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아침저녁으로 쌀쌀하지만 어느덧 매화가지에도 겨우내 움츠렸던 꽃봉오리가 맺히는 봄이 왔다. ‘봄 조개 가을 낙지’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봄에는 조개가 제철이다. 소비자들은 조개요리는 생으로 먹지 않고 삶아 먹기 때문에 큰 걱정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봄철 불청객 패류독소는 그렇지 않다. 항상 봄만 되면 신문과 방송에 단골로 소개되는 패류독소는 무엇이며, 어떻게 미리 예방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다.
패류독소는 조개, 홍합, 바지락 등과 같은 패류에 축적되는 독이다. 조개에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조개가 섭취한 유독성 플랑크톤이 생성한 독소이다. 사람이 섭취했을 때 중독증상을 일으키는 자연독의 일종이다.
패류독소는 해수 온도가 9℃ 이상이 되는 초봄부터 자연적으로 생성된다. 온도가 15~17℃로 올라가는 4~5월 경에 최고치에 도달한다. 18℃ 이상이 되는 6월 중순경부터 자연적으로 없어지는 계절적 발생 특성이 있다.
크게 마비성 패류독소, 설사성 패류독소, 기억상실성 패류독소로 구분된다. 국내에서는 주로 마비성 패류독소가 발생한다. 섭취 후 30분 이내에 입술주위 마비가 시작돼 점차 얼굴, 목 주변으로 퍼진다. 두통, 메스꺼움을 수반하며 심한 경우 근육마비, 호흡곤란으로 사망을 초래할 수도 있다.
패류독소는 저온이나 고온에서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냉장·냉동보관하거나, 가열·조리해도 중독될 수 있다. 따라서 허용기준 이상 패류독소가 검출된 패류채취 금지해역의 패류를 섭취해서는 안 된다. 패류 섭취 후 소화기 증상이나 신경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인근 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패류 생산의 약 57% 이상이 남·동해안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생산단계에서 주 1~2회 패류독소 발생현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또한, 유통단계에서도 수거검사를 실시하여 허용기준을 초과한 경우 유통과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패류독소 발생 및 검사현황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누리집 공지와 식품안전나라 수산물 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연적으로 없어지는 6월까지는 홍합, 바지락, 굴 등의 섭취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봄철에는 바닷가를 찾을 때 임의로 패류를 채취해서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