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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19]찬 바람이 불면 생각나는 '호빵'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SPC삼립은 ‘삼립호빵’ 출시 50주년을 맞아 한정판 제품 등 25종의 다양한 제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한국 나이로 '쉰 살'이 된 호빵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1950년대 삼립식품 허창성 명예회장은 무연탄 가마를 개발해 공장빵 시대의 활로를 개척했다.

 

1964년 크림빵 대히트 시킨 후 신제품 개발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다. 그 해 겨울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가게마다 따뜻하게 데워 팔던 찐빵을 본 허 회장은 제빵업계의 비수기에 팔 수 있는 제품이라는 생각으로 호빵의 제품화를 시도한다.

 

하지만 호빵을 제품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가정이나 분식집 등에서 판매하고 있던 찐빵이 이미 겨울철 간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 탓도 있지만 결정적 원인은 덥혔을 때 찜통에서 갓 나온 촉촉한 식감을 유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호빵 대중화의 핵심이 되는 ‘찜통’이라는 난제를 1년 만에 해결한 1971년 '호빵'이 소개됐다. 호빵이라는 이름은 ‘뜨거워서 호호 분다’, 그리고 ‘온 가족이 웃으며 함께 먹는다’라는 의미로 임원회의에서 결정된다.

 

호빵이 출시됐을때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삼립의 효자였던 ‘크림빵’의 독주를 넘볼 정도였다. 호빵은 당시 빵 값인 5원 보다 4배나 비싼 20원이었음에도 빵 판매원들은 공장에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을 벌였다. 하루 160만개를 팔아치운 날도 있었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 크기인 지름 10cm에 무게 109g을 유지하는 이유는 숱한 실험을 통해 가장 먹기 편하고 적당한 양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호빵 밑면에 붙는 유산지도 그대로다. 유산지를 붙인 이유는 호빵끼리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SPC삼립은 50년을 맞아 1971년 최초 출시했던 패키지 디자인과 ‘삼립호빵’ 전용 폰트를 개발해 브랜드의 역사와 레트로 감성을 담은 제품을 선보인다. 또, 50주년 한정판 제품으로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이천쌀 호빵’, ‘공주밤 호빵’ 등을 개발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호빵의 속재료도 변하고 있다. 집밥·혼밥 문화 확산에 따라 간편하게 식사 대용으로 즐길 수 있는 ‘만두형 호빵’을 비롯해 돼지고기, 표고버섯, 부추 등의 내용물을 가득 넣은 ‘푸짐 고기만빵’, 매콤하게 양념한 오징어와 돼지고기를 넣은 ‘화끈 불오징어만빵’ 등도 판매되고 있다.

 

SPC삼립 관계자는 “출시 50주년을 기념해 한정판 굿즈(Goods)와 브랜드북을 출시하는 등 소비자와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며 “‘삼립호빵’은 변함없는 맛과 품질, 끊임없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립호빵은 지난 시즌 누적 판매량 60억 개 판매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