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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술 광고, 이대로 좋은가

김연아·싸이 이어 현아·구하라·효린 선정성 논란

술 광고에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많이 미치는 아이돌이 빈번하게 모델로 등장해 청소년의 음주를 조장한다는 비난과 함께 자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아이돌 술 광고 논란
지난 5월 스포츠스타 ‘피겨 요정’ 김연아 선수는 하이트진로 ‘하이트맥주’의 모델로 나서 청소년 음주문화를 조장한다는 비난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뤘다.

올 세계적 스타가수로 자리매김한 ‘강남 스타일’ 싸이도 과도한 광고출연으로 술 먹는 하이트진로 ‘드라이피니시D’ 광고와 술 깨는 ‘헛개 컨디션’ 광고에 겹치기 출연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서울시가 17일 대한보건협회와 닐슨미디어리서치의 광고현황 조사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국적으로 이뤄진 주류광고는 총 18만9566건, 하루 평균 574회 이뤄졌다. 서울시는 아이돌 기준을 ‘청소년들에게 인지도가 높아 영향력이 있고 우상화되고 있는 연예인’으로 정의내리고 주류광고 노출 횟수가 높은 상위 모델 22명을 분석한 결과, 아이돌이 출연하는 광고는 72%에 육박했다.

최근 롯데주류 ‘처음처럼’의 선정적인 댄스 배틀 광고 동영상은 19세 미만 금지 동영상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스마트폰 등을 통해 인증 절차 없이 접속할 수 있는데다 자사 홈페이지 접속 시에도 별도 절차 없이 영상을 볼 수 있어 주류광고의 양 뿐만 아니라 선정성에서도 청소년, 시민 건강과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 술 광고 규제, 세계적 추세
한편 청소년 음주가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으면서 주요 선진국에서는 아이돌의 주류광고 출연에 각별한 규제가 시행되는 추세다.

미국은 연방 알코올음료 관리법을 토대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주류광고 출연을 금지하고 있으며 청소년에 영향력이 큰 스포츠 스타나 스타들의 주류광고 출연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주류협회와 TV네트워크의 가이드라인에는 카메라 앞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이나 그 효과음을 표현하는 것을 규제한다.

영국은 ‘어떠한 술의 광고도, 젊은이의 인기를 끄는 유명한 인물을 등장시켜서는 안된다’고 적시한 독립방송협회의 윤리규정을 시행하고 있으며 독일과 프랑스는 주류광고 자체를 일체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방송광고심의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주류에 관한 방송광고에 등장하는 인물은 19세 이상이어야 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청소년의 인물 또는 목소리를 묘사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돼 있다.

◆ 아이돌 모델 술 광고 자제 요구
한국중독정신의학회는 당시 김연아 선수의 주류광고 출연에 대해 사회·경제·문화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스타선수가 이제 갓 성인이 되자마자 맥주 광고에 출연한 것은 우리 사회의 음주문화를 부추기고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의 음주를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서울시도 17일 10대들의 우상인 아이돌이 주류광고에 출연할 경우 청소년들에게 술에 대한 위험성 인지를 약화시키고 오히려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우려가 있다며, 업계 스스로 청소년 보호에 앞장서도록 사회적 책임을 촉구했다.

앞서 서울시는 시민들의 과도한 음주폐혜를 예방하기 위해 시내버스와 중앙차로 버스정류장의 술 광고를 금지하고 대형마트의 주류 접근성을 최소화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시는 지속적으로 주류광고를 모니터링해 이들 회사들의 자율규제 활동이 형식적이거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과다한 광고나 청소년 보호에 해가 되는 지나친 광고를 하는 광고 제작사, 연예기획사나 주류 제조사 등을 대상으로 수입 누락과 광고로 인한 부당 이득, 부당 지출 부분 등에 대해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미비한 주류광고 규제법 강화 등 스포츠·연예계 아이돌의 주류광고 출연 및 주류광고의 적절한 규제정책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