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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도 교수에게 묻다> 밀가루에 대한 오해와 진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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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신토불이 사상, 전통 집착, 농업보호정책이 오해 불러

우리나라 국민들은 건강 문제가 생기면 자신의 식습관과 생활습관은 생각지 않고 그 원인을 죄다 식품 자체에다 돌리고 화풀이한다. 예를 들면 수면제를 과량 복용하고 자살한 사람이 있다. 책임을 수면제에다 돌려 제약회사에 책임을 물리지는 않는다. 유독 식품에만 그렇다. 패스트푸드, 밀가루, 유기농, 계란, 우유, 첨가물 등등 누가 일부러 먹인 게 아니라 자신이 선택해서 구매, 섭취한 결과인데도 말이다.


특히 밀가루는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찬밥 신세로 먹어서는 안 될 나쁜 독처럼 오해받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왜곡된 신토불이 사상과 전통에 대한 집착, 우리 농업보호정책 등이 그 원인이라 생각된다. 정부와 생산자들이 나서서 다른 나라에서 온 것은 모두 악(惡)으로 몰아붙여 누명을 씌우고 혼쭐을 내야만 속이 후련한 한풀이가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수입 밀 잔류농약', '밀가루 제분 시 표백제와 방부제의 사용'이며, 그 외 '곰팡이칸디다', '알레르기', 'GM밀 수입 의혹' 등이 이슈화되고 있다.


쌀도 비소검출 등 많은 단점이 있다. 이러한 오해는 밀가루나 수입된 식품을 소비자들이 많이 먹으면 손해 보는 사람들과 방송의 쇼닥터, 연예인, 자칭 식품전문가들이 합세해 근거 없는 정보로 누명을 씌우고 있다. 나쁘다고 이야기해야 시청자들이 자극하고 시청율이 높아져 이런 나쁜 면의 내용만 모으고 퍼뜨리는 기자와 방송인도 한 몫 했다고 본다. 대표적으로 '밀가루를 끊어라'고 주장하는 한 쇼닥터가 방송에서 글루텐의 위험성을 말하고, 밀가루로 인한 체내 독성물질을 자신이 만든 해독주스로 없앤다는 상업적 광고를 한 일이 있었고, 어느 개그우먼은 일주일 동안 밀가루를 끊고 날씬해 졌다고 '밀가루 끊기 다이어트열풍'을 일으켰으며 자사의 쌀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밀가루와 글루텐 끊기 광고'를 확산시킨 어떤 대기업이 공개되는 등 거짓이 난무하고 있다. 
 

비단 밀가루에 대한 이러한 소비자들의 오해뿐 아니라 식품안전성에 관한 우리의 태도를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과학적이고 정확한 근거 없이 불안감을 부추기는 안티 정보가 공공연히 퍼져 식품 섭취에 대한 건전한 소비자의 구매에 대한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식품은 식품산업과 소비자의 선택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생명, 식량 안보에 직결되는 범국가적 문제이므로 과학에 근거한 신중한 판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이 먹는 모든 음식은 '영양, 기능 등 좋은 면'과 '독성이라는 나쁜 약점'을 갖고 있다. 어느 음식도 예외가 없다. 약점을 후벼 파 누명을 씌우려 한다면 모든 음식을 다 악으로, 독으로 만들 수가 있다. 그래서 새로운 식품이 개발되거나 외국서 수입되면 경쟁업체 또는 이해관계가 걸린 국내 생산자, 정부와 언론이 나서 나쁜 면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노이즈마케팅을 벌여 소비자들을 착각하게 만든다. 한번 사람의 뇌에 각인된 오해는 쉽게 고쳐지지 않는 특성이 있어 그 피해는 일파만파가 되고 오해를 푸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인류가 거의 일 만년 동안 검증한 식재료인 밀가루에 문제가 있다면 아마도 빵을 주식으로 하는 사람들은 모두 정상이 아닌 환자일 것이다. 최근 일부 방송의 왜곡된 정보로부터 유발된 '밀가루와 글루텐의 누명'이 빨리 해소되기를 바란다. '우리 밀'도 있듯이 '밀'은 나쁜 음식이 절대 아니다. 우리 국민 모두 제2의 주식인 밀가루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하상도(식품안전전문가,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
 

중앙대학교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텍사스 A&M 대학교에서 식품안전성전공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다. 그 후 한국보건의료관리연구원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수석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 부회장,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이사, 소비자시민모임 이사, 한국식품안전연구원 감사, 국무총리실 식품안전정책위원회 전문위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위생심의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하고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며 식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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