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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명품 한우, 우리나라 넘어 아시아 진출 1주년

김관성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올해 4월에 종영한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그리스에서 방영된다고 한다. 유럽 사람들 눈에 까만 눈, 까만 머리의 한국 배우들의 모습이 어떻게 보여질지 궁금해진다.
 
문화적 배경도 다르고, 먹고 사는 모습도 다른 곳에서도 인기가 있을까. 하지만 한우는 세계 어디에서나 우리가 먹는 맛과 위생 안전을 그대로 느끼나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추진한 위생과 품질의 각 단계별 HACCP(식품 및 축산물 안전관리인증기준)관리와 수출 작업장 등록, 위생증명서 발급 등의 수출지원 업무를 충실히 이행한 결과, 2015년 12월부터 홍콩 ·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협정을 통해 홍콩 수출을 시작한 ‘브랜드한우’ 수출 1주년이 됐다. 그동안 홍콩뿐만 아니라 마카오 등으로 최고 등급의 한우가 미슐랭스타 레스토랑, 유명 호텔 등에 납품돼 미식의 나라인 홍콩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홍콩으로 쇠고기를 수출한 시간은 겨우 1년이다. 이미 브라질 및 미국산과 일본의 와규 등이 홍콩 수입쇠고기 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홍콩뿐만 아니라 외국으로 쇠고기 수출을 해 외화 획득에 이바지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2012년 미국이나 EU 등의 나라와의 FTA(자유무역협정) 이후 우리나라 쇠고기생산업체들은 수입 쇠고기 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품질이 좋고 위생적으로 안전한 한우 생산을 강조하며 식약처, 농협 등을 중심으로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린 브랜드를 만들어 한우의 유통을 관리해왔다. 현재 우리나라의 한우브랜드는 100개가 넘는다. 이런 한우브랜드를 바탕으로 홍콩 등으로 수출하는 명품 한우가 되는 것이다. 
 
브랜드 한우란 한우를 많이 사육하는 각 지역별 특성을 살려 순수 한우혈통의 숫 송아지를 같은 사육 체계를 적용해 생산한 고급육 · 고품질 쇠고기를 말한다.

한우의 수출 1주년을 맞아 앞으로도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한우가 일본의 와규 등에 못지 않게 외국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한우의 생산에서 소비까지 철저한 위생과 품질관리를 위한 HACCP 정책과 더불어 농장에서의 축적된 사육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고 품질의 한우를 만들어 유통하겠다는 축산물 업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한우를 외국으로 수출하는 생각을 하면 한편 자부심도 생기지만 지금까지 구축한 한우에 대한 신뢰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는 것 또한 중요한 것으로 생각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수출을 위한 수출 작업장 등록, 위생증명서 발급 등의 지원 업무를 하면서 느낀 점을 생각해봤다. 

먼저, 지역 브랜드간의 과열 경쟁이다. 
 
아직은 한우수출시장이 작은 탓에 지역별 또는 브랜드별로 수출과열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한우의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수입국의 수출요구조건이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추지 못하고,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후원속에 성과위주의 과열경쟁이 일어나는 것이다. 과열경쟁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있으니, 바로 ‘유자차’이다.
 
우리나라 유자는 향과 당도면에서 최고의 품질로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등지에서 고가의 기호품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 수출시장이 급속히 확대됐으나, 수출이 시작되고 얼마지 나지 않아 생산지(자), 제조회사별로 시작된 과열 경쟁으로 품질과 가격이 저하돼 소비자들의 인식이 급변하여 급격히 수출시장이 냉각된 것이다. 깨진 믿음을 되돌리려면 처음보다 몇 배 아니 몇 십 배 더 노력해야 겨우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역별 · 브랜드별 과열경쟁에 따라 가격경쟁이 시작되면 한우의 품질저하는 물론 애써 쌓아온 한우의 위상이 추락될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업체간 출혈경쟁은 결국 외국 쇠고기와의 경쟁력에서도 밀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 것이다. 
 
또한 잘못된 정보로 생산자, 판매자 등을 혼란스럽게 한다. “한우 수출은 고가로 수출해야 많은 이익이 남는다?”는 잘못된 정보는 생산자로 하여금 “수출용 한우는 무조건 비싸게 출하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갖게 해, 적정한 가격책정을 방해할 뿐 아니라 한우 수급조절마저 어렵게 한다. 사실 일부 고품질의 특정부위만 고가로 판매되는 것이지 전체 부위가 고가로 판매된다는 것은 아니다. 생산자, 유통·판매자의 입장에서는 적정 수익이 보장되어야 시장경제가 원활히 되는 것이지, 한쪽으로 치우치면 수출은 유지될 수가 없을 것이다.

위에서와 같이 명품 한우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점을 생각해봤다 물론, 다른 문제점이나 애로사항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적극적인 행정으로 수출지원사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명품 한우 관계자들 역시 합심해 상생의 관계를 유지해야 홍콩 등의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 인정하는 프리미엄급 최고급 한우로서의 입지가 견고해 질 것이며, 이는 곧 수출시장의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