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교수의 건강코디

  • 등록 2008.07.11 16: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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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할 때 몸을 부풀려 자신을 지키는 복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된다.

중국 시인 소동파는 복어 예찬론자로써 ‘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복어는 종류만도 20여가지나 된다.

매우 귀한 참복을 비롯해 까치복, 황복, 은복, 말복 등 다양하다. 복어는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체내에 독을 지닌 채 돌아다니다가, 적을 만나거나, 위협을 느끼면 몸을 부풀려 위협을 가한다.

난소의 중량이 제일 커지는 때는 산란직전 (4~6월)이며, 이때 복어 1마리의 전 독량이 최대로 된다. 그래서 ‘유채꽃이 필 무렵 복어는 위험하다’며, 이때의 복어를 ‘유채씨복’이라 하여 금기시 하고있다.

복어를 풍선처럼 생겼다고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평소에는 매끈한 달걀형이다. 복어는 위가 등과 배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고, 중간이 잘록하다. 배쪽 부분을 ‘팽창낭’이라고 한다.

천적을 위협하거나 스스로 위협을 느낄 때, 놀랐을 때 복어는 물이나 공기를 들이마셔 배를 풍선처럼 크게 부풀린다.

마시는 물의 양이 몸무게의 네 배가 될 만큼 많다. 들이마신 물이나 공기를 내뱄으면서 ‘꾸엑’하는 돼지 울음소리가 난다. 예부터 복어를 ‘강의 돼지’란 뜻인 ‘하돈’이라 부른 이유가 절로 이해된다.

복어는 저칼로리 고단백질에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을 함유, 신진대사를 활발히 해 몸의 저항력을 높인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시력회복과 빈혈에 좋으며, 신경통과 고혈압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겨울철 복어는 보양식에다 영양만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복어에는 청산가리의 13배나 되는 테트로톡신이라는 맹독성분이 있어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복어 제독기술이 뛰어난 조리사는 약간의 독을 일부러 남겨두기도 한다. 소량의 독성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피로를 풀어줘 진통제나 신경제 효능이 있다.

복어는 일본에서 ‘해선의 왕자’, 즉 바다생선의 왕자로 대접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 이후 ‘복어금식령’을 내렸는데 그 이유는 복어를 먹다 죽은 장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여전히 복어 식용이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다양한 복어요리를 맛보는 여행상품을 내놓았다. 중국 위생당국은 알면서도 눈감아주는 분위기다.

복어가 치명적인 건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이라는 맹독을 품었기 때문인데, 피와 내장, 껍질, 눈, 알에 들어있는 테트로도톡신은 조금만 잘못 먹어도 입술과 혀가 즉시 마비된다. 두통, 복통, 구토, 지각이상, 운동신경마비 증상이 20여분 뒤부터 나타나고 숨이 가빠지고 말하기가 힘들어진다.

빠르면 1시간 30분, 늦어도 6시간 뒷면 사망한다. 무색, 무미, 무취한데다 섭씨 300도로 가열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이때는 독의 강도가 청산가리의 13배로, 참복 한 마리의 내장으로 성인 33명을 죽일 수 있다.

테트로톡신은 어떤 효소나 물질로도 해독할 수가 없다. 복어의 독성은 영하 20도에서 얼려도 사라지지 않으며 6시간 이상 끓여야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복어 요리는 복어요리 자격증이 있는 사람만 조리 할 수 있다.

복어가 독을 지니는 이유는 해양세균들이 생산해낸 테트로도톡신이 먹이사슬에 의해 복어체내에 축적되었다고 하는 설이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테트로도톡신이 함유된 갯지렁이나 불가사리 같은 먹이를 먹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복어알에서 자체적으로 독소를 생산해 낸다는 설도 있다.

양식한 복어는 독소를 생산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자연산복어와 같이 키우면 양식복어도 독소를 생산한다고 한다. 자연산복어의 피부에서 독소를 생산해내는 세균에 감염되어 양식복어가 중독된다고 한다.

복어 살은 콜라겐이 풍부해 딱딱할 만큼 쫄깃하다. 감칠맛을 내는 이노신산과 단맛을 내는 글리신, 알라닌, 타우린 성분이 더해져 씹을수록 맛이 배 나온다. 기름기가 거의 없어 담백하고, 비린내가 없다.

“복어는 2~2.5㎏ 정도가 가장 맛이 좋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이 정도 크기면 ‘세살배기’라고 한국보다 더 세분해서 표현한다. 한국에는 이만한 크기가 잘 나오지 않고 좋은 복어는 일본으로 간다. 훨씬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복어 살의 쫄깃한 맛을 즐기려면 회가 최고다.

가능한 얇게 썬다. ‘창호지처럼 뜬다’고 한다. 일본에선 복어 살에 묻은 피를 조금 놔두기도 한다. 혀와 입술이 살짝 마비되면서 얼얼한 느낌을 받는데, 이를 즐기는 미식가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내는 경우가 식당이 있다고는 하나, 안전을 위해 대부분 독을 완전히 제거한다. 맑은 지리탕도 미식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데, 맑은탕으로 먹어봐야 복어의 크기나 종류에 따른 맛 차이를 가장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복어회는 일반 간장이 아닌 ‘폰즈간장’에 찍어 먹는다. 폰즈는 유자식초를 뜻하는 일본어로, 폰즈와 간장을 반씩 섞으면 폰즈간장이다. 복어 살이 다른 생선보다 맛이 섬세해 일반 간장보다 훨씬 옅은 폰즈간장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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