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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언박싱2]워커힐 더글라스 하우스에서 보낸 호캉스

아차산과 한강 뷰가 특징인 일식당 '모에기(MOEGI)'...생참치.새우가 있는 모듬사시미가 별미
더글라스 라운지 해피아워때는 맥주,와인,보드카,핑거푸드 무료로 이용 가능해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편집자 주>푸드투데이가 새로 나온 음식이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음식점을 직접 찾아가 후기를 리뷰합니다. 맛이 궁금한데 모험을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거나 해박한 지식은 아니더라도 솔직한 리뷰가 궁금하신 분들은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cho.9114로 디엠을 보내주세요. 술,고기,와인,스시야,미슐렝레스토랑,노포,신상품 등 장르를 불문하고 찾아갑니다. 진중함과 깊이는 없지만 월급을 오롯이 먹는데 탕진하는 기자가 '내돈내산' 후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그랜드 워커힐 서울이 서울 5성급 호텔 중 처음으로 지난달 23일부터 객실 영업을 한 달 동안 중단하기로 했다죠? 영업을 중단하기 전인 지난 3월 초 워커힐 더글라스 하우스 패키지를 다녀왔습니다.

 

워커힐호텔은 서울임에도 불구하고 교외를 나온 느낌이라서 인기가 많은 호텔이죠. 서울특별시 광진구에 위치한 워커힐호텔은 한국전쟁 당시 초대 미8군 사령관인 워커(Walton H. Walker)장군의 지프차가 이곳에서 전복되면서 유명을 달리해 장군의 이름인 워커힐로 불려졌고 그 자리에 지금의 호텔이 지어져 워커힐이라고 했다고 하네요.

 

'자연 속의 호텔'을 표방하고 있는 더 글라스는 자연지형 본연의 모습에 순응해 건축한다는 김수근 작가의 공간철학을 바탕으로 지어졌습니다. 숲속의 아지트로 느낄 수 있는 공간에 특이하게 '노키즈존'이라서 더욱 쾌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글라스 하우스는 주차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동할때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그렌져로 음직여야 합니다. 뷰는 정말 끝내줍니다.^^ 창밖 가득 아차산과 한강이 펼쳐지니까요. 침실도 나무느낌이 나는 벽, 쿠션과 침구의 컬러는 자연친화적이기 때문에 다른 호텔들과는 차별점이 느껴졌습니다.

객실 안 작은 미니바에는 제주에일맥주와 생수 사이다가 무료로 제공됩니다. 하지만 맥주만 마시면 뭔가 밋밋할 수 있으니... 알콜보충용으로 준비해갔던 샴페인을 넣어줍니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그렌져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동행한 지인과 함께 산책로를 걸어갑니다. 봄기운이 느껴지는 햇살과 숲속을 걷는 느낌이 들어서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어. 돈 많이 벌어서 다음에 또 오자. 두 번 오자. 계속 오자"를 연신 외칩니다. (기분 좋으면 했던 말을 처음했던 것 처럼 또 하고 술 마시면서 술 마신 이야기 하는 매우 피곤한 스타일)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일식당 '모에기(MOEGI)'로 이동합니다. 모에기는 국내 여성 최초로 일본 소주와 사케에 관한 장인으로 불리는 ‘사카쇼’(酒匠ㆍ사케 소믈리에와 소주 어드바이저 자격을 갖춘 사람만 응시할 수 있는 사케 프로테이스터) 자격 보유자인 신지은 캡틴이 있어서 더 유명한 일식당이죠.

어차피 무료로 제공되는 더글라스 해피아워에서 2차를 먹을 예정이기 떄문에 간단하게 모듬사시미와 모듬스시 그리고 가볍게 오토코야마 도쿠리한병을 주문합니다. 해가 지는 풍경이 펼쳐지는 모에기의 뷰도 너무너무 예뻤답니다.

 

냉동이 아닌 참치와 생새우의 단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기분 좋게 깔끔한 맛이랄까요. 그런데 스시는 아무래도 요즘 너무 잘하는 셰프들이 많아졌고 바테이블이 아닌 특성때문인지 가격대비 별로였어요. 호텔의 특성상 가성비를 논할 수는 없지만 사시미의 경우 적어도 가격만큼은 하는 업장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분위기도 너무 좋고 반가운 일행과 식사를 하다보니 술이 모자라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그래서 일행과 "우린 처음부터 Bottle로 시작했어야 했어"라는 말로 서로에게 눈을 흘기며 독특한 레이블로 유명한 '온나나카세 준마이 다이긴죠'를 주문합니다. 알콜도수 16.5도에 정미율 50%로 향이 강하지 않고 은은하고 약간의 단맛이 느껴지는 사케였어요.

 

알딸딸해진 기분에 텐션이 올라간 일행과 라운지 해피아워에 전투적인 자세로 (기어)올라갑니다. 와인,맥주,보드카 그리고 간단한 핑거푸드로 꾸민 라운지바는 뭐 그냥 그래요. 저렴해도 괜찮은 와인들이 꽤 있는데 이곳에 있는 와인은 그냥 저렴하기만 한 화이트와 레드와인 한 두 종류, 그리고 견과류를 먹지 않는 저에게 핑거푸드들도 그닥 감흥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시끄러워서 대화를 할 수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더군요.

 

샴페인과 레드와인을 미리 준비해온 서로를 칭찬하며 테이블이 없는 베란다에 낑낑거리며 서랍을 옮겨 3차를 시작합니다. 저희가 마신 샴페인은 '뵈브 클리코 (Veuve Clicquot)' 엄청난 생산량으로 샹빠뉴를 생산하는 모엣&샹동(Moet&Chandon)과 함께 가장 대중적이고 잘 알려진 샴페인이죠?

국내 판매가가 모엣&샹동보다 만 원 가량 비싼편입니다. 밸런스도 잘 잡혀있고 가볍지도 않기 때문에 어떤 음식이랑 먹어도 페어링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적인 근거는 확인된 바 없지만 느낌적인 느낌상 공기가 좋으면 술이 덜 취한다죠? 아예 베란다로 나가 야경 뷰를 바라보며 레드와인을 또 마셔줍니다.

 

다음날, 풍선처럼 부은 얼굴과 머리를 부여잡고 괴로워하며 애증의 라운지바에 가서 폴바셋 커피머신에서 아이스라떼를 뽑아 해장을 합니다. 라운지바에서 제공되는 모든 식음료는 무료입니다.

 

서울 시내 호텔 중 워커힐은 위치상 한강과 아차산의 조망이 큰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더글라스는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도심을 훌쩍 떠나 사색을 하고 싶을때나 혼자 생각을 정리할때도 괜찮은 곳이라는 것이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모든 객실이 라운지+조식 포함인 점도 장점이고요. 그런데 한 가지 불만이 있다면 지난해 방문했을때는 피자힐 무료 쿠폰이 포함됐었는데 올해는 델리에서 제공하는 미니 롤케이크로 바뀌었더라고요. 슬며시 빈정이 상했습니다. 먹는걸로 이랬다 저랬다 하는게 제일 마음 상하는 일인데...왜 때문이죠 워커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