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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물가대란 오나, 서민가계 '비상'

먹거리·유류·교통·전세 등 일제히 인상

식품, 공공요금, 전세값, 유가 등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방위로 높아지며 서민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홍수와 폭염 등 기상이변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할 조짐을 보이며 애그플래이션(기상이변으로 인한 곡물가 급등)이 앞으로 국내 물가를 끌어 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에 공급되는 과다한 자금도 물가 불안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출 급락, 내수 침체, 투자 부진이라는 3각 파고에 직면한 국내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내릴 것이 기정 사실화돼 있다.

 

물가상승의 주요 요인인 유가도 하락추세에서 벗어나 최근 상승세를 보이며 물가상승을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17일 기준 4㎏들이 시금치 중급 한 상자 가격은 한 주 전보다 44.9% 상승한 2만8,582원에 형성됐다. 상추 4㎏ 한 박스 가격도 지난주보다 37.8% 뛴 1만4,935원이었다. 배추도 10㎏ 그물망 보통 기준 가격이 5,448원으로 한 주 전보다 10% 가까이 상승했다.

 

도매 가격이 오르며 소비자가격도 도미노 상승 추세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시금치 한 단 가격은 2,000원으로 한 달 전보다 30% 넘게 뛰었고, 상추 한 봉은 전월 대비 딱 두 배로 뛰었다.

 

가공식품은 라면, 과자, 통조림, 음료, 주류 등 사실상 전분야에서 상승했다. CJ제일제당은 햇반 값을 10년 만에 9.4% 인상했고, 동원과 사조 등 통조림업계도 지난달 말 참치 캔 가격을 올렸다.

 

롯데칠성음료와 코카콜라 등 음료업체도 콜라와 사이다 등 주요 제품 가격을 50원 안팎에서 올렸다. 농심은 새우깡 값을 11.1%나 올렸고, 삼양식품 역시 삼양라면 등 6개 라면 값을 50~60원 인상했다. 오리온과 해태제과 등도 조만간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릴 예정이고, 팔도 등도 라면 값을 조정할 방침이다.

 

오비맥주는 20일부터 카스와 골든라거 등 전 제품의 출고가를 5.89% 인상하고, 하이트도 지난달 맥주 출고가를 5.93% 올렸다.

 

유가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17일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1,973.95원으로, 저점을 찍었던 7월 16일 1,891원에서 한 달만에 80원 넘게 올랐다. 유가 상승으로 '서민의 발'인 대중교통 요금이 상당수 하반기 중 올라갈 것으로 유력시된다.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3년마다 인상되는 택시 요금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줄줄이 오를 예정이다. 부산이 내년 2월 택시 기본요금을 2200원에서 2900원으로 31.8% 인상하기로 확정했다. 서울시도 현재 2400원인 기본요금을 3200원으로 33.3% 올리는 방안이 접수됐다.

 

2년 주기로 오르는 일반 완행버스, 직행버스, 고속버스 등의 요금도 올해 말 일제히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초 인상된 전기요금은 여전히 유류ㆍ액화천연가스ㆍ석탄 등 연료비 상승 압박을 받고 있어 연말께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남아있다.

 

연료비 상승 등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요인은 10% 이상이지만 지난 6일부터 적용된 실제 인상률은 평균 4.9%에 그치기 때문이다. 겨울철 전력 피크가 도래하기 전 추가 인상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생활물가가 전방위로 오르자 정부에서도 비상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어 "관계부처들은 선제적으로 물가관리대책을 강구해서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