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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언박싱29]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방송된 맛집로드

춘천 '춘석이네 보리밥'.자양동 '해남닭집'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한 종편 방송사에서 방영되는 '허영만의 백반 기행'이 맛집 소개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있죠? 봄으로 넘어가려고 하는 겨울의 끝자락, 허영만의 백반기행에서 소개된 '춘석이네'를 다녀왔습니다.

춘천의 세무서와 보건소 등 여러 관공서들이 밀집한 위치에 자리한 '춘석이네'는 외할머니집의 향수를 부르는 곳이었어요. 일반 가정집의 거실을 개조한 음식점의 대문을 열면 장독대가 즐비합니다. 식당 안엔 직접 담근 장아찌가 가득했어요.

보리밥정식과 두부찌개를 주문하면 보리새우를 듬뿍 넣은 두부찌개가 한 냄비 가득 나옵니다. 끍이기 전에는 국물의 농도가 맑은 듯 했지만 끓일수록 진하고 개운한 맛이 나요.

개복숭아와 고추, 도라지, 진달래 등 절임 장아찌도 한 접시 가득 내어주십니다. 조미료를 넣지 않아서 그런지 달콤새콤한 맛이 나지만 인위적인 맛은 아니랍니다. 산에서 직접 채취한 머위,고구마순,무나물들도 접시 가득가득.

밑반찬도 제품을 받아오시는게 아니라 직접 만드신다고 하시는데 오징어채와 콩자반, 멸치조림도 넉넉하게 주셨어요. 직접 담그신 김치도 한 접시. 보리밥과 곁들일 된장은 여러 나무들을 함께 볶아서 오래 끓였기 때문에 춘장처럼 검은색이었지만 고소함이 살아있었어요.

나물을 이것저것 넣고 된장과 참기름을 둘러서 비벼먹어 봤어요. 원래 비빔밥과 김밥은 한도 끝도 없이 들어가는 음식인데... 그 맛은... 큰 감흥은 없었어요.


제가 인스턴트 식품에 너무 길들여진 입맛 탓일까요? 조미료도 안들어가고 인위적인 맛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건강한 밥상인데 재방문 의사는 없네요. 모든 음식에 정성이 들어갔지만 저의 간사한 혀에는 숙성정도가 지나치더라고요.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건대입구의 '해남 닭집'입니다. 1996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치킨집 노포인데요, 후라이드와 양념 반반을 주문했어요. 후라이드는 껍질까지 바삭한데, 생닭을 바로 튀기기 때문이라고 해요. 사장님께서 직접 닭을 손질하시고 염지를 하시는 곳이예요.

이곳은 생닭이 매일 배송돼서 원하면 토종닭을 구매할 수도 있답니다. 일반 후라이드 치킨보다 옛날통닭의 느낌이 나는 치킨이라 마음에 들었어요. 양념소스나 소금을 찍지 않아도 적당한 간이 되어 있었어요.

양념치킨은 윤기가 도는 양념이 반짝반짝 발라져있고, 지나치게 짜거나 달지 않은 적당한 달짝지근한 맛이 좋았어요. 프랜차이즈에서 똑같은 레시피로 만들어 천편일률적인 맛이 아닌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예요.

 

생맥에 한 잔하기 부담없는 맛이었습니다. 이 동네에 산다면 자주 찾을 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