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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14]개항기 인천의 패스트푸드에서 한국인 소울푸드가 되기까지...짜장면2편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한국과 중국의 음식문화 교류의 역사를 풀어낸 '짜장면뎐'의 작가 양세욱 교수는 "헌국인이 하루에 먹는 짜장면은 약 600만 그릇"이라고 말한다. 그 면발을 이을 경우 지구 한 바퀴 반을 돌고 남을 정도라고 한다.

 

1990년대 1300~1500원대였던 짜장면 가격은 경제위기를 한 차례 치른 2000년대에 3000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본격적인 경제 호황기였던 1988년 서울 올림픽의 개최는 올림픽 이후 급등한 물가를 따라 짜장면의 가격이 1300원으로 껑충 뛰었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도 짜장면 가격은 뛰었다. 나라 전체의 경기가 어려웠던 IMF 시절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거듭했지만 짜장면 가격은 오히려 2000원대로 오르게 된다. 이후 점차 가격이 올라 2020년 현재는 5000~7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1960년대 초반 15원에서 시작한 짜장면 값이 무려 300배 정도 오른 것인데 이 같은 현상은 물가가 올라 화폐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외식메뉴 짜장면의 가격 변동이 한국 경제 역사의 단면을 보여준다.

 

또, 짜장면은 짬뽕과 함께 '신속배달'이라는 장점을 내세우며 급속도로 대중화됐다. '철가방'의 역사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배달 초기는 나무로 된 가방으로 배달을 했지만 너무 무겁고 넘친 음식물이 나무에 스며드는 비위생적인 이유가 '철가방'이 시작된 계기가 됐다.

 

짜장스프와 라면을 홉합한 짜장라면은 1970년 '삼양짜장면'이 처름으로 선보였다. 가격은 25원이었다. 1973년 농심은 '소고기짜장면'을 출시했고 1980년대 말 농심에서 '짜파게티' 1990년에 삼양이 '짜짜로니'를 출시하면서 짜장라면도 전성기를 누렸다.

2020년인 현재, '철가방 배달 음식'으로 여겨지는 짜장면이 변화하고 있다. 허름하고 촌스럽지만 정감있는 중국식 문양의 그릇이나 실내 장식 대신 카페 같은 분위기로 단장하고 배달을 하지 않거나 짜장면을 팔지 않고 중국 요리만 판매하는 업장도 등장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외식시장이 다양화 되면서 일식, 프랑스와 이탈리아 요리로 대표되는 파인다이닝이 주도권을 잡았다. 여기에 배달앱의 성장으로 직속 배달원을 두거나 배달의 상징이었던 철가방은 유물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먹방 유튜버'들이 짜장면 먹방을 선보이면서 외국인들도 그 맛을 궁금해하는 음식이 됐다. 지난해 한 케이블 방송에서는 LA 테마파크에서 짜장면을 판매하는 프로그램이 방송되며 짜장면의 세계화에 대해 긍정적인 가능성을 확인했다.

 

고국을 그리워하며 한국에 뿌리를 내려야했던 화교의 눈물이 담긴 '짜장미엔'이 한국인의 색깔과 감성을 덧 입혀 전혀 다른 '짜장면'을 탄생시켰다.

 

'짜장면'은 한국인의 정서가 담긴 한국음식이된지 오래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블랙푸드 짜장면, 글로벌 푸드로서 사랑받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