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역을 통과해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 육수 농축액에서 금지 원료인 천식치료제 클렌부테롤이 발견됐다.
지난해 9월 중국산 유제품에서 유독성 물질인 멜라닌이 검출돼 충격을 준 지 몇달 되지도 않아 또다시 위험 물질이 나온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육수 농축액 등 시중에 유통중인 중국산 식육가공품을 정밀조사한 결과 17건중 육수 농축액 13건 136t에서 미량(0.2-7.7ppb)의 클렌부테롤이 검출됐다.
올해 중국에서 수입된 식육가공품은 총 103건 827t이며 이중 61건 331t이 수입업체의 창고에 보관 중이어서 이중 1차로 17건을 검사한 것이다.
나머지 42건 496t은 이미 시중에 풀려나가 회수가 불가능하다. 엄연히 검역을 통과한 제품에서 미량이기는 하나 위험물질이 검출됐으니 당국의 검역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클렌부테롤은 기관지염이나 천식 치료에 쓰이는 약품으로 기관지를 확장시키는 효과가 있다. 많은 양을 반복 투여할 경우 간(肝)의 중량이 늘어나거나 허혈성 심장 질환, 심근 괴사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 1회 투여로 일시적으로 맥박이 빨라지거나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체의 경우는 의사 처방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고 가축의 경우는 근육량 증진 등에 오남용될 수 있어 사용이 일체 금지됐다.
그동안 이런 원료가 들어간 줄도 모르고 갈비탕, 설렁탕, 사골국 등을 사먹은 것이다. 심지어 육수가 중국산 농축액으로 끓인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중국산 식품의 안전이 문제가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멜라닌 분유 파동' 이전에도 시중에 유통된 중국산 장어 양념구이 제품에서 발암성 논란이 일고 있는 '말라카이트그린'이 검출됐으며 2007년에는 중국산 과자와 빵 제품에서 발암성 물질, 또는 발암성 논란이 있는 물질이 나와 어린이 식품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지난해 중국산 만두에서 농약이 검출되고 중국산 냉동 고등어에서 살충제가 발견된 일이 있었다.
값싼 중국산 식품이 각국의 식탁을 점령한 지는 오래다. 원료에서부터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중국산 식품을 피하는 것은 이제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고 말았다.
중국산 식품 사고의 1차적 책임은 물론 중국 제조업체에 있다.
당국은 중국 측에 식품 수출업체에 대한 단속을 철저히 해주도록 압박을 가하는 한편 검역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경우도 버젓이 검역을 통과한 제품들이다. 이러니 검역을 거쳤다고 해서 안심하고 먹을 수가 없다.
현재 서류검사와 관능검사가 전체 수입식품 검사의 80% 가량을 차지한다고 한다.
무작위 검사와 정밀검사의 비중을 높이고 유통 중인 식품도 수시로 수거해 검사하는 것이 식품 안전을 강화하는 길이다. 수입업체들도 중국 거래선에 대해 관리를 철저히 할 책임이 있다.
위해 식품이 적발될 경우 이를 수입한 수입업체에 대해서도 허가를 취소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중국에 현지 공장이 있는 경우 전 공정을 철저히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중국산 식품의 상당 부분이 원료나 반제품 형태로 수입되는 만큼 원산지 표시를 철저히하고 소비자들도 이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국산 식품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관계 당국은 국민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번번이 사고가 발생한 후 사후약방문격으로 대응해서는 안될 것이다.
푸드투데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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