수도를 중심으로 고찰해 보자.


음(陰) 에너지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물 즉, 수(水) 에너지에 잠겨 있는 논에서 재배되는 벼는 양(陽) 에너지 중에서 가장 강한 화(火) 에너지를 가득 품고 있어야 살 수 있다.


한편, 벼의 잎은 날카로운 금(金) 에너지가 강해 잘 못 만지면 손을 상할 수도 있다. 이는 물에서 사는 물고기가 금 에너지가 강한 비늘로 덮여 있는 이치와 같다. 물보다 얼음이 더 강한 음에너지를 가지고 있듯이, 외부에 가득한 수 에너지 보다 강한 음에너지인 금 에너지를 겉에 가득가지고 있어서, 내부는 더욱 강한 화 에너지를 가지게 되어 안과 밖이 음양의 조화를 이루는 이치이다.


이렇게 벼 줄기 내부의 강한 화 에너지의 힘으로 열린 낱알은 양 에너지가 가득한 토(土) 에너지를 가지게 된다(火生土).


벼의 형태도 단단하고 거친 금 에너지가 가득한 껍질, 즉 겨로 싸여 있어서 안쪽의 쌀이 양 에너지의 토 에너지를 가지게 하는데 기여한다. 이러한 이치에서 쌀은 양 에너지를 가진 단맛을 가지게 된다.


흰쌀은 벼의 껍질을 완전히 벗겨 낸 것으로 토 에너지가 충만한 상태이나 껍질을 덜 벗겨낸 현미는 거친 금 에너지가 남아 있는 것이다. 따라서 밥을 하면 흰쌀밥은 보슬보슬하고 씹으면 바로 고소한 단맛이 느껴지지만, 현미밥은 거칠고 좀 오래 씹어야 고소한 단맛을 느낄 수 있다.


이에 반하여 밭에서 재배된 육도는 외부 환경의 수 에너지가 아주 적은 상태이기 때문에 벼 자체의 화기도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어서, 쌀도 역시 수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양 에너지와 토 에너지를 가지게 되어 단맛 또한 덜하게 된다.


또한 일반적인 쌀, 즉 멥쌀 보다 음 에너지인 수 에너지가 많아 찰기가 강한 찹쌀은 약간 차가운 느낌을 주며 단맛이나 씹는 뒷맛이 텁텁한 느낌을 준다.


검정색을 띠는 흑미의 경우는 찹쌀보다 수 에너지를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찐쌀은 말리고 쪄지는 과정에서 수 에너지가 거의 없어져, 솥 안에 누룽지처럼 고소한 단맛이 더 강해지고 단단한 금 에너지가 많아 진 것이다.


쌀의 토 에너지는 일차적으로 우리 몸의 비장과 위장에 에너지를 주어 튼튼하게 해주며, 이차적으로는 폐와 대장에도 에너지를 준다(土生金). 


쌀로 지은 밥은 열에너지에 의해 물(수 에너지)이 기화되면서 쌀에 가득한 토 에너지를 변화시켜, 담백한 느낌의 상화(相火) 에너지가 가득 차게 한다. 이는 얼음을 녹여 수분이 가득한 봄철의 열기에 따뜻한 흙이 부풀어 올라 수많은 생물을 탄생하게 하는 이치와 같다.

 
뜨겁고 수 에너지가 가득한 솥 안에서 부풀어 오른 밥은 따뜻하며 단백한 맛(상화 에너지)을 가지며, 촉촉하면서도 찰진 금수(金水) 에너지가 충만하게 차게 된다. 이는 솟아오르는 화 에너지와 내리는 수 에너지가 만나 상화의 생명의 에너지를 이루는 자연의 이치(주역 63번 水火旣濟의 괘)와 같은 것이다. 그래서 쌀밥은 우리 몸에 생명의 힘을 준다.


쌀로 밥을 지은 후 누려진 누룽지를 물에 끓여 만든 숭늉은 따뜻하고 담백한 상화 에너지와 구수한 화토 에너지에 수 에너지까지 가득하게 된다. 따라서 자연에서 흙이 물을 막듯이(土克水), 쌀의 강한 토 에너지에 의해 신장과 방광에도 무리를 주지 않고 비장과 위장에 좋은 에너지를 주게 된다.


이런 까닭에 숭늉은 단기적으로는 비장과 위장에 큰 에너지를 주어 소화에 도움을 주게 되며, 흙속에서 단단한 금속이 나오듯이(土生金), 장복할 경우 폐와 대장에도 건강한 에너지를 주게 된다. 


뿐만 아니라 질병으로 허약해진 몸을 추스를 때 맨 먼저 고소하면서도 뒷맛이 단 쌀죽을 먹어 위장에 열과 힘을 주면 회복하는 시간을 짧게 해 준다.


앞서서도 언급이 되었지만 주의할 점은 쌀은 토 에너지가 강하므로, 수 에너지를 주관하는 신장과 방광의 에너지를 약하게 할 수 있음을 알고 활용하여야 한다.


자고로 과유불급(過猶不及)하며, 윤궐집중(允厥執中)하는 것이 100세 건강을 지킨다.


푸드투데이 칼럼니스트 김현 교수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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